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노조, 14일부터 상경투쟁…한화 경영참여에 정부 입장 요구
수은 18억원 컨설팅·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과정 공개 촉구 3800여 조합원 3개 차수 집회…국감서 지배구조 계획 검증 요구
[시사매거진 김정임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한화의 경영참여에 반대하며 KAI 독립경영 보장을 요구하는 상경투쟁에 나선다.
노조는 13일 성명을 통해 오는 14일부터 전체 조합원을 3개 차수로 나눠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항공우주산업 정책 방향과 관계기관의 대응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한화의 KAI 지분 확대와 경영참여가 방산시장 집중과 수직계열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출입은행과 공정거래위원회, 방위사업청, 국회에 관련 우려를 전달했지만 충분한 대책을 제시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집회의 주요 요구는 수출입은행의 컨설팅 추진 경위 공개,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근거 설명, 방사청의 경쟁구도 유지 대책 마련이다. 국정감사에서는 각 기관의 의사결정 과정과 한화의 향후 경영참여 계획을 검증할 것을 촉구했다.
KAI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이 추진하는 18억 원 규모의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에 대해서는 목적과 검토 범위를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 5월 노조와의 면담에서 정부 차원의 KAI 매각이나 지배구조 개편 검토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후 기업별 분석과 앵커기업 육성방안, 추진 로드맵, 재원조달 방안 등을 포함한 컨설팅이 추진되면서 노조는 기존 설명과의 관계를 따져 묻고 있다.
특히 수출입은행 투자금융부가 해당 용역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관계기관 간 협의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각이나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한 용역이라면 최대주주로서 KAI의 독립경영을 보장할 방침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방식도 쟁점으로 제기했다. 노조는 한화의 KAI 지분 15.89% 취득이 일반심사가 아닌 간이심사를 통해 승인됐다며, 경영참여가 경쟁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설명을 요구했다.
노조가 전한 공정위의 입장은 현 단계에서 실질적인 지배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향후 한화가 최다출자자가 되거나 KAI 임원의 3분의 1 이상을 겸임하는 경우, 대표이사를 겸임하는 경우 등 지배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면 다시 심사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한화 측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하면 지분율과 별개로 주요 경영정보와 사업전략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후 재심사만으로 독립경영을 보호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경영참여 확대에 따른 경쟁제한 가능성을 엄정하게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사청에는 방산 독과점과 수직계열화에 대한 대응책을 요구했다. 노조는 이용철 방사청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화의 KAI 인수에 따른 독점 가능성과 수의계약 확대에 따른 사업관리 어려움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엔진·항공전자·무장·우주 분야에 사업 기반을 둔 한화가 완제기 체계종합업체인 KAI에 대한 영향력까지 확대하면 업체 간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체 공급업체가 줄어들 경우 가격·납기·품질 문제에 대한 방사청의 관리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국회에는 공정위·수출입은행·방사청·한화 관계자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요청했다. 기업결합 승인 과정과 컨설팅 추진 배경, 기관 간 협의 여부, 향후 KAI 지배구조 관련 계획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1999년 항공산업 구조개편으로 출범한 KAI가 국가의 장기 투자와 노동자들의 노력으로 성장했다며, 향후 진로를 기업 간 지분거래 차원에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KAI를 방문해 항공우주산업 지원 의사를 밝혔다는 점을 들어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판단도 요구했다.
노조는 "김대중 정부가 만든 KAI, 이재명 정부가 답해야 한다"며 3,800여 조합원을 중심으로 독립경영과 고용안정을 위한 단체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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