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제품서 우주 소재로… DRB, CNT 섬유 적용 가능성 시험
자체 합성 섬유, 스페이스앤빈 위성에 탑재…궤도 실증 시작 연속 생산 공정 고도화 병행…우주 사용 이력 확보 추진
[시사매거진 한창기 선임기자] 산업용 고무제품 제조기업 DRB가 탄소나노튜브(CNT) 섬유의 우주 실증에 나서며 첨단소재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DRB는 자체 합성한 CNT 섬유 시편이 지난 7일 누리호 5차 발사에 실린 스페이스앤빈의 큐브위성 'SD-1 SAT'에 탑재돼 우주궤도에 올랐다고 밝혔다.
1945년 창립한 DRB는 고무벨트 국산화를 시작으로 자동차 부품과 해양·교량·철도·건축용 고무제품을 생산해 왔다. 이후 로봇자동화와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을 넓혔으며, 최근에는 기존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소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우주로 보낸 CNT 섬유는 가볍고 강도와 전도성이 우수한 소재다. 탑재체 무게를 줄여야 하는 위성 분야에서 케이블과 전자파 차폐재, 구조 보강재 등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상 시험 결과만으로 우주용 소재의 성능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방사선과 진공, 큰 온도 차가 반복되는 환경에서 소재 특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DRB는 위성 기판에 장착한 시편을 통해 이러한 환경 변화에 따른 물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위성은 고도 575㎞ 태양동기궤도에서 정상 분리됐으며, CNT 섬유의 우주 실증은 이제 시작 단계다.
SD-1 SAT의 핵심 임무는 '남대서양 이상대(SAA)'의 방사선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이곳은 지구 자기장이 약해 방사선 영향이 큰 구역으로, 위성에 실린 소재도 실제 우주방사선 환경을 경험하게 된다.
DRB가 적용한 제조 기술은 부유촉매 화학기상증착(FC-CVD) 방식이다. 탄소원과 촉매를 고온 반응로에 투입해 CNT를 합성한 뒤 연속 섬유로 뽑아낼 수 있어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 회사는 반응로 운전 조건 개선 등을 통해 생산 공정을 고도화해 왔다.
이번 시험에서 확보할 데이터는 향후 연구개발 방향과 우주 적용 가능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실제 우주에서 사용된 이력인 '우주 헤리티지'를 쌓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 사업은 DRB가 2022년부터 추진해 온 실험 중심의 조직 운영과 연결된다. 기존 주력 사업을 이어가면서 구성원이 참여하는 '퓨처랩스'와 DRB-KAIST 스케치더퓨처 연구센터를 통해 새로운 소재와 기술을 시험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2023년부터 매년 'DRB 스페이스 챌린지'도 열고 있다. 우주 관련 아이디어와 창업 기회를 발굴하고, 민간 우주산업에 필요한 기반 기술과 사업 가능성을 탐색하는 프로그램이다.
DRB 관계자는 "이번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CNT 섬유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소재 분야의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항공우주 등 첨단 기술 분야로 영역을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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