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애환에 미래의 희망을 덧대어 무궁화로 표현하다

‘무궁화’하면 누구나 ‘나라꽃’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이제 나라꽃과 함께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김지영 작가이다. 무궁화를 통해 유교적 사회 속에서 여성작가로서의 이상과 한계를 자유롭고 숭고하게 표현하고 있는 김지영 작가. 그녀의 작품관을 통해 다시 한 번 무궁화의 깊은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무궁화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노력

▲ 김지영 작가의 무궁화가 알려지면서 그녀의 책임감은 더 커졌다. 국화를 주제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위상을 등에 업고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니 만큼 무궁화의 진정성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인고의 노력을 다한다.

무궁화가 우리의 국화(國花)이기는 하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다면 무궁화는 그저 이름만 가질 뿐이다. 하지만 꾸준히 우리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과 관심이 있기에 무궁화의 존재가치가 더욱 빛나는 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중심에 여류화가 김지영 작가가 있었다.
그녀는 30여 년간 그림을 그리면서 항상 작품 속에 혼을 불어넣고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애썼다. 그 고민의 흔적은 우리 것이어야 한다는 분명한 이유가 그녀에게 있었다. 그러던 중 무궁화의 숭고함을 찾게 되었고, 지난해에는 무궁화 작품으로 5,000호 개인전을 가졌다.
그 5,000호 전은 단순히 그림을 모아서 기념전을 한 것이 아니라 2011년 개인전 개최 이후 2년만에 100호 50점을 시리즈로 5,000호 전을 전시하였다.
김지영 작가의 무궁화에는 쉼 없이 고민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표현되기에 관객들에게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작품 속에서 스토리가 느껴지는 것. 이것이 바로 김지영 작가의 파워다.
김 작가는 “인물화와 사실화에 주력해 그림을 그렸는데 어느 날 문득 무궁화를 보게 되었고 그때부터 무언가 가슴이 벅차고 먹먹해 옴을 느꼈다”라며 “무궁화 속에서 우리나라 여성들의 힘든 삶을 보게 되었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또한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진취적으로 삶을 개척해 가는 여성상을 담기 위해 노력했고, 세계 속에 한국의 꽃과 인물을 함께 알리고 싶어 반기문 총장, 박지성 선수, 김연아 선수, 성철 스님 등의 다양한 인물을 접목시켰다”라고 밝혔다.
김 작가의 작품을 보면 현재와 미래, 사람과 사물이 어우러져 묘한 상징성을 담아낸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스님과 무궁화의 조화로움이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것이 바로 김지영 작가의 경쟁력이자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무궁화 더욱 알릴 것
그렇다면 과연 김지영 작가가 갈망하는 무궁화의 진정성은 무엇일까.
그녀는 작가노트를 통해 “무궁화가 가지는 생물학적 특징들이 우리의 역사와 민족성을 너무나 많이 닮았다. 무궁화는 식물이 자라기 힘든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화사한 꽃을 피울 수 있는 자생력이 있어 5,000년 한민족 역사 속에서 갖은 고난을 이겨낸 우리의 역사와 민족성, 그리고 끈질긴 생명력을 닮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작가는 이러한 무궁화를 그리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많은 관객들과 소통함으로써 대중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150회 이상의 단체전과 초대전을 통해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무궁화를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을지 아마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이를 통해 김지영 작가의 위상뿐 아니라 무궁화에 대한 국민적 시각을 이끌어 내는 데에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김 작가의 전시를 본 많은 관객들은 “무궁화와 여성, 그리고 우리나라 전통문양의 중첩된 표현들을 많이 느끼게 한다. 세월의 무게감이 느껴질 것 같은 주제이지만 화려한 색감과 여러 가지 콜라주가 포함되어 있어 오히려 편한 마음으로 작품을 즐길 수 있었다”라고 했다. 김지영 작가의 창조성과 깊이, 그리고 노력과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전시회였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렇듯 김지영 작가의 무궁화가 알려지면서 그녀의 책임감은 더 커졌다. 국화(國花)를 주제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위상을 등에 업고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니 만큼 무궁화의 진정성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인고의 노력을 다한다.
작품 한 점 한 점에 자신의 혼을 불어 넣는 김지영 작가. 그녀가 없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에서 무궁화를 접할 일도, 다시 한 번 무궁화의 의미를 되새겨 볼 일도 없었을 것이다. 김지영 작가의 가슴과 손끝에서 탄생한 무궁화의 짙은 감동을 느껴볼 수 있는 자리가 더욱 많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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