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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골프] 어반에이트 지우진 대표가 말한 색, 룰, 그리고 유통의 현실

“골프웨어는 골프웨어다워야 한다” 일상복을 닮아갈수록 흐려지는 필드의 언어’

필드 위에서 옷은 ‘폼’이 아니라 태도가 된다. 어반에이트 지우진 대표는 골프웨어를 라운드의 유니폼이 아닌, 도시와 일상을 잇는 ‘한 벌의 경험’으로 다시 설계하고 있다.프로샵 옷걸이 앞에서 시작된 질문, 그리고 발품으로 만든 출발골프장 클럽하우스 한쪽, 프로샵(골프장 내 용품·의류 매장)의 옷걸이를 바라보면 시장의 공기가 읽힌다.한때 골프웨어는 늘 비슷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무난한 색, 무난한 로고, 무난한 실루엣. ‘누가 입어도 문제없는 옷’이 가장 오래 남는 구조였다. 그 결과 필드 위의 옷은 취향이라기보다 규정처럼 굳어졌고

어반에이트 지우진 대표는 현장에서 발품으로 유통을 만들었고, 프로샵의 옷걸이를 바꾸는 일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이야기한다. 이제는 AI를 통해 골프패션을 해석하는 콘텐츠까지 준비한다.(사진_어반에이트)
어반에이트 지우진 대표는 현장에서 발품으로 유통을 만들었고, 프로샵의 옷걸이를 바꾸는 일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이야기한다. 이제는 AI를 통해 골프패션을 해석하는 콘텐츠까지 준비한다.(사진_어반에이트)

필드 위에서 옷은 ‘폼’이 아니라 태도가 된다. 어반에이트 지우진 대표는 골프웨어를 라운드의 유니폼이 아닌, 도시와 일상을 잇는 ‘한 벌의 경험’으로 다시 설계하고 있다.

프로샵 옷걸이 앞에서 시작된 질문, 그리고 발품으로 만든 출발

골프장 클럽하우스 한쪽, 프로샵(골프장 내 용품·의류 매장)의 옷걸이를 바라보면 시장의 공기가 읽힌다.

한때 골프웨어는 늘 비슷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무난한 색, 무난한 로고, 무난한 실루엣. ‘누가 입어도 문제없는 옷’이 가장 오래 남는 구조였다. 그 결과 필드 위의 옷은 취향이라기보다 규정처럼 굳어졌고, 새로움보다 안전함이 먼저 선택되는 세계가 만들어졌다.

어반에이트 지우진 대표는 바로 그 장면에서 질문을 꺼냈다.

“골프웨어는 골프웨어다워야 합니다.”

최근 골프웨어가 대중성과 일상복의 얼굴을 닮아가며 경계를 흐리는 흐름에 대해 그는 오히려 반대로 말한다. 골프는 ‘필드’라는 공간에서 성립하는 스포츠이고, 그 공간에서만 살아나는 기능과 태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어둡고 칙칙한 모던 톤으로만 기우는 흐름도 아쉽다고 했다.

“골프는 즐겁고, 눈에 들어오는 스포츠잖아요. 더 화려하고, 색감도 다양했으면 좋겠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메시지가 처음부터 그럴듯한 브랜드 선언으로 태어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어반에이트의 출발은 오히려 실패의 기억에서 시작됐다. 지우진 대표는 초기에 화장품 판매를 시도했지만, 시장은 냉정했다. 결과는 기대와 달랐고, 그는 그 과정을 숨기지 않는다. “정말 안 팔렸다”는 말이 담담하게 떨어졌다.

그리고 그때, 그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좋아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게 바로 골프였다. 다만 선택은 화려한 바이럴이나 온라인 광고가 아니었다. 그는 직접 골프장 문을 두드리며 프로샵을 찾아다녔다. 샘플을 들고, 자료를 들고, 현장을 돌았다. 온라인보다 느리고 번거로운 방식이지만, 현장에서 그는 프로샵이 가진 구조적 한계를 몸으로 확인했다. 비싸고, 재미없고, 다양하지 않은 선택지. 골퍼들의 취향은 넓어졌는데 옷걸이의 폭은 좁았다.

그가 말한 “프로샵의 풍경을 바꿔놨다”는 표현은 과장이라기보다, 현장에서 ‘선택지를 늘리는 일’에 발을 담갔던 사람의 자신감에 가깝다.

