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걱정 없는 대한민국은 언제쯤이면

[시사매거진 239호=이선영 기자]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이제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미세먼지는 무엇이며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일까. 또, 현재 시행중인 대책과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속 실천 요령까지 속속들이 파헤쳐본다. 

황사와 미세먼지, 그리고 초미세먼지

미세먼지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황사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황사는 내몽골 고원, 황하 강 중류의 건조지역에서 불어오는 흙바람이다. 황사는 흙으로 된 먼지이기 때문에 1.8㎛부터 10㎛까지 입자크기가 다양하게 분포되어있다. 황사에 대한 기록은 우리나라에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서인 삼국사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삼국사기에는 음력 4월에 흙이 비처럼 하루 종일 내렸다는 기록이 있고, 조선왕조실록에도 매년 3월과 4월에는 황사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오래 전부터 발생된 자연현상이다. 황사 그 자체로는 흙바람이라는 자연현상이므로 미세먼지에 비해 비교적 오염물질을 덜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몽골 지역의 사막화로 황사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산업화로 인해 유해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우리나라로 불어오고 있어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황사가 중국에서 불어온 모래바람이라면 미세먼지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물질로 석탄이나 석유 등의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나 자동차 매연과 같은 배출 가스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이다. 먼지의 지름이 10㎛ 이하(PM 10)일 경우 미세먼지라고 부르며 질산염(NO3-), 암모늄(NH4+), 황산염(SO42-) 등의 이온 성분과 탄소화합물(carbon compounds), 금속(elements) 화합물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BC(black carbon)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머리카락 굵기의 20~30 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크기인 2.5㎛ 이하(PM 2.5)인 먼지를 뜻하며 담배 연기나 연료의 연소 시에 생성된다. 초미세먼지는 주로 연소 입자인 탄소, 유기탄화수소, 질산염, 황산염, 유해금속 성분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크기가 매우 작아서 코와 기도를 거쳐 기도 깊숙한 폐포까지 도달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세먼지 급성 노출 시에는 기도의 자극으로 인한 기침과 호흡 곤란이 발생하며, 천식이 악화되고 부정맥이 발생한다. 만성 노출 시에는 폐기능이 감소하고 만성 기관지염이 증가하고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심장이나 폐질환자, 아이와 노인, 임산부는 미세먼지 노출에 의한 영향이 더 크며, 건강한 성인이어도 높은 농도에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이런 증상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주로 미세먼지에 의해 세기관지에 염증 반응이 유발됨으로써 발생한다. 또한 기도와 폐에서 박테리아를 불활성화하거나 제거하는 인체의 방어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호흡기계 감염을 초래하게 한다. 미세먼지에 의한 심혈관질환의 발생은 산화스트레스 및 염증 반응, 그리고 자율신경계의 장애와 혈액 응고 능력의 변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미세먼지 예방법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에는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자, 아이와 노인, 임산부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흡입되는 미세먼지는 활동의 강도와 기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건강한 성인은 과격한 실외 활동을 최소화 것이 좋다. 대개 도로변이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기 때문에 도로변에서 운동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실외 활동 시에 황사마스크를 착용하고, 불가피한 외출 후에는 코와 손을 잘 씻는 것이 좋다. 또한 창문을 열어 두면 외부에서 유입된 미세먼지로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창문을 닫아야 한다. 에어필터나 공기청정기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건강한 음식을 챙겨먹는 것도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미나리는 비타민 A, B1, B2, C가 다량 함유되어 있고 무기질과 섬유질이 풍부해 혈액을 정화하고 중금속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달콤한 맛이 일품인 과일인 배도 기관지에 좋은 ‘루테 올린’이라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가래나 기침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배는 날로 먹어도 좋지만 고기를 잴 때나 각종 재료들과 잘 어울리는데 황사철에 기억해두고 먹으면 미세먼지 예방에 좋을 것이다. 다시마 또한 독소 배출에 효과적인 칼륨과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 K가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중금속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고 노폐물 배출에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다시마에는 지방 흡수를 방해하여 다이어트에도 효과를 주는 일긴산 성분이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정부차원의 미세먼지 종합대책은?

서울시는 작년 7월부터 최초로 미세먼지를 자연재난으로 선포하고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미세먼지 대책들을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초미세먼지 민감주의보 도입과 주의보 발령 시 영유아, 어르신 등 6대 민감군에 대한 보건용 마스크 보급, 미세먼지 악화시 서울시장이 발령하는 차량2부제와 이에 따른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요금 면제 등이 대표적이다.

미세먼지 관리에 대한 패러다임 또한 전환됐다. 종전에는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우심지역으로 관리지역이 변하였다. 관리방식 또한 개별적인 오염물질 관리에서 통합적 관리를 추진 중이며, 일반 대기오염물질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했다면 이제는 인체위해성 저감 중심으로 신 패러다임을 구축하였다.

