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야 비옥한 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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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야 비옥한 땅이 된다
  • 김길수 편집국장
  • 승인 2015.08.0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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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 어렵다 요즘처럼 어려워 보긴 처음이다. 세계 경제부터 국내 경제까지 두루 어렵다니 작은 언론사를 운영하는 나야 오죽할까 싶으면서도 피부로 느껴지는 경기불황에 넉다운이 될 지경이다.
지난 세월 그저 언론사로써의 자부심 하나로 잘 버텨왔다. 그리고 그 자부심을 어쨋든 돌아가는 회사 재정이 뒷받침해 주기도 했다. 남들은 힘들다고 할 때도 쭉쭉 뻗어나가진 않았지만 다른 사업을 벌릴 정도로 무난하게 운영해 왔다.

10여 년전 매체를 도맡으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그동안 큰 탈없이 잘 이끌어왔건만 다시 찾아온 위기는 무력감까지 함께 가져왔다.
그래도 주저 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결국 사람들에게 희망을 걸어보자는 마음으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만났다. 도움을 받아 볼까 만나 본 사람도 있고, 위로를 받아볼까 만난 사람도 있다.
개중에는 안만나니만 못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이들을 통해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의욕을 얻었고, 새로운 일들을 향해 열심히 달려나갈 의지와 정보도 얻었다.
물론 아직 힘들다. 그래도 조금만 더 뛰면 정상화로 접어들 가능성이 보여 요즘 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그리고 탄탄하게 기반을 다시 다져나가고 있다.
뿌리 채 흔들리게 만든 시련을 통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문제도 보았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지 새로운 방법도 찾게 됐다. 침체돼 있던 회사의 분위기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내 코가 석자임에도 직업병 탓인지 개인적인 문제에 직면해서도 우리 사회를 들여다 보는 버릇은 고쳐지지 않는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야 비옥한 땅이 된다'는 말처럼 시련을 겪으며 성장하는 것은 사람이나 회사나 마찬가지인데, 우리 정치판은 어떤 시련에도 참 고집스럽게 제자리 걸음인게 요즘 들어 부쩍 답답하게 느껴진다.
세월호 침몰과 같은 대형 참사에서 보여준 국민적 실망을, 메르스라는 전염병 앞에서도 고스란히 보여준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불만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장관이 바뀌고 대통령 탓이라는 국민적 지탄에도 순간 달라지는 흉내만 낼 뿐 종류가 다른 문제가 발생하면 똑같은 방식으로 다시 국민을 경악시키는 도돌이표를 반복하고 있다.

국정원 해킹 의혹만 해도 그렇다. 국정원의 민간사찰 등 정치개입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잠잠해지자마자 다시 불거진 문제 앞에 절대 아니다만 반복하고 있다. 사건을 대처하는 방법도 고루하기 이를데 없다.
크다면 큰 시련들 겪고 그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음에도 왜 정치권의 행태는 달라지지 않는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딜만하고 살만해서이지 않을까 싶다.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정치권에 이러다 말겠지라는 안이함을 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라문제에도 참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 뜨거움이 4.19혁명을 일으켰고, 6.29선언을 이끌어 냈다. 영원할 것 같은 군사독재를 종식시켰고, 민주주의 같은 민주주의를 정착시켰다.

그렇다고 지금 그러한 뜨거움으로 국민 모두가 거리로 뛰쳐나가야 정치가 달라진다는 얘기는 아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비옥해 지지 않는 우리 정치 현실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비와 바람을 맞은 우리 정치판에도 비옥한 변화가 생길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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