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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암호화폐 거래소 파산… 피해는 오로지 투자자의 몫?무법지대 속 암호화폐 사기와 먹튀 횡행
주먹구구식 거래소 운영…규제는 대체 언제쯤?
  • 최지연 기자
  • 승인 2019.06.07 15:03
  • 댓글 1

[시사매거진254호=최지연 기자] 국내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내부자 거래부터 대표의 잠적과 먹튀 의혹, 거래소 파산 등 국내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피해는 온전히 투자자들의 몫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트래빗은 이러한 보이스피싱과 고객 신뢰도 하락 등으로 인한 경영악화가 심화돼더 이상 영업하기 어렵다며 5월 초 대고객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모두 종료하고파산 절차를 밟는다고 밝혔다. (출처_트레빗 홈페이지)

작년 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가격이 폭등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들 또한 우후죽순 생겨났다. 현재 국내에는 200여개가 넘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운영 중이다. 한편 최근 국내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내부자 거래부터 거래소 대표의 잠적과 먹튀, 횡령 의혹, 거래소 파산 등 투자자를 우롱하는 사기가 횡행하고 있다.

암호화폐 자체가 제도권에 포함되지 못하다 보니 투자자를 보호할 방안은 전무한 반면 정부 차원의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과 법·제도적 규제 장치가 없는 탓에 자격미달 거래소가 난립하여 시장이 ‘무법지대’ 로 전락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거래소 폐업 선언

올해 들어 폐업을 선언하는 거래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파산은 코인빈, 코인네스트, 붐비트, 루빗에 이어 트레빗 등 중소 거래소 들의 파산이 줄을 잇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점검 당시 70여 개였던 암호화폐 거래소 중 10개가 폐업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빈(Coinbin)이 기자회견을 열고 파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코인빈은 야피존의 전신으로 야피존 때 해킹 피해를 입고 유빗으로 변경했다가 또 다시 해킹으로 인해 코인빈으로 탈바꿈한 거래소다. 지갑 및 거래소 시스템 운영관리 등의 중책을 맡고 있던 본부장이 프라이빗 키를 삭제, 가상화폐를 다수 분실하며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이어 지난 4월 코인네스트(Coinnest)가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코인네스트는 한때 세계 랭킹 15위권 안에 들기도 했던 거래소였지만, 작년 4월 대표와 임직원들이 횡령·사기 의혹으로 검찰에 긴급 체포되면서 거래소가 하락세를 걸었다. 이에 코인네스트는 1년 9개월 만에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붐비트, 루빗 등이 폐업을 선언했다.

최근 트래빗(TREBIT) 또한 파산을 선언했다. 지난해 7월 오픈한 트래빗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4차례에 걸쳐 보이스피싱이 발생해 원화 입출금이 수차례 중단되었다. 트래빗은 이러한 보이스피싱과 고객 신뢰도 하락 등으로 인한 경영악화가 심화돼 더 이상 영업하기 어렵다며 5월 초 대고객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모두 종료하고 파산 절차를 밟는다고 밝혔다. 현재 트래빗은 5월 15일 정오까지 접수한 고객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출금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루빗의 경우 지난 1월 말 경에 전산 장애 등을 이유로 파산을 선언하였다가 돌연 이틀만에 운영을 재개하겠다고 번복했다. 현재 외주제작업체 오일러이퀘이션 간의 책임 공방이 진행되는 등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루빗에서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혼란을 겪으며 불안감에 휩싸였다.

고팍스, 빗썸, 씨피닥스, 업비트, 코빗, 코인원, 한빗코 등 7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들이 10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김병욱·김선동·유의동 국회의원실 주최로 열린 ‘투명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암호화폐 거래소를 디자인하다’ 토론회에서 ‘건전한 암호화폐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약문’에 서명했다. (출처_ 뉴시스)

출금 지연, 개인정보 유출, 거래소 대표 잠적과 먹튀 등 문제 발생

한편 국내 중소 거래소들의 폐업 선언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폐업하는 과정에서 출금 지연부터 개인정보 유출, 거래소 대표의 잠적과 먹튀 등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특히 고객들의 개인정보 유출과 입출금 지연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히트코리아는 개인정보 유출 및 개발지연 등의 문제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며, 원화와 코인 입·출금 업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과 입출금 서비스 중단은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로 꼽히는 빗썸에서도 발생했던 문제이다.

또한 거래소 대표의 잠적과 먹튀 사건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거래소를 오픈한다며 투자금을 모은 퓨어빗 거래소는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를 입금 받은 뒤 홈페이지를 없애고 잠적했다.

이에 따른 피해액은 약 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중이다. 이어 지난 2월 설립된 인트비트 거래소는 지난달 16일부터 출금이 정지되었으며 거래소 대표가 투자자들의 돈을 들고 잠적한 혐의로 대표가 피소된 상태이다.

