김중흠 시사매거진 논설주간
김중흠 시사매거진 논설주간

[시사매거진] 사외이사 제도는 1998년 오너 중심의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는 높다. 사외이사들은 수천만 원의 연봉을 받으며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지만, 이사회 안건에서 이견 없이 찬성표만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 이사회 안건 찬성률은 100%이다.

미국의 글로벌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은 독립적 사외이사 운용으로 유명하다. 18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16명이 독립적 사외이사다. GE는 ‘독립성’의 요건을 세밀하게 규정하고 이를 철저하게 지킨다. 이사들은 객관적인 회사 파악을 위해 매년 두 차례 이상 GE 사업장을 방문하되 해당 사업장의 경영자는 동반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세계적으로 부자인 일론 머스크 회장도 사외이사로부터 해고를 당한 적이 있다.

사외이사의 감시기능이 제대로 가동된 사례라고 보인다.

한국도 유통사의 지배구조를 두고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자격이 없는 대주주의 가족을 감사에 앉히고 고액의 연봉을 주는 등 독립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법에서 규정하는 감사위원회, 준법지원인 규정을 위반한 유통기업도 많다.

그러나 이를 감시하거나 처벌해야 할 법무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법을 위반해도 처벌받은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일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감사의 역할은 내부통제와 회계장부 검증, 외부감사인 선임, 이사의 직무집행 감사 등 상당히 중요한 업무라며 오너의 부인이 감사라면 독립성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결국 회사의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

한국도 해외 사례처럼 사외이사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사외이사가 거수기가 아닌 ‘감시자’의 역할을 탄탄하게 해야 경영진의 무리한 전횡을 차단할 수 있고 이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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