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위기설에도 네티즌의 축구스타 사랑 여전
2006년 1월부터 10월까지 네티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스포츠 스타는 ‘박지성’이었다. 테니스 스타 사라포바 ‘미모’로 이승엽과 최홍만을 제압(?)했다. 한편, 일본에서 유독 상복이 없었던 이승엽은 '2006 도쿄돔 MVP'로 보상을 받았다. 이 외에 한국의 여자골퍼들은 세계 남녀 골프투어를 정리하며 미국 NBC가 선정한 '2006 베스트&워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이 골프강국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2006년 스포츠 스타 검색어 1위 ‘박지성’
올해 누리꾼(네티즌을 순화하여 이르는 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최고의 스타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 코리아’(www.yahoo.co.kr)는 지난 11월23일 올 1월부터 10월까지 누리꾼들이 가장 많이 찾은 검색어 가운데 운동선수만 집계해 인기 검색어 20개를 발표했다. 1위는 박지성이었고, 2위는 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 3위는 국민타자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4위는 종합격투기 K-1에서 활약하는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이었다.
야후측은 박지성이 1위에 오른 이유를 독일월드컵 영향이라며,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월드컵 때 축구대표팀의 핵심선수로 활약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의 중심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월드컵 특수를 누린 것은 박지성만이 아니었다. 박주영(FC 서울), 이동국(포항 스틸러스), 김남일(수원 삼성), 조재진(시미즈 S펄스),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이천수(울산 현대)가 사이좋게 5~10위에 오르는 등 무려 12명의 축구 스타가 랭킹 20위권에 들었다.
야후가 밝힌 스포츠 스타 인명 검색 20개의 순위는 다음과 같다. ▲박지성 ▲샤라포바 ▲이승엽 ▲최홍만 ▲박주영 ▲이동국 ▲김남일 ▲조재진 ▲이영표 ▲이천수 ▲안정환 ▲박찬호 ▲데이비드 베컴 ▲미셸 위 ▲지네딘 지단 ▲설기현 ▲전미라 ▲효도르 ▲차두리 ▲안현수

‘금의환양’ 이승엽, 2006 도쿄돔 MVP 수상
일본 프로야구 진출 3년만에 최고 타자로 우뚝 선 요미우리 이승엽(30)이 11개월 만인 지난 11월16일 부인 이송정씨, 아들 은혁군과 함께 입국했다. 귀국 인사에서 이승엽은 "최고 대우를 받은 것에 만족한다, 뿌듯하다"며 "내년엔 홈런왕 타이틀보다 120타점(올해 108타점) 이상을 올려 팀에 기여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 팀이 우승을 못하면 메이저리그에 못 갈 수 있지만 벌써 포기라는 단어를 쓰기는 싫다"며 "4년 계약을 하면 긴장감이 떨어져 내년에 못해도 마지막 시즌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어 1년 계약만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승엽의 한국 내 매니지먼트사인 팬텀엔터테인먼트 강목민 이사는 “일본에 계속 남을 경우 4년간 요미우리에서 뛰게 되지만, 내년 시즌 후 연봉과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다시 계약을 맺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1월21일 다시 일본으로 건너간 이승엽은 23일 요미우리의 홈구장 도쿄돔에서 열린 '팬 감사데이' 행사에 참석, ㈜도쿄돔으로부터 MVP를 수상했다. 이 상은 '고라쿠엔 MVP'에서 1988년 도쿄돔 설립과 함께 이름을 바꾼 뒤에도 매년 팬투표를 통해 성적과 인기면에서 최고에게 주어지는 팀내 최우수선수상이다. 이승엽은 올 시즌 센트럴리그 홈런 2위(41개)·타율 2위(0.323)·타점 2위(108개)에 오르며 눈부신 활약을 했다. 특히 도쿄돔에서 역대 공동 1위에 해당하는 22홈런을 토해내며 홈 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최고의 10대 골퍼 미셸 위와 킴벌리 김
