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건강식’ 인식에 힘입어 현지화 전략으로 세계시장 공략
2018년 K푸드 무역수지 실적은 3억 5493만 달러…사상 최대치 기록

[시사매거진262호=신혜영 기자] 최근 한국식품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다. 김치, , 라면, 두부, 만두, 술 등은 한류를 이끄는 대표적인 먹거리로 한국의 맛이 세계인의 입맛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K-POP에 이어 또 하나의 한류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국식품이 대세다. K푸드는 건강식이라는 이미지에 현지 입맛에 맞게 만들어 K푸드가 현지인들의 입맛을 제대로 사로잡은 것이다. 미국은 물론, 말레이시아, 호주, 인도, 러시아, 동남아까지 한국식품은 현지화에 성공하며 또 하나의 한류 K푸드를 이끌어 가고 있다.

[사진_뉴시스]

 

K푸드 무역수지 실적 사상 최대치 기록

지난 2018K푸드 무역수지 실적은 35493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사상 최대치다.

삼양식품 불닭브랜드는 3년 전 9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을 16000만 달러로 17배 증가, 비약적인 K푸드의 성공을 거뒀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만두는 세계시장 매출이 20151240억 원에서 지난 20183440억 원으로 3년 만에 무려 177% 증가했다.

풀무원은 미국 두부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연매출 약 13000억 원 규모의 미국 두부시장에서 20171719억 원, 20181782억 원, 2019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2016년 현지 업체 나소야를 인수한 뒤 꾸준히 점유율이 상승해 2019년엔 70%를 넘어섰다.

농심은 중국 최대 쇼핑축제 광군제에서 올해 최고 매출을 갱신했다. 농심은 지난해 1111일 광군제 하루 동안 온라인에서 700만 위안(116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광군제 매출 500만 위안보다 40% 증가한 수치다.

농심의 중국 온라인 사업은 해마다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말 국내 식품업계 중 최초로 타오바오몰에 농심 공식몰을 구축하고 라인 사업에 뛰어든 농심은 2014년 온라인에서 21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5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 올해 약 2200만 달러의 최고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류 열풍을 타고 K푸드의 대표상품으로 꼽히는 김치 역시 인기몰이 중이다. 국내 식품업계가 이런 흐름에 맞춰 유통망을 늘리면서 교민이 주 소비층이었던 김치가 메인 스트림에서 활약, 수출 효자품목으로 떠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7월까지 미국 김치 수출액은 834만 달러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6월 한 달 간 대미 김치수출액도 전년 동기대비 무려 121%나 치솟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만두’는 세계시장 매출이 2015년 1240억 원에서 지난 2018년 3440억 원으로 3년 만에 무려 177% 증가했다.(사진_뉴시스)

 

K푸드의 성공의 비결은 현지화

K푸드가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한국식=건강식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는 데다가 현지화가 그 성공의 비결이다.

풀무원 두부는 단백질 함량을 높인 하이 프로틴 두부패티두부등으로 선보이며 현지화 시켰다. 20171719억 원, 20181782억 원에 이어 2019 20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2016년부터 김 생산설비를 투자해 현지인 입맛에 최적화된 비비고 김비비고칩을 생산하고 있다.

2017년부터 만두사업을 본격화한 베트남에서는 비비고 만두를 앞세운 한식 만두와 현지식 만두로 투트랙 전략을 지속 추진한다. 비비고 만두는 출시 1년 만에 현지 만두인 스프링롤, 딤섬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민 만두로 반열에 올랐다. 미국에서는 비비고 군교자외에도 에그롤, 피자롤, 파이 등 대량 소비되는 카테고리에 한식만두를 접목한 신제품을 개발한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 냉동혁신팀장은 “CJ제일제당에 만두사업은 한식의 세계화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사업이라면서 각 나라별로 제품을 현지화하면서도 맛의 베이스는 한식에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넘버원이라는 목표를 위해 대륙별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중국, 동남아 전역, 미주, 유럽 등 76개 나라에 수출되고 있을 정도로 글로벌한 한국 라면으로 각광받고 있다. 불닭볶음면이 이렇게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철저한 현지화 전략도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현재 커리불닭볶음면(동남아), 마라불닭볶음면(중국)과 같은 현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수출 전용 제품까지 등장했다.

