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준호, “베토벤을 다시 묻다, 음악 너머의 여정”
심준호 첼로 리사이틀, 베토벤 소나타 전곡으로 읽는 예술가의 내면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현 세대 가장 독보적인 첼리스트로 평가받는 심준호가 2025년 작곡가 시리즈의 세 번째 주제로 베토벤을 선택하며 새로운 음악적 도전에 나선다.이번 리사이틀은 12월 6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총 160분(인터미션 2회 포함) 동안 진행되며, 첼로 문헌의 정수를 이루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을 한 무대에서 선보인다.심준호는 2023년 슈만, 2024년 브람스를 다룬 연속 프로젝트를 통해 첼로 레퍼토리의 경계를 확장해왔으며, 올해는 베토벤이라는 거대한 산을 마주하며 그의 음악 세계를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현 세대 가장 독보적인 첼리스트로 평가받는 심준호가 2025년 작곡가 시리즈의 세 번째 주제로 베토벤을 선택하며 새로운 음악적 도전에 나선다.
이번 리사이틀은 12월 6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총 160분(인터미션 2회 포함) 동안 진행되며, 첼로 문헌의 정수를 이루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을 한 무대에서 선보인다.
심준호는 2023년 슈만, 2024년 브람스를 다룬 연속 프로젝트를 통해 첼로 레퍼토리의 경계를 확장해왔으며, 올해는 베토벤이라는 거대한 산을 마주하며 그의 음악 세계를 더욱 깊고 섬세하게 탐구한다.
베토벤의 다섯 개 첼로 소나타는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이어지는 전환의 역사를 응축한 작품으로, 각 소나타는 고유한 매력과 감정의 결을 지닌다. 초기 <1번 소나타>에서는 고전주의 형식미가 뚜렷하게 드러나며, 첼로와 피아노의 생동감 있는 대화가 돋보인다. 이어지는 <2번 소나타>에서는 당시 유럽을 휩쓴 괴테의 ‘질풍노도’ 정신을 연상시키는 내면적 긴장과 드라마가 활기차게 전개된다. 두 악기가 주고받는 감정의 흐름 속에서 초기 베토벤 특유의 실험적 에너지가 생생하게 전달된다.
중기 <3번 소나타>는 교향곡 6번 ‘전원’을 작곡하던 시기에 완성된 만큼 안정된 형식 속에서도 따뜻한 인간미와 자연스러운 선율미가 빛난다. 청중은 음악의 흐름 속에서 베토벤 특유의 서정성과 유려한 선율을 만나며 그의 음악 세계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후기 작품인 <4번 소나타>는 고전적 균형 속에서도 더욱 탐색적이고 내밀한 성격을 띠며, 첼로가 전달하는 고요한 정서가 깊은 사색으로 이끈다. 마지막 <5번 소나타>는 구조적 장대함과 깊은 감정이 결합된 걸작으로, 베토벤의 인류애와 삶에 대한 열망이 음악적 정점에서 폭넓게 펼쳐진다. 이 다섯 작품의 완주는 베토벤의 예술적·인간적 성장을 한 호흡 안에서 조망하게 하는 특별한 여정이 된다.
공연을 앞두고 심준호는 음악과 자신을 잇는 가장 근본적인 태도를 언급했다. 그는 “음악은 단지 소리를 내는 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세계를 확장하는 과정”이라며, “다양한 예술가들과의 협업 속에서 음악이 살아 있는 존재로 변해가는 순간, 그 안에서 자신도 함께 성장한다”고 말했다. 또한 음악 외적으로도 “어떻게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며, 연주는 기술을 넘어 삶의 태도가 드러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경험은 그에게 새로운 책임감과 기준을 부여했고, 그는 이제 “어떻게 오래, 바르게 음악을 이어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베토벤을 통해 다시 새기고 있다.
심준호는 독주와 협연, 실내악, 오케스트라 활동을 넘나드는 전방위 연주자로서 한국 음악계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제40회 쥬네스 뮤지컬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이자 심사위원 만장일치 우승을 거두며 국제 무대의 주목을 받았고, 당시 심사위원장 나탈리아 구트만은 그를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연주하는 진정한 음악가”라고 평했다. 서울시향·KBS교향악단 등 주요 국내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베를린 융에 필하모닉, RTS 방송교향악단, 노르웨이 방송교향악단, 자그레브 필하모닉 등 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와도 활발히 협연했다. 실내악에서도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과 클럽M의 중심 멤버로 활동하며 베토벤·쇼스타코비치 사중주 전곡 등을 완주했고, 소니 클래식에서 발매한 음반 'Beethoven & Rachmaninoff'는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현재 세계적 현 브랜드 라센 스트링스의 한국인 최초 아티스트이며, 1710년 제작된 Carlo Ruggeri ‘Vaska’를 연주한다.
이번 무대에는 피아니스트 신재민이 함께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악대학에서 석사 및 최고연주자과정을, 미국 콜번스쿨에서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마친 그는 센다이 필하모닉, 콜번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며 국제적 입지를 다졌다. 영국 클래식 전문지 The Strad에 소개되는 등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국내 최초로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 실황 음반을 발매한 경험은 이번 공연에서 두 연주자가 만들어낼 음악적 깊이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인다.
프로그램은 1·2번 소나타로 시작해 중기의 3번 소나타를 지나, 두 차례의 인터미션 후 4·5번 소나타로 이어진다. 이 시간의 여정은 베토벤의 예술적 변모와 인간적 성찰을 연대기적 흐름 속에서 하나의 서사로 끌어올릴 것이다.
12월 6일에 열리는 이번 공연은 전곡 연주를 넘어, 베토벤이라는 작곡가의 예술 세계와 인간적 본질을 탐구하는 하나의 연구이자 실천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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