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수) ~ 7월 8일(월), 돈화문갤러리(종로구 돈화문로 71 인산빌딩 9F)

오길석, 바람이 불어도 좋은날-light breeze, 65.2x112cm, 순지에 채색, 2019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동양화가 오길석(OH GIL SUK)의 여섯 번째 개인전 ‘바람이 불어도 좋은 날...’이 종로구 돈화문로에 위치한 돈화문갤러리에서 열린다.

돈화문갤러리는 최근 새로운 젊음의 메카로 급부상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종로구 익선동과 연결되어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소장 윤숙자)’가 ‘떡 박물관’ 외에 시민들에게 전통과 현대 예술의 흐름을 조망하고 문화예술을 통한 가교 역할을 하고자 2019년 봄, 1층의 갤러리카페질시루와 함께 개관한 돈화문로의 랜드마크다.

모던한 수묵 담채화를 그리는 오길석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바람이 불어도 좋은 날...’이라는 주제로 한국 민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란꽃 작품을 선보인다.

오길석, 바람이 불어도 좋은날- dry wind, 53.0x45.5cm, 순지에 채색, 2019

 

모란꽃은 풍수에서 ‘모란은 하늘과 땅의 정기로서 무릇 꽃의 으뜸이며, 그야말로 부귀의 꽃이다(牡丹乃天地之精, 爲群花之首, 也是富貴之花)" 하여 꽃 중의 꽃, 화중지화(花中之花)라 부른다.

궁궐 담벽을 가득채운 압도적인 크기의 탐스러운 꽃과 분홍색, 자주색, 붉은색, 흰색, 황색 등 찬란한 색상 그리고 무엇보다도 궁궐을 묵직하게 채우는 모란꽃 향은 꽃 중의 왕(花中之王)이라 부르며,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꽃으로 지위를 누렸다. 그리하여 예전에는 궁궐에만 재배되었던 모란을 궁궐 밖 귀족이 모란을 분양받기 위해서는 비단 25필이 필요했다는 얘기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잘 살고 싶은 마음과 건강과 장수를 바라지만 모란이 값 비싼 귀한 꽃이었기에 옛사람들은 한 그루 모란을 심을 수 없으면 한 폭의 모란화를 걸어두기도 했다.

 

오길석, 바람이 불어도 좋은날- night wind, 38x45.5cm, 순지에 채색, 2019

 

...

그러나 부귀와 영화의 의미를 갖고 있는 꽃이라고 해도

자연의 이치를 거스를 수는 없는 것 같다.

초봄의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고 싹을 틔우며 활짝 핀 꽃도 바람이 불면

꽃이 떨어질까 걱정하고, 어느덧 시간이 지나면 그 꽃이 떨어지며

다음 봄을 기다려야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란꽃을 보며

문득 지금의 우리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삶도 항상 편안하기만을 바라지만

바람은 늘 예기치 않은 방향에서 불어오고 우리는 늘 흔들린다.

하지만 우리는 불안한 오늘을 잘 견뎌내고

새로운 내일을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은 또 다른 봄을 위한 무한한 순환의 과정이다.

 

오늘 부는 바람이 내일을 위한 과정이라면

기꺼이 견뎌낼 가치가 있다.

바람이 불어도 좋은 날이다.

 

- 작가노트 중에서 -

 

화가 오길석(OH GIL SUK)

오길석 작가의 수묵 담채화는 한국화에서 많이 쓰이는 순지와 분채를 사용하여 채색하는 제작기법으로 바탕색은 염료와 펄을 사용하여 10회 이상의 반수를 거친다. 반수는 채색화를 할 때 종이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아교와 명반을 녹여서 사용하는 작업으로 종이의 밀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종이의 병충해를 막아주는 데 효과가 있다.

오길석 작가는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모두 동양화를 전공하고 2018년 서울미술대상전 본상, 대한민국미술대전, 경기미술대전 등에서 수상과 개인전, 다수의 그룹전과 아트페어 등을 통해 활발히 작품을 발표해 오고 있다.

한국 민화가 피해갈 수 없는 모란꽃, 이번 오길석 작가의 ‘바람이 불어도 좋은 날...’ 展은 꽃 중의 왕(花中之王) 모란꽃 작품을 주제로 특별히 ‘왕의 거리 돈화문로’에서 열리기에 모란꽃 향기가 더욱 깊이 배어나올 듯하다. 전시는 6월 26일(수)부터 7월 8일(월)까지 돈화문갤러리(종로구 돈화문로 71 인산빌딩 9F)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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