김스낵과 삼각김밥은 현지화에 성공한 비건식품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인들 사이에서 =건강스낵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김은 식물성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어린이들까지 즐길 수 있는 간식용 스낵으로 인기다. 또 이 김을 활용해 현지 한국 식품제조업체에서 생산한 비건 삼각김밥 역시 거부감 없는 맛으로 영양까지 갖춘 간편식으로 인식돼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K-푸드 가운데 글로벌 푸드로 자리 잡은 라면, 김치, 비빔밥 등이 현지화 전략 아이템으로 유망하다면서 일반식품시장에서도 간편식이 인기가 좋은 것처럼 라면, 비빔밥 등을 비건 간편식으로 현지화 할 경우 시장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한류 열풍을 타고 K푸드의 대표상품으로 꼽히는 김치 역시 인기몰이 중이다. 국내 식품업계가 이런 흐름에 맞춰 유통망을 늘리면서 교민이 주 소비층이었던 김치가 메인 스트림에서 활약, 수출 효자품목으로 떠올랐다. (사진_뉴시스)

 

K푸드에 힘 업어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K-편의점 진출 증가

치킨의 대명사 ‘KFC’가 이제 더 이상 ‘Kentucky Fried Chicken’이 아니다. 코리안 프라이드 열풍이 불고 있는 호주에서는 ‘KFC’‘Korean Fried Chicken’으로 바꿔 언급할 정도로 한국식 치킨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식진흥원에 따르면 2017년 호주 내 한식당 수는 252개로 2009147개에서 71.4%가 증가했다. 특히 이전까지는 한국식 불고기가 대표적인 한식메뉴로 인기가 높았으나 최근 패스트푸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한국식 치킨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프랜차이즈 중 네네치킨, 둘둘치킨, 페리카나치킨 등이 호주에 진출해있다.

호주에서 창업한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미(Gami)는 한국의 치맥 문화를 호주에 소개하기 위해 ‘Gami Chicken & Beer’를 오픈했다. 이 업체는 현재 시드니, 캔버라, 퍼스까지 진출해 총 23개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연매출만 2480만 달러(호주 달러)를 올렸으며 호주에 오면 꼭 먹어야하는 음식으로 소개될 정도다.

국내 편의점 업계도 앞다퉈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해외에 자사 제품을 수출하거나 현지 점포를 열어 수익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GS25는 현지 법인을 통해 베트남 사업을 확장, 10년 안에 2500개까지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GS25는 지난 20181월 베트남 유통업체 손킴그룹(SonKim Group)과 합작해 현지에 진출했다. 201911월 기준으로 베트남에 5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70개까지 매장수가 늘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베트남 현지 음식과 함께 K-푸드 즉석조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편의점 업계 최초로 오토바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매장을 개점해 현지인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CU는 몽골 시장을 첫 거점으로 삼아 지난해 8월 현지에 진출해 현재 5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울란바토르를 중심으로 점포를 집중 운영, 현지 1위에 올랐다. CUGS가 터를 닦은 베트남에도 내년 상반기 중 1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PB(자체브랜드) ‘세븐셀렉트스낵 5종을 하와이로 수출한다. 세계 각국에 진출한 세븐일레븐이 한국 상품에 관심을 보여 수출을 추진했다. 코리아세븐은 동남아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본사는 18개국에 68000개 점포를 갖고 있다.