어반에이트의 초반은 온라인에서 반짝 뜬 성공담이 아니라, 프로샵 옷걸이 한 칸을 바꾸는 일에서 쌓였다. 그리고 그 현장감이 오늘의 메시지로 이어진다. 골프웨어를 일상복처럼 흐리게 만들기보다, 필드에서만 성립하는 언어를 다시 세우자는 주장, 그는 그 출발을 누구보다 구체적인 장소, 프로샵에서 시작한 셈이다.

“대중성”이라는 이름의 유혹… 골프웨어가 일상복이 되면 골프는 더 대중화될까

최근 골프웨어 시장은 ‘일상복화’라는 흐름을 타고 있다.

운동복과 캐주얼의 경계를 넘나들고, 골프장 밖에서도 입을 수 있는 옷이 늘어났다. 하지만 지우진 대표는 이 흐름을 무조건 환영하지 않는다. 골프웨어가 ‘어디서나 입는 옷’이 될수록, 정작 골프라는 스포츠가 가진 고유의 감정과 규범, 그리고 기능의 언어가 희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골프웨어다움’은 단지 카라 하나, 바지 핏 하나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스윙을 견디는 기능, 걷는 동선의 편안함, 바람과 땀을 고려한 디테일, 그리고 골프장이 요구하는 예의와 룰의 균형까지, 그는 골프웨어를 ‘필드에서 완성되는 옷’으로 규정한다.

여기에 그가 유독 강조한 키워드가 있다. 색감이다.

“어둡고 칙칙하고 모던한 것만 남는 게 아쉬워요. 골프는 원래… 즐겁잖아요.”

그의 말은 취향론을 넘어, 골프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처럼 들렸다. 골프가 룰의 스포츠인 동시에 즐김의 스포츠라면, 옷도 그 즐김을 담아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필드 위에서만 가능한 색과 존재감이 있어야 골프웨어가 골프웨어답다고, 그는 말한다.

필드 위에서 옷은 ‘폼’이 아니라 태도가 된다. 어반에이트 지우진 대표는 골프웨어를 라운드의 유니폼이 아닌, 도시와 일상을 잇는 ‘한 벌의 경험’으로 다시 설계하고 있다.(사진_어반에이트)
필드 위에서 옷은 ‘폼’이 아니라 태도가 된다. 어반에이트 지우진 대표는 골프웨어를 라운드의 유니폼이 아닌, 도시와 일상을 잇는 ‘한 벌의 경험’으로 다시 설계하고 있다.(사진_어반에이트)

20·30 유입의 ‘장면’과 40·50·60대의 ‘현실’… 시장의 지갑은 어디에 있는가

코로나 시기 골프 시장을 뒤흔든 키워드는 20·30이었다.

그러나 지우진 대표는 그 열기를 “잠깐의 장면”으로 본다. 20·30 유입이 분명 존재했지만, 지금 시장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힘은 여전히 40·50·60대에 있다고 판단한다. 반복 구매와 구매력, 그리고 골프장 현장의 주도권이 그 연령대에 있다는 얘기다.

이 지점에서 그의 메시지는 또 한 번 현실로 기운다.

브랜드가 2030의 화제성만 좇으면 정작 매출을 만드는 고객과 멀어질 수 있다. 그래서 그는 트렌드를 보되, “누가 실제로 사고 있는가”를 놓치지 않는다고 했다. 유행을 말하기 전에 구매의 좌표를 먼저 찍는 방식. 어반에이트가 온라인의 허상보다 현장을 먼저 보게 된 이유도, 결국 여기에 닿아 있다.

그렇다면 왜 골프 패션은 다양해지지 않을까.

골프패션이 다양해지지 못한 이유를 묻자, 지우진 대표는 곧장 ‘재고’를 꺼냈다. 색이 많고 디자인이 강할수록 위험이 커진다. 남으면 손해가 커진다. 결국, 브랜드들은 무난한 선택으로 몰린다. 그는 이 흐름을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고 말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붙는다. 아울렛 시장이다.

“아울렛에 금방 풀리면 물건이 오래 버티지 못하죠.”

정상가 시장이 힘을 잃으면 소비자는 기다리게 되고, 브랜드는 빨리 빼야 하고, 시즌의 옷은 짧은 생명을 갖는다. 이 구조에서 다양성은 도전이 아니라 손해가 된다. 그러니 골프웨어 시장이 무난함으로 수렴하는 건,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시스템이 만든 결론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지우진 대표의 이야기는 종종 옷을 넘어 골프라는 경험으로 확장된다. 그는 한때 전통주 판매를 콘텐츠로 붙여보려 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시간이 지나니까 골프가 포화가 된 상태였고, 새로운 콘텐츠가 뭐가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가 주목한 장면은 라운딩 중 현실이었다.

