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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뜨거운 日 불매운동, ‘NO JAPAN’ 확산일본 정부 경제보복에서 촉발…자발적 ‘국민운동’으로 장기화
  • 이미선 기자
  • 승인 2019.09.0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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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257호=이미선 기자)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우리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 산업을 겨냥한 경제 제재를 발동하면서 촉발된 전 국민의 자발적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2달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기 시작한 불매운동은 일본산 제품을 넘어 일본 여행 취소와 2020년 도쿄 올림픽 보이콧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는 표제까지 등장하며 ‘NO 일본’, ‘NO 아베’를 외치는 불매운동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일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들은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 없이는 불매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오랫동안 이어져온 한일 간 무역 불균형 및 경제 의존에서 탈피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_뉴시스)

강제징용 판결에 日 경제보복으로 맞서며 ‘촉발’
대한민국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30일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 ‘일본기업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 원씩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며 징용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이미 해결된 문제라며 우리 대법원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즉각적으로 강력히 항의했다.
그리고 8개월이 지난 2019년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스마트폰 등 유기 EL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의 한국에 대한 수출을 엄격하게 심사한다고 발표했고, 7월 4일 일본 정부는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시행했다. 이에 더해 8월 2일 일본 각의는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유는 안전보장상의 수출관리 개정이었지만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게 반도체 소재 대부분을 공급하던 일본의 갑작스런 조치는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관련 판결에 반발한 경제 보복으로 보기에 충분했다.
일본의 이러한 조치들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우리도 불매 등을 통해 보복에 나서야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며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일본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여행을 생각했는데 보류하겠다”는 의견글이 줄을 이었고, 일본산 제품의 불매운동이 언급되며 ‘눈에는 눈, 경제제재에는 경제제재’로 맞서자는 주장이 나오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됐다.

‘안사요’→‘안팔아요’로, 전방위 ‘NO 일본’ 운동
이렇게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보였던 불매운동이 일반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안사요’의 불매운동이었다면 이번 불매 운동은 일반 소비자를 넘어 중소기업·자영업계가 참여한 일본제품 판매중단과 일본산 제품 반품처리 등 ‘안팔아요’의 전방위적 ‘NO 일본’ 운동으로 확산됐다.
대부분의 동네마트에 맥주와 담배를 포함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문구와 현수막이 등장하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불을 지폈다.이를 계기로 대형 유통업체와 편의점, 택배업체 등도 불매운동에 동참, 일본산 제품 보이콧에 나섰다. 그간 개별 점포별로 불매운동에 참여한 사례는 있었지만 대형 유통업체 본사가 나서 행사 축소 등 불매운동에 동참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불매운동은 과거 몇 번의 불매운동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세게 진행 중이다.
이번 불매운동은 정부에서 캠페인을 한 것도 아니고 시민단체가 주도해서 한 것도 아니었다. 일본 정부의 행태를 본 국민들 개개인의 자연스러운 판단과 선택으로 이런 사회현상이 나타났고, 불매운동에 불참하는 개인 선택의 자유 또한 인정해야한다는 분위기다.
일본 제품의 대체상품을 알려주는 ‘노노재팬’ 사이트의 역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 무조건적이고 강압적인 불매운동 동참 강요가 아닌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사한 대체상품을 찾을 수 있게 유도함으로써 자연스러운 동참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 여기에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소상공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과거에는 일본의 역사 왜곡, 독도 문제 등 장기적으로 끌어온 역사문제였기 때문에 불매운동도 불같이 일어났다가 해당 이슈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다소 잠잠해지면 불매운동도 곧바로 사그라지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 번복’ 등 한국정부가 구체적인 것을 내놓지 않으면 한국 기업에 직접적 피해를 가하겠다는데 대한 반발이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불매운동도 끝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지난 8월 1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이마트 월계점 내 유니클로 매장 앞에 다음 달 15일 영업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일부에서 불매운동에 따른 매출 하락을 폐점의 이유로 보고 있으나 유니클로 측은 월계점 폐점 역시 이마트의 리뉴얼에 따른 결과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_뉴시스)

‘유니클로’ 3번째 폐점, 카드 매출 70% 급감
이 같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분야는 일본산 맥주와 ‘유니클로’다. 유니클로는 지난달 일본 본사최고재무관리자(CFO)의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본 제품 불매 움직임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는 발언이 알려지면서 불매운동에 불을 지폈다. 그 이후 사과를 거듭했지만 돌아선 민심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택배사들까지 나서 유니클로 배송을 중단하겠다는 발표를 하는 등 유니클로를 향한 불매운동은 불매를 넘어 한국 내 유니클로 퇴출운동으로까지 전개되고 있다. 오비이락 격으로 유니클로 월계점이 9월 15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 이후 유니클로의 3번째 폐점 소식이다. 유니클로 측은 이미 해당 이슈가 불거진 이전부터 결정된 일이라는 입장이지만, 최근의 급격한 매출 하락도 아예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매출은 6월 59억 4000만원에서 7월 17억 8000만원으로 70.1%나 급감했다. 매출단가가 높아지는 가을·겨울 시즌까지 불매운동이 지속된다면 타격은 여름 시즌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DHC 막말·혐한 방송, 불매 넘어 퇴출로
일본 맥주 역시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부터 시작해  8월까지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수입맥주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일본맥주는 7월 판매액이 45%나 급감하면서 3위로 추락했다. 8월 들어서 불매운동이 더욱 거세지면서 1~10일 국내로 수입된 일본 맥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98.8%나 급감했다. 수입액은 50% 감소했다. 수입 재고가 아직 남아있지만 수입량이 급감했기 때문에 불매운동이 지속된다면 향후 일본 맥주는 한국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비교적 조용하던 화장품 업계도 DHC 사태로 일본 불매운동 소용돌이의 한 복판에 섰다. DHC 사태는 일본 화장품 기업인 DHC의 자회사 DHC-TV가 8월 10~12일 “1950년대 초반 한국이 독도를 멋대로 차지했다”, “한국은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 “일본이 한글을 통일해 지금의 한글이 탄생했다” 등 혐한과 역사왜곡의 발언을 쏟아내 국내 소비자의 공분을 사며 불매운동을 넘어 퇴출 여론으로 확산됐다. 이에 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등 헬스&뷰티(H&B) 스토어는 DHC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상품을 배치했고, SSG닷컴·쿠팡·티몬·위메프·G마켓·11번가·옥션·멸치쇼핑 등 온라인 마켓도 DHC 제품 판매 중단에 동참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8월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일본행 비행기 탑승수속 시간에 열린 체크인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_뉴시스)