GS25는 현지 법인을 통해 베트남 사업을 확장, 10년 안에 2500개까지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GS25는 지난 2018년 1월 베트남 유통업체 손킴그룹(SonKim Group)과 합작해 현지에 진출했다. 2019년 11월 기준으로 베트남에 5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70개까지 매장수가 늘 것으로 보인다. (사진_뉴시스)

 

K푸드 콘셉트 가미된 상품 판매도 활발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과자, 빵을 비롯해 떡볶이, 라면, 어묵 등 한국분식이 큰 인기다. 현지에 많이 수입되는 한국산 가공식품은 라면, 조미김, 음료, 조제식품, 소스·조미료 등이다. 이들 제품은 온·오프라인 판매점에서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4월 맥도날드 인도네시아는 한정기간 동안 떡볶이 치킨 쌀밥’, ‘블랙 떡볶이 맥스파이시등의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1114~21(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쇼핑·관광성지 라파예트 백화점에서는 한식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이색 팝업(Pop-up)이 문을 열었다. ·한과·정과 등 디저트를 정갈한 한상으로 담아낸 디저트 소반부터 전통 강정을 에너지바 형태로 만들어 견과류, 초콜릿 같은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견과류바까지 다양한 한식 디저트를 선보였다.

 

국내 기업들, K푸드 성공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 확대

CJ제일제당은 2023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만 매출 2조 원을 달성, K-푸드의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만두시장 왕좌에 오른다는 목표다. 이에 CJ제일제당에 만두사업은 한식의 세계화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사업이어서 글로벌 시장에 보다 주력하고 있다. 각 나라별로 제품을 현지화하면서도 맛의 베이스는 한식에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비비고만두는 미국, 중국, 베트남, 러시아, 독일에 진출해있다. 미국에 7, 중국에 2개 등 총 12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군교자 이후에도 전통 이북식 만두, 수제만두 등을 선보이며 한식 만두의 진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 또 만둣국, 만두볶이 등 메뉴를 편의형 제품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스프링롤, 에그롤, 피자롤 등 글로벌 현지 만두까지 국내로 들여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슈완스 컴퍼니, 카히키와의 시너지를 통해 북미 시장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히키가 롤 상품에 경쟁력이 높은 만큼 만두와 롤을 접목한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장에서만 20211조 원, 202313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앞서 CJ제일제당은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록펠러 센터 플라자에 비비고 QSR(Quick Service Restaurant) 팝업을 개점했다.

2017년 말부터 베트남에서 만두사업을 본격화한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앞세운 한식만두와 현지식 만두로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베트남에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상온 간편식, 건강음료, 소스, 스낵 등 상온시장으로도 진출해 종합식품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2020년 베트남에서의 매출 목표액은 7000억 원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2016년과 2017CJ Foods VietnamCJ Cautre, CJ Minh Dat 등 베트남 현지 식품업체 3곳을 인수, 2017년 베트남에 700억 원을 투자해 R&D 역량과 제조기술이 집약된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이곳에서 연간 6만 톤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불닭브랜드의 성장에 따라 삼양식품의 수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 라면 수출액의 약 44%가 불닭브랜드에서 나온다. 2017년과 20182년 연속으로 2000억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수출은 27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에서 불닭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른다. 삼양식품은 향후 불닭브랜드 수요가 확고한 중국, 동남아 지역에서는 유통망과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미주, 유럽시장에선 현지 입맛을 고려한 불닭브랜드 수출 전용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중국, 동남아 전역, 미주, 유럽 등 76개 나라에 수출되고 있을 정도로 글로벌한 한국 라면으로 각광받고 있다. 불닭볶음면이 이렇게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철저한 현지화 전략도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현재 커리불닭볶음면(동남아), 마라불닭볶음면(중국)과 같은 현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수출 전용 제품까지 등장했다. (사진_뉴시스)

 

K푸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미국에 진출한 모든 기업이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다. 하림은 2011년 알렌패밀리푸드를 인수하며 미국시장에 진출했지만 지금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가공식품 바이어는 코트라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식품은 독창적인 맛과 디자인으로 소비심리를 자극한다인증 등 현지 제도·절차에 대한 이해를 높여서 현지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구의 87% 이상이 무슬림인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정부 차원에서 할랄인증제도를 도입해 표시가 의무화됐다. 앞으로 현지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할랄인증 취득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슬람 문화 규범을 벗어나는 광고·판촉을 할 경우에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으로도 K푸드가 세계로 뻗어나가려면 지속적인 현지화 노력과 인증 등 현지 제도와 절차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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