美 NBC가 선정한 '2006 베스트&워스트'
■최고의 10대 골퍼-▲금메달(킴벌리 김):15세의 재미교포. US여자오픈에서 컷을 통과하며 화제를 모았고, US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하며 천재성을 과시했다. 만 15세가 되는 생일 이틀 전에 우승을 거둔 킴벌리 김은 1971년 16세 2개월의 나이로 우승했던 로라 보(미국)를 넘어 선 최연소 우승자로 기록됐다. ▲은메달(테드 후키자와):키 153㎝에 몸무게 60㎏의 15세 소년. 치열한 지역예선을 뚫고 US오픈 참가 자격을 따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역 언론들은 "저 작은 선수가 수많은 빅맨들을 격파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동메달(미셸 위):남자대회에 참가하며 수 차례 컷 오프의 아픔을 겪었지만 여전히 주목받는 10대 골퍼. 올 시즌 LPGA투어에서 6차례나 톱10을 기록한 것도 미셸 위의 나이를 생각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올해의 한마디-US여자오픈 연습 라운드에서 미셸 위를 만난 김미현은 "키 많이 컸구나"하며 인사를 건넸다. 미셸 위는 농구선수로 뛰어도 될 만큼 큰 키인 183㎝인 반면, 김미현은 '슈퍼땅콩'이라는 별명이 얘기하듯 157㎝의 단신이다.
■최고의 인내심-브리티시오픈에 초청받지 못한 브래드 팩슨(미국)은 대기 선수로라도 참가하기 위해 대회장인 영국의 로얄리버풀CC로 날아가 3일을 기다렸으나 결국 샷 한번 날리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미스 샷에 대한 최고의 사과법-필 미켈슨(미국)이 포드챔피언십에서 날린 샷이 관중들을 향해 날아갔고, 결국 한 갤러리의 손목시계를 고장냈다. 미켈슨은 200달러와 정중한 사과로 이를 서둘러 마무리 지었다.
■최악의 마무리-애론 오버홀저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최종일 16번홀까지 1타차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17·18번홀에서 티 샷을 물에 빠뜨리며 각각 트리플보기, 더블보기를 범해 공동 17위로 경기를 마쳤다.

2002년과 달라도 너무 달랐던 2006년
2002년 6월, 대한민국은 붉은 물결로 출렁였고 국민들은 일체감과 자부심에 들뜬 환희를 맛보았다. 세계 언론은 한국의 거리응원문화에 찬사와 부러움을 아끼지 않았고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의 원동력을 국민의 몫으로 돌렸다. 거리를 가득 메운 군중은 질서정연했고 그들이 떠난 자리는 빠르게 평온을 되찾았다. 축제가 끝난 뒤 모두 2006년을 기다렸다.
그리고 2006년 6월 독일월드컵의 시작과 함께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축제 분위기에 들떠있었다. 명실공히 ‘축제의 장’인 월드컵에서 국민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하나 되는 기쁨을 공유했다.
그러나 4년의 기간이 너무 길었던 것일까? 아니면 세대가 바뀐 탓일까? 달라도 너무 달았다. 거리는 쓰레기로 가득했고 퇴폐와 욕설이 난무했다. 가족단위 거리응원을 나갔던 사람들은 고개를 저었고 다시는 거리응원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젊은이들은 자신의 흥에 취해 다른 이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에 무감각했고, 이들의 행동을 비난하는 사람은 매국노로 몰아붙여졌다. 오토바이의 굉음과 흥분을 넘은 광기가 거리곳곳에 소용돌이쳤다. 일부에서는 어서 월드컵이 끝나버리기만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는 쾌락에 취한 거리응원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놓고 누리꾼들이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 중 ‘압구정 사건’이라는 사진은 한국이 1승을 거둔 후 강남 압구정 대로상 차 위에서 남녀가 실제 성관계를 갖는 듯한 모습이 실려 충격을 주기도 했다. 또 월드컵 스타를 의식한 젊은 여성들은 지나친 노출로 시선잡기에만 급급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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