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 개발, 상품화 계획

   
 
경상북도 예천군은 예로부터 산 좋고 물 맑기로 이름났다. 낙동강과 백두대간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예천세계곤충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독특한 생태자원을 보유한 보고다. 뿐만 아니라 회룡포, 삼강주막, 예천온천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갖춰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경북도천 이전과 함께 신도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예천군의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예천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싱싱하고 맛 좋은 농특산물이다. 예천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로 만든 맛있는 음식들이 관광객들의 즐거움을 더 해주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들은 의외에 큰 역할을 한다. 생각해보라. 당신이 어느 한 지역을 방문했는데 그 지역에서 맛있기로 소문난 집을 찾아가 식사를 하고 난 후 불친절한 서비스,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맛을 경험했다면 아마도 그 스트레스의 잔재가 남은 일정 내내 당신을 괴롭힐 것이며 그 지역에 대한 매우 불쾌한 잔상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또한 그 반대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하게 나온다. 잘 차려진 상차림에 따른 만족과 행복감은 지역의 좋은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 실제로 취재 도중 각 지역의 외식업 종사자들은 지역의 홍보대사 역할까지 한다는 큰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는 얘기들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예천군의 대표적인 먹거리 중 하나가 예천군 용궁면에서 만드는 ‘용궁순대’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수작업으로 만드는 용궁순대는 일반적으로 돼지의 소창이나 대창을 사용하는 순대와 달리 두툼한 돼지 막창으로 만들어 식감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순대피로 사용하는 막창은 굽지 않고 쪄내기 때문에 부드럽다. 다소 질긴 소창이나 대창과 달리 부드러운 막창 안에 들어가는 당면과 찹쌀, 갖은 야채는 예천에서 나는 질 좋은 재료들이다.
용궁순대 박재길 대표는 “저희 어머니가 9남매를 키우기 위해 30년 동안 고생하면서 순대를 만드셨습니다. 30년째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사골을 푹 고은 육수로 만든 순대국밥은 옛 장터에서 한 끼 식사로 먹던 맛 그대로입니다”라고 말했다.
 
정정당당하게 맛과 서비스로 승부
오랜 시간 예천군민들에게 소박하지만 정성스러운 한 끼를 대접해온 용궁순대. 박 대표는 어머니로부터 가업을 이어받기 전 혹시나 누를 끼치게 되지는 않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다행히 한결같은 맛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사업도 번창했다. 다만 이를 시기해서 인터넷에 유언비어를 퍼뜨리거나 맛집 홍보를 해주겠다고 접근했다가 금품을 요구해오는 이들도 있었다. 박 대표는 이를 모두 거절하고 정정당당하게 맛과 서비스로 승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용궁순대를 물려받기 전 어려운 고비와 힘든 일도 많았습니다. 그때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을 읽고 작가 박경철 씨를 존경하게 됐습니다. 베풀고 환원하는 그의 삶의 모습에 반해 저 역시 반드시 성공해서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꿈이 생겼죠. 사업이 안정된 만큼 지금은 지역사회를 위한 자율방범대, 번영회 등을 통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만큼 앞으로 더 많이 봉사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용궁순대는 ‘용궁’이라는 독특한 지명을 그대로 따다 쓴 것이다. 원래 용궁은 인간 세상과 동떨어진 별유천지 이상향을 뜻하며, 옛 신라 사람들은 저 바다 속에 용궁이 있다고 믿고 이에 대칭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 고을을 용궁으로 불렀다고 전해진다. 또 일설에 따르면 삼강이 둘러싸여 있으니 지형이 용궁 속 같다 하며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전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삼국시대 신라, 백제, 고구려가 정립해 있을 때 신라의 초북방 고을 이여서 축산이라 불렀다는 설도 전해진다. 고려 때에는 용궁군이라 불리며 1,300년 유구한 역사가 이어져 온 결과 1914년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예천군 용궁면으로 불리게 됐다.
독특한 지명과 함께 국가명승 제16호인 회룡포, 인근지역의 삼강주막 등을 둘러보기 위해 예천군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더욱이 경북도청 이전과 도청 신도시 조성으로 인해 예천군이 경북 행정과 경제의 중추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예천군의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폭적인 지지와 홍보는 지역 업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박 대표는 “중앙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인접해 광역적 접근성이 용이하고, 김천과 영주 간 경북선 철도가 관통하고 있어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써 경북 북부지역의 관문이 바로 예천입니다”라며 “전국의 관광객들이 용궁순대를 맛보기 위해 예천군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들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기존의 순대 맛을 잘 유지하고 철저한 서비스 교육과 주차장 시설 개선 등을 통해 관광객 확충에 기여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박 대표는 순대비빔밥, 순대고로케, 순대케밥, 깨순이깨돌이핫도그 등 순대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개발해 상품화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예천군에서 시행하고 있는 용궁면 소재지 정비사업, 골목형시장활성화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지역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새천년 웅도이자 경북의 중심도시로 도약하고 있는 예천군의 발전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용궁순대가 자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고자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Interview
용궁순대 박재길 대표
예천군 지자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예천군에서 용궁순대를 비롯한 지역 업체들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주고 있고 여러 애로사항들을 개선해주고 있어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특별히 바라는 점은 없지만 주말에 예천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지역 곳곳에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식당의 특성상 발생하는 쓰레기들이 관광객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쓰레기 수거를 탄력적으로 바로 처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지속적인 친절 교육을 실시해 예천을 찾는 이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천군에서 외식업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좋은 점과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
예천군은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특화먹거리 품평회 및 시식회 등을 개최하고 있으며 ‘용궁스토리’라는 콘텐츠를 새로운 메뉴와 접목해 예천군 외식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말장터를 운영하는 상인들과 소비자들의 진솔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주는 것이 고무적입니다. 다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음식물 재활용 방지를 위해 손님들에게 반찬을 적게 자주 제공해드리고 있는데 홍보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간혹 항의를 하시는 손님들이 있어 지자체가 음식물 재활용 방지 대안에 대한 홍보를 조금 더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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