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구화 시대 새로운 착취와 저항 공간의 창출

저자 산드로 메자드라, 브렛 닐슨 | 옮김 남청수 | 출판사 갈무리

[시사매거진] 현대의 세계화는 경계 없는 세계를 창조하기는커녕 경계의 확산을 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경계는 선이 아니다. 경계에는 공간, 그리고 더불어 시간까지 포함된다.

책 '방법으로서의 경계'에서는 지도 위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국경선이나 경계의 이미지가 확장된다. 

누군가에게는 전자여권으로 10초 만에 통과하는 출입국 심사대가 소말리아의 해변에서 동력선을 타고 지중해나 혹은 황해를 넘는 몇 주 혹은 몇 달의 밀항의 시공간으로 늘어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이 나라의 일원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별 받는 몇 년의 시간이 되기도 하고, 그들이 ‘존재’하는 모든 곳이 되기도 한다.

저자 산드로 메자드라와 브렛 닐슨은 경계 지대를 둘러싼 폭력의 분위기를, 그리고 다양한 지리적 스케일에 걸친 경계투쟁들을 탐구한다. 

이들은 유럽, 아시아, 태평양, 아메리카 등지에서 가져온 사례 연구를 통해 자신들의 이론적 주장들을 논증한다. 저자들에게 경계는 연구 대상일 뿐 아니라 인식적 틀이기도 하다. 

방법으로서의 경계는 국민국가의 위기와 변혁에 관한 새로운 관점들을 가능케 할 뿐만 아니라, 시민권과 주권 같은 정치 개념들에 대한 강력한 재평가를 가능케 한다.

책은 전지구적 세계의 양극단으로부터 출발해 ‘경계횡단’과 ‘경계강화’라는 반대의 유형들이 어떻게 ‘경계투쟁’을 낳고, 그럼으로써 주체성, 이해가능성, 공통성을 낳게 되는지를 분석한다.

이주, 노동, 주권, 그리고 공통적인 것 등의 쟁점들을 일관성 있고 강력한 이론·정치적 전망 속에서 결합하는 의제설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은 현재 우리의 위치와 미래에 나아갈 방향까지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여호수 기자 hosoo-121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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