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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 들어선 인물, 그 마법 같은 순간 열정갤러리 홍일화 개인전 《forêt enchantée: 마법의 숲》

[시사매거진 박희남 기자]서울 송파구, 여름의 끝자락.열정갤러리의 전시장 문을 열면, 잔잔한 초록의 숨결과 깊은 정적이 한꺼번에 몰려든다.그 속에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홍일화 작가의 58번째 개인전 《forêt enchantée: 마법의 숲》이 만들어낸 장면이다. 숲, 그리고 그 안에 선 ‘존재’홍일화는 오랫동안 숲을 그려왔다. 곶자왈의 습한 공기, 가시와 덩굴, 햇살의 흔들림. 그에게 숲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었다. 생명과 상처, 소멸과 회복이 얽히는 유기체였고, 인간 내면의 은밀한 거울이었다.이번 전시에서 그 숲 속

이번 전시는 홍일화 작가가 걸어온 궤적 속에서도 전환점으로 기록될 만하다.
이번 전시는 홍일화 작가가 걸어온 궤적 속에서도 전환점으로 기록될 만하다.

[시사매거진 박희남 기자]

서울 송파구, 여름의 끝자락.
열정갤러리의 전시장 문을 열면, 잔잔한 초록의 숨결과 깊은 정적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그 속에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홍일화 작가의 58번째 개인전 《forêt enchantée: 마법의 숲》이 만들어낸 장면이다.

 숲, 그리고 그 안에 선 ‘존재’

홍일화는 오랫동안 숲을 그려왔다. 곶자왈의 습한 공기, 가시와 덩굴, 햇살의 흔들림. 그에게 숲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었다. 생명과 상처, 소멸과 회복이 얽히는 유기체였고, 인간 내면의 은밀한 거울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그 숲 속에 ‘인물’이 들어섰다. 화면 속 인물들은 나무와 풀, 빛과 그림자 사이로 스며들어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듯 선다.

그들은 숲을 바라보거나, 숲과 숨을 맞추거나, 혹은 숲 속에서 길을 잃은 듯 고요히 서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소재 확장이 아니다.

“나는 오랜 시간 숲을 바라보았다. 이젠 숲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존재들’을 그 안에 세우고 싶었다.”

작가의 이 말은, 인물의 등장이 ‘숲’이라는 주제를 한층 깊게 밀어 넣는 회화적 진화임을 말해준다.

자연과 인간, 서로의 풍경이 되다

홍일화의 화면 속에서 인물과 숲은 경계가 없다. 나무줄기가 인물의 어깨로 이어지고, 인물의 시선은 숲의 숨소리를 담는다. 인물은 숲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숲은 인물을 통해 자신을 비춘다.

그 순간, 숲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존재와 존재가 마주 서는 교차점이 된다. 이는 동시대 자연 회화에서 보기 드문, 관계 중심의 회화 구조다.

이번 전시는 홍일화 작가가 걸어온 궤적 속에서도 전환점으로 기록될 만하다.

파리, 도쿄, 룩셈부르크,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이어온 그는, 그동안 숲을 바라보는 ‘관찰자’였으나, 이제는 그 안으로 들어간 ‘참여자’로서의 시선을 제안한다.

관람객은 그림 앞에서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관객’이 아니라, 숲 속을 걷는 ‘공동의 등장인물’이 된다. 화면 속 인물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마법의 숲은 더 이상 작가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숲이 된다.

이번 《forêt enchantée: 마법의 숲》은, 한 작가가 평생을 두고 바라본 숲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순간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숲속에 선 인물들은, 우리에게도 묻는다.

“당신의 숲은 어디에 있습니까?”

■ 전시 정보

• 기간: 2025. 8. 22(금) – 2025. 9. 16(화)

• 장소: 열정갤러리 (서울 송파구 위례성대로 16길 4-8, B1층)

• 관람 시간: 매일 오전 11시 – 오후 7시

• 문의: 1566-9978

■ 작가 소개

홍일화는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Ecole des Beaux-Arts) 학사, DNSEP 석사를 졸업한 후,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해왔다.

한국미래환경협회 홍보대사, 재불작가 소나무협회, 한국판화가협회 회원으로서 회화·판화·설치 등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2008년 정헌메세나 재유럽 청년작가상, 한국현대판화가협회 우수상·특선 등을 수상했으며, 그의 작품은 프랑스국립도서관, 반 고흐 미술재단, 국립판화미술관 등 국내외 다수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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