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석 서귀포경찰서 효돈파출소 경위

[시사매거진 233호 / 김문석] 최근 데이트폭력 사건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해마다 증가하는 데이트 폭력은 연인간의 사랑싸움이라 하기엔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죽음까지 부르는 데이트 폭력은 이제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할 사회문제가 되었다.

 

제주도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데이트 폭력 신고건수는 2015년 194건, 2016년 180건, 2017년 현재 70건으로 감소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2.5일에 한 번꼴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가벼운 문제로 넘길 수 없는 사안이다. 지난 3년간 제주도 내에서 발생한 데이트 폭력의 유형은 폭행이 224건, 상해 161건, 강간과 강제추행 18건, 살인 9건 등이 발생했다는 통계가 있다. 이는 제주도내 데이트 폭력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다.

 

‘데이트 폭력’이란 서로 교제하는 미혼의 동반자인 연인관계에서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행하는 신체적, 정서적, 언어적, 경제적, 성적 폭력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상대를 감시(스토킹)하거나 통제하려는 행위를 데이트 폭력이라고 한다. 데이트 폭력의 유형 중 폭력과 상해 피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이 피해신고를 하지 않아 살인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달 18일 새벽 서울 신당동에서는 20대 남성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무자비하게 폭행한 후 트럭을 몰고 돌진하는 사건이 있었고, 제주도 내에서는 지난 6월 21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혼자 거주하고 있는 여자친구를 찾아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주먹과 발로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사랑’으로 서로 존중해주고 아껴주어야 할 연인관계가 범죄의 대상으로 변질돼 가고 있는 이런 사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며 ‘연인관계’라는 이유로 피해사실을 숨기거나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꺼리거나 심각성을 인지 못해 지속적으로 피해를 키우고 있다. 데이트 폭력은 흔한 사랑싸움이 아닌 ‘범죄’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신고해 예방해야 한다.

 

이에 경찰에서는 지난 8월말까지 데이트 폭력 집중신고기간으로 삼아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상대를 다치게 하거나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피의자를 구속 수사했다. 또 피해자를 맞춤형 신변보호로 2차 피해 및 재범예방에 앞장섰다. 경찰은 앞으로도 데이트 폭력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사랑하니까’라는 변명보다 데이트 폭력은 강력 범죄행위로 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고, 피해자는 적극적인 신고가 피해를 예방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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