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과 공유지 회복을 위한
진실하고 진정하며 경이로운 미완의 역사

저자 피터 라인보우 | 옮김 박지순 | 출판사 갈무리


[시사매거진=여호수 기자] 인류 역사에 긍정과 생명의 날로 불리는 노동절이 130주년을 맞았다.

130년 전, 메이데이는 당시 착취와 억압이 만연했던 혼란의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이었다. 용기를 낸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권력자은 두려움에 떨었고, 단순 노동해방을 넘어 차별, 혐오, 전쟁에 대한 경고인 동시에 긍정의 선언이 되었다.

저명한 역사가 피터 라인보우는 메이데이엔 녹색 기원과 붉은 기원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책 ‘메이데이’를 통해 미완의 빨간색 메이데이와 삼림헌장의 초록색 메이데이 두 가지 기원이 있다고 설명한다.

붉은색의 메이데이는 8시간 노동제 쟁취를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투쟁이다. 1886년, 노동자들은 일일 8시간 노동을 외치며 행진을 하였으나 경찰이 개입하면서 유혈사태로 번지게 된다.

이에 항의하기 위한 회합이 시카고 헤이마켓에서 소집되었는데 이때 누구의 소행인지 알 수 없는 다이너마이트가 던져지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한다. 이 사건으로 경찰과 민간인 모두 부상자와 사망자가 발생했고, 1890년 ‘국제 노동절’이 제정됐다.

메이데이가 주는 상징성은 권력과 자본에겐 그리 달갑지 않았기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메이데이의 붉은색을 지우려는 오랜 억압은 계속되어 왔다. 이 때문에 저자는 붉은색 기원의 메이데이를 아직 쟁취해야 할, 미완의 것으로 남아있다고 말한다.

두 번째 메이데이는 삼림헌장의 초록색 메이데이를 말한다. 저자는 전작 ‘마그나카르타 선언’에서 마그나카르타의 은폐된 역사와 숨은 헌장인 ‘삼림헌장’을 밝혀냈는데, 여기에 공유지에서 장작을 팰 권리, 돼지를 방목할 권리와 같은 구체적인 경제, 생계의 권리들이 명시되었다.

예로부터 인류는 5월을 생명이 약동하는 봄의 시작으로 여겨왔으며, 5월을 뜻하는 May는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의 어머니인 마이아 여신의 이름에서 유래되기도 하였다.

과거, 새싹이 돋는 5월이면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은 공유지에서 거둔 성과물을 나누고, 앞으로의 경작이 잘 되기를 기원하는 축제를 열었다. 그러나 공유지의 사유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축제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책에서는 이처럼 공유지를 빼앗겨 온 역사를 수용이라고 보고, 메이데이의 역사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권력이 무너지고 공유지가 회복되며, 더 나은 세상이 새로이 태어나는 미래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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