이밖에 사기와 횡령 혐의 등으로 이용자들로부터 단체고소당한 사건들도 늘고 있다. 올스타빗 거래소의 경우 수개월째 고객의 출금요청에 대한 출금지연이 번복과 출금 정지, 임직원 횡령과 시세조작, 장부거래 등에 휘말려 올스타빗 신민수 대표이사의 재산이 가압류되었다. 이 사건은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의 재산이 가압류된 최초의 사례이다.

또한 전산 조작된 계정을 통해 거래량 조작 및 가짜 가상화폐로 영업하고 고객들의 예치금을 돌려주지 않아 투자자들을 기만한 혐의를 받는 가상화폐 거래소 코미드 대표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되었다.

경영진들의 도덕성 문제로 엮인 거래소들은 현재 운영을 해나가고 있지만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올스타빗 거래소과 코미드 거래소 모두 대표 교체후 운영을 지속하고 있지만 거래소를 이용한 코인거래는 없는 실정이다. 이에 투자자들의 소형 거래소에 대한 불신이 일어나면서 동종 업계들도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

이러한 부실 거래소들로부터 벌어진 횡령 및 사기, 대표의 잠적과 먹튀, 고객들의 개인정보 유출, 출금지연 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 본인의 몫이 되고 있다. 

아무리 투자자들이 거래소 법인과 거래량 등을 따져보는 등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으로 거래소를 고른다하여도 규정이 미비한 탓에 내부자 범죄를 막을 도리가 없다. 또한 암호화폐의 경우 금융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거래소의 먹튀나 파산 시 법적 보상을 받을 길이 막막하다.

게다가 내부적인 문제 외에도 해킹·디도스 등 외부 공격에 국내 중소형 거래소들이 면책조항을 명시 하고 있어 이로 인한 피해를 입어도 투자자들이 보상가능성은 적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 되는 셈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서라도 규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고팍스, 빗썸, 씨피닥스, 업비트, 코빗, 코인원, 한빗코 등 7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들이 ‘건전한 암호화폐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약문'에 서명했다. 이어 투자자 보호를 위한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었다.

2017년 정부가 ICO(가상화폐공개) 전면 금지를 선포한 이래 현재까지 이렇다 할 규제나 대책은 나오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특별한 구제책이 없는 상태다.
현재 거래소는 일반 법인으로 등록돼 기준이나 규제 없이 신고제로 쉽게 운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00여 개로 추산되는 거래소가 난립, 가상통화를 이용한 유사수신, 다단계 등의 범죄도 늘고 있다.

국내는 암호화폐 정책을 책임지는 정부 컨트롤타워가 없어, 암호화폐에 대한 성격도 합의되지 못한 상태다. 이에 사고가 나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 일각에선 이런 구멍을 이용해 범죄자들이 거래소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지난 3월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서민다중피해범죄대응TF 현판제막식에서 문무일 검찰총장 및 김형수 TF팀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제막을 하고있다. (출처_뉴시스)

대검, 암호화폐 거래소 추적 시스템 개발

이러한 사고가 반복되자 정부에서도 암호화폐 거래소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검찰청은 지난 3월 5일 ‘서민다중피해범죄대응TF’를 출범하고 암호화폐 등 관련 범죄에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검찰청은 블록체인협회와 거래소에 ‘가상화폐(암호화폐) 주소 조회시스템 개발 협조’ 공
문을 발송하고 시스템 개발을 주문했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사기 등 범죄 수사를 위해 시스템을 개발하여,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에 주소를 부여해 범죄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를 추적하고 조사하기 위해서다. 암호화폐주소 조회 시스템이 개발되면 암호화폐 관련 다양한 범죄 행위나 계좌 추적 등이 가능해지고, 불법 행위에 대해 보다 조속히 대응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지난 3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허가 가상통화 거래소를 처벌하는 ‘특정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하지 않고 거래소를 영업할 때 최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부과토록 했다. 김병욱 의원실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의견을 반영해 발의된 법안으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기준에 맞추고 거래소의 사기·파산 피해 등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한 암호화폐 거래소 선별해야

약 1년간 지속된 암호화폐 하락장 지속과 정부의 부정적인 기조로 인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는 운영이 매우 힘든 환경이다. 이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규제가 생성될 때까지 이용자들은 본인 스스로 안전한 거래소를 택해야한다.

거래소가 파산하면 투자자 자산도 보호받을 수 없으므로 거래소 선택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안전한 거래소를 선택하려면 거래소가 해당 기업의 운영팀을 공개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거래소 운영진들이 전문가로 구성됐는지, 이전 경력은 무엇인지, 보안을 위해 어떤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한 이용하는 거래소를 선택하는 것은 결국 투자자 본인의 선택임을 알고 고수익에 솔깃하지 않는 성숙한 투자 태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과 관계자들은 무법지대 속 우후죽순 생겨났다 사라짐을 반복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하루라도 빨리 규제해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앞으로 정부가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시사매거진, SISAMAGAZINE

최지연 기자  giyen122@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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