작년 9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의 단기대책으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에 대응하여 응급 감축조치를 우선적으로 실시한다. 봄철인 3월에서 6월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공사장과 불법 소각 등 주변 배출원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미세먼지 고농도 발령시 수도권 지역에 비상 저감 조치인 차량부제와 사업장 운영조정을 시행한다.

또한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50㎍/㎥에서 35㎍/㎥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학교와 어린이집 등 민감계층 이용시설의 실내 미세먼지 유지기준을 신설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어린이 통학차량은 경유차에서 친환경차인 LPG·CNG차로 전환한다. 체육관이 없는 모든 초·중·고교를 대상으로는 실내 체육시설 설치를 지원하여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공기정화장치 설치 지원도 2017년 시범사업 후 현재 추진 중에 있다.

미세먼지 대란에 따라 친환경 보일러 보조금을 지급한다. 서울시는 작년 12월 저녹스 보일러 설치 보조금 4억 8천만원을 상반기 중 조기 지원하고 물량이 소진되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원을 더 확보해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가 보일러를 지원하기로 한 이유로는 서울연구원의 ‘초미세먼지 상세모니터링 연구(2015~2016)’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배출원 중 난방발전이 39%로 1위를 차지한 것이 한 몫을 했다.

올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의 중장기대책의 미세먼지 감축목표는 높게 설정되었다. 종전대책이 2021년까지 14%감축이 목표였다면 현재 목표는 2022년까지 30%를 감축하는 목표로 종전과 대비해 2배 높은 목표를 설정하였다. 또한 조기폐차와 운행제한지역을 확대하는 등 노후경유차에 대해 관리와 질소산화물 기준을 재정비하고 배출허용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등의 관리가 들어갈 예정이다. 2005년 이전에 나온 노후 경유차는 배출가스 저감장치 DPF가 부착되어 있지 않아 이후에 출시된 경유차에 비해 미세먼지가 8.2배 더 많이 배출되는데, 지난해까지는 노후 경유차 운행이 서울시에서만 제한되었었지만 올해는 인천·경기 17개시까지 운행 제한이 확대된다. 또한 공공부문에만 적용하던 차량 2부제를 민간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중이다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동 시 공공을 넘어 민간까지 차량 2부제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배출총량제를 수도권뿐만 아니라 충청과 동남·관양만권까지 확대하여 배출허용기준치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공정률이 낮은 석탄발전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석탄화력 배출허용기준은 현행 대비 2배 가량 강화하며 재생에너지 비중은 2030년에 20%를 달성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도 민감계층 이용시설 집중 지역을 프리존으로 지정하고 노후경유차 출입제한, 사업장 운영조정 등의 특별 관리와 민감 계층을 찾아가는 케어서비스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미세먼지 이슈를 한중 정상회의에 의제화하여 화북성과 산동성 등 국내와 실질적인 영향이 큰 지역을 대상으로 중국과 국제 협력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중교통 무료실시, 효과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에 오르면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자 서울시는 대중교통을 무료로 실시했다. ‘나쁨’ 단계는 미세먼지(PM2.5) 농도가 51~100㎍/㎥, 1㎍=100만분의 1g 수준이며, ‘매우 나쁨’은 101㎍/㎥ 이상 수준을 말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진 만큼 차량운행을 줄여 대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 실시되었는데, 정책에 대해서도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찬성 여론이 반대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업체 마이크로 엠브레인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해보니 10명 중 7명이 긍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69.5%가 "시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봤고 68.7%는 "환경개선을 위한 예산안 등의 확보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68.7%)이라고 답했다. "시민들이 겪는 불편함을 덜어주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을 알 수 있는 정책"(61.1%),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이 보기 좋았다(61%)는 등 긍정적 평가가 훨씬 높았다. 

다만 정책의 효과에 대해선 72.6%가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없다"고 봤다. 일부 언론의 ‘쓸데없는 세금 낭비’라는 지적에 대해선 동의(46.5%)와 비동의(42.7%)가 팽팽히 맞섰다. 지난달 중순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당시 ‘효과가 설사 작더라도 대책을 강구 안하는 것보다는 나으므로 잘한 정책으로 보인다’는 응답이 49.3%로 ‘효과가 작고 예산 낭비를 초래했으므로 잘못한 정책으로 보인다’는 응답(43.5%)을 앞섰다.

실제 대중교통 무료를 실시한 날 서울 시내 도로교통량은 1.8% 감소했으며, 대중교통 이용객은 110만 9.884명이 증가했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성공의 척도”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비용부담이 큰 일시적 대책이 아닌, 지속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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