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지원 아닌 지속적 투자와 설비지원이 선진농업 양성할 것

국내 양돈업계는 끊임없이 위기 상황에 직면해 왔다. 2010년도 겨울에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수많은 돼지들이 땅속에 묻히는 위기에서도 양돈 산업은 이 땅위에 다시 돋아났다. 지속적인 사료비 상승과 돈육 수입 증가로 인해 양돈업은 지속적인 위기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우리나라 한돈은 꾸준히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며 해결책을 찾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 양돈특화작물산학협력단은 항상 양돈업계와 함께 고민하고 더 나은 방법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며 위기의 상황을 타개하는데 앞장서왔다. 나라의 기반산업 중 하나인 축산업의 미래를 위해 불철주야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경기도 양돈특화작물산학연협력단의 류영수 단장을 만나 국내 축산업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다.

축산업계와 함께 울고 웃는 동반자, 경기도 양돈특화작물산학연협력단

사회에서는 여러 화려한 업종들이 주목을 받지만 축산업이야말로 국가 기반에 주요한 보이지 않는 힘이라 할 수 있다. 광우병 파동, 구제역 사태 등을 통해 배웠듯이 건강한 먹거리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은 어느 것과도 비할 수 없이 중요한 일이다.
경기도 양돈특화작물산학연협력단(이하 협력단)은 항상 축산 농가와 함께 해온 곳으로서 류영수 단장은 10년여 동안 단장직을 수행하며 양돈 농가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농업기술원과 여러 전문 인력들이 힘을 모아 축산 농가들을 위한 컨설팅과 연구 개발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온 결과 농민들이 모여 만든 영농법인인 아이포크가 친환경 돈육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공하는 결실을 이루었다. 류 단장은 “각 농가에서도 지속적인 컨설팅을 통해 성공하는 양돈을 하고 규모를 키워가는 모습을 보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축산농가와 축산업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축산업계가 위기에 빠질 때 마다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협력단은 2000년대 써코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자돈의 폐사율이 증가하고 성장이 저해되어 많은 축산 농가가 빚더미에 오르는 등의 큰 위기에 처했을 때,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써코 백신연구에 매진하였으며 전국을 발로 뛰어다니며 노력한 결과 국내 농가에 써코 백신이 보급되어 많은 농가가 큰 효과를 얻었다. 이후 안정세를 찾는가 싶었던 양돈업계는 2010년 겨울, 구제역이라는 아픈 시련이 찾아와 많은 사람들이 희망과 기대를 잃어버리는 또 한 번의 큰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협력단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직접 매몰 농가를 찾아가 재입식 교육을 하고 후보돈의 질병검사를 실시하며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 결과 많은 농장이 재입식 이후 성적이 향상되며 구제역 이전 보다 발전된 양돈을 실천하고 있다.

‘Science with Practice’

류 단장은 “양돈 농가에서는 소비자의 믿음을 살 수 있는 한돈으로 거듭나기 위해 사육장 HACCP 실시와 무항생제 인증과 같은 친환경 축산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특히 작년을 기점으로 배합사료 내 항생제 사용이 전면적으로 제한되어 국내 양돈업계의 항생제 사용량이 크게 감소하였다”고 전했다. 반면 이로 인한 질병 증가와 증체율 감소에 따라 항생제 대체물질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어 협력단은 생약 추출물질을 활용하여 친환경 항생제 대체물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치와 인삼을 활용한 유용미생물을 개발하고 효율적인 유용미생물 적용을 위한 부형제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류 단장은 축산업계의 발전을 위해 꼭 시행되어야 할 부분들에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 첫 번째로 축산업계의 국가 통합 전산망 인프라의 확립이다. 축산업, 특히 양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록관리이다. 확실한 기록이 문제를 파악하고 빠른 대처를 취하는데 필수적인 부분이지만 일부 농가에서는 기록관리 소홀로 적자를 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안전한 축산물을 사용하기 위한 노력으로 HACCP를 실행하여 기록관리를 하고 있으나 그 양식이 농장마다 상이하고 실효성을 잃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 모색과 국가적 실천이 필요한 시기다. 하지만 그 이전에 농가에 기록 방법과 표준화된 사육방법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농장 책임관리 수의사 지정제도 설립이다. 제대로 된 전문가가 농장의 모든 문제를 책임지고 관리하며 통합전산망을 통해 지속적으로 농장의 상태를 살피고 문제 발생시 빠른 대응이 실행된다면 피해를 최소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축산경제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까지 흔들 수 있는 악성 전염병의 전파도 이러한 제도를 통해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마지막으로는 농가에서 사용이 용이한 기록 장치의 개발이다. 현재 PDA를 활용한 장비가 일부 보급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스마트 시대에 발맞춰 국가에서 사육기록 어플리케이션을 보급하여 편이성을 높이고 전국적인 통합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류 단장은 “이러한 모든 노력들이 단계적으로 실행이 된다면 경쟁력을 갖춘 국내 축산업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강한 확신을 보였다. ‘Science with Practice’ 류 단장은 과학과 현장의 일치를 위해 항상 현장에서 숨 쉴 수 있는 연구를 지향해 왔다. 축산업 종사자들은 대학과 국가 연구기관에 대해 펜대만 굴린다는 비난도 보이지만 류 단장은 축산업계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쉼 없이 현장을 가까이하고 연구를 지속하여 왔다. 또한 축산업계의 인적 인프라 양성을 위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전문가 양성에 중점을 두고 제자 지도에도 힘써왔다. 류 단장은 “이러한 노력들은 사소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축산업계에, ‘살아 움직이는 학문이야 말로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는 신념하에 눈에 보이는 실적에만 가치를 두는 것이 아닌 진정 사회가 필요로 하는 쓰임 있는 연구와 그에 걸맞은 삶을 추구해 왔다”며 “수의학을 연구하는 학생들에게도 이러한 메시지를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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