일본차 7월 판매량 전월比 32% 감소
아직 그 여파가 크진 않지만, 일반의약품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은 8월 2일 ‘일본 의약품의 대체품을 소개하는 사이트(노노재팬드럭)’를 개설했다. 여기에는 전문약 100품목, 일반약 55품목, 기타외품 13품목이 등록돼 있다. 지역약사회의 동참 속도도 가파르게 증가해 전라북도약사회가 불매운동을 선언한 이후 14개 지부가 동참했다. 일선 개원약국가에서도 각 약사가 일본의약품 대체리스트를 자체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7월 국내 일본 수입차 판매량은 30% 넘게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일본산 수입차는 2천674대 팔려, 지난 6월보다 32% 감소했고 지난해 7월보다는 17% 줄었다.
중고차 시장에서의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중고차 경매 서비스 헤이딜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렉서스 ‘ES 300h’, 닛산 ‘알티마’, 토요타 ‘캠리’ 등 일본 대표 인기 차종들을 경매에서 입찰하는 딜러 수가 이번달 지난 6월에 비해 57% 하락했다.
여기에 일본제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이륜차 수입업체들이 일본 브랜드 수입과 판매 거부를 선언하고 나서는 등 시간이 갈수록 불매운동의 수위와 범위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日관광업계, 韓관광객 급감에 “비명” 본격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일본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야는 ‘안가요’의 일본여행 불매운동이다.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해 방일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현지 관계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8월 22일 전날 일본 관광청이 발표한 지난 7월 한국인 방문객 감소치와 한일 간 항공편이 감편되는 것을 둘러싸고 “한국인에게 인기있는 규슈(九州)나 홋카이도(北海道) 관광업 관계자들의 비명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관광객 증감 문제가 지방에선 ‘사활’ 문제라면서 지방 관광지에서 한국인 감소로 인한 경제적인 피해가 크다고 분석했다.
국내 여행업계 역시 갈수록 소비자들이 일본 여행에 등을 돌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9월 초 추석연휴가 있어 최대 성수기로 꼽히지만, 일본 여행 예약건수는 지난해 추석 때와 비교하면 10% 수준도 안돼 90%가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피해가 가시화되자 일본 정부는 정치적 문제와 민간 교류 문제에 대해 선을 긋고 분리하려 하고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8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한일 간 교류사업 취소 움직임이 계속되는 데 우려를 나타내고 "민간 교류는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내 불매 운동 등 반일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한국 정부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 8월 2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이날 회의에서 한일 간 교류사업 취소 움직임이 계속되는 데 우려를 나타내고 민간 교류 유지를 강조했다. 또 한국 내 불매 운동 등에 대해 한국 정부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 (사진_뉴시스)

국민 64%↑ 동참 중, 장기화 우려 목소리도
일본 정부의 이러한 바람과는 다르게 국내 소비자의 일본제품 불매운동 열기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최근 발표한 ‘제4차 일본제품 불매운동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0명 중 6명 이상(64.4%)이 현재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9세 이상 성인 4320만 명 중 2780만 명에 이르는 수치다. 지난 7월 10일 1차 조사에서는 2명 중 1명 꼴(48.0%)이었는데 2차(17일) 조사에서 54.6%, 3차(24일) 62.8%로 점점 참여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25.9%뿐이었다.
반면 불매운동 장기화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뒤따르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장기화가 결국은 다양한 형태를 띠고 국내 유통업계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거란 지적이다. 국내 한 언론사는 편의점 점주들의 재고 부담 문제가 이미 현실화돼 일부 편의점 점주들은 본사의 취지에 십분 공감하면서도 일본 맥주가 창고에 쌓이는 걸 보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 맥주 불매운동을 둘러싸고 편의점 본사와 점주 간 갈등 우려마저 제기된다고 전했다.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불매운동이 오래 지속되면서 일부 국내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손해를 떠안는 측면이 있다”며 “감정을 앞세워 (불매운동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손가락질하는 편향된 여론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손해를 보고라고 일본제품을 사지도 팔지도 않겠다는 국민정서를 고려할 때 일부 편의점 점주들이 이 같은 불만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편의점 본사와 점주 간 갈등이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일본 정부의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경제보복에서 시작된 이번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국내 한 전문가는 개인의 신념을 소비를 통해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트랜드의 확산과 맞물려 불매운동이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두 달 가까이 진행돼 온 이번 불매운동은 단순한 불매운동을 떠나 우리 일상 속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일본 문화의 잔재까지 바로잡자는 ‘문화운동’으로 번져가고 있는 양상이다.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우리 국민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한일 양국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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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sisa1029@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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