골프라운딩을 하다 보면 술을 먹기도 한다. 지우진 대표는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콘텐츠가 뭐가 있을까 고민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전통주로 이어졌다. 전통주는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콘텐츠로 만들 수 있겠다’는 판단을 거들었다.

그 연장선에서 등장한 것이 생일 카트 이벤트다. 지우진 대표는 골프장에서 생일파티를 만들어내는 장면을 “어반에이트가 만든 콘텐츠”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실제로 골프장에 제안도 했다고 했다. 회원의 생일날 카트에 작은 장치를 얹어주는 방식이다.

재미있는 건, 그 장치가 생각보다 현장형이라는 점이다. 그는 “풍선 달고 하시는 분들은 초짜”라고 웃으면 말한다. 바람에 휘둘리고, 이동 중에 불편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엔 현수막을 붙였지만, 이동이 불편했고, 결국 날림이 없게 판넬 방식으로 바꿨다고 했다. 카트라는 작은 공간에서 이벤트가 ‘보기 좋게’ 끝나려면, 디자인보다 먼저 동선과 환경을 계산해야 한다는 경험담이다.

이 대목에서 어반에이트가 말하는 ‘필드의 언어’가 선명해진다. 옷도, 이벤트도 결국 현장 물성 위에서 완성된다. 즉, 그가 말하는 골프웨어다움은 멋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에서 불편하지 않은가, 룰과 동선에 맞는가의 문제로 이어진다.

전통주 실험을 접은 결정적 이유는 의외로 제도였다. 그는 “국세청마다 법이 달라요”라고 했고, 인터넷 판매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어도 실제로는 허가증, 해석, 민원 등 변수들이 겹치더라고 설명했다.

“된다고 하는데 유권해석이 다 다르더라고요. 광고를 돌리다가 결국 접었죠.”

그의 말에는 현장을 겪어본 사람 특유의 체념과 결단이 섞여 있었다.

민원도 잦았다. 업체들이 “정지당한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꺼내며 ‘크로스 체크’를 요청했고, 그는 “몇 번 가서 알아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그는 멈췄지만, 관심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 저는 지금도 관심 있는 게 전통주에요.”

여기서 그의 유통의 현실이 또렷해진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사이에는 의외로 규정과 해석과 민원이 놓인다. 그래서 그는 골프웨어를 말할 때도, 플랫폼을 말할 때도, 단정 대신 현실의 구조를 먼저 꺼낸다.

“개인 홈페이지에 공들일 필요 없다… 오픈마켓에 투자하라”

인터뷰에서 가장 실용적인 조언은 의외로 이 지점에서 나왔다. 지우진 대표는 후발주자들에게 ‘개인 홈페이지’에 과도한 시간과 비용을 쓰지 말라고 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하는 사람은 드물어요. 잘 없습니다. 그 시간과 돈, 공을 오픈마켓에 투자하는 게 낫습니다.”

말은 짧지만, 현장을 겪어본 사람의 결론이었다.

멋진 브랜드몰보다 중요한 건 고객이 발견되는 플랫폼이다. 검색되고, 비교되고, 결제까지 이어지는 동선이 짧은 곳. 그는 브랜드가 꿈꾸는 이상보다, 시장의 현실을 먼저 보라고 말했다. 어반에이트가 ‘현장 유통’으로 시작해 ‘유통 설계’로 확장해온 이유가 이 조언 속에 담겨 있다.

지우진 대표는 어반에이트의 다음 장으로 인플루언서보다 AI로 골프패션을 해석하는 콘텐츠를 꼽았다. 요즘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와 바이럴에 집중한다. 하지만 지우진 대표가 말한 어반에이트의 다음 방향은 조금 다르다.

“인플루언서나 홈페이지 중심 콘텐츠보다, AI를 통해 골프패션을 해석하는 콘텐츠들을 선보일 겁니다.”

핵심은 “누가 입었냐”가 아니라 “왜 이 옷이 골프웨어다운가”를 설명해주는 콘텐츠다. 필드의 룰과 상황, 기능과 스타일을 분석해 골퍼가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방향. ‘골프웨어다움’을 감각이 아니라 해석의 언어로 풀어내겠다는 선언처럼 들렸다.

골프가 어렵다고 해서, 골프가 옷까지 ‘흐려져야’ 하는 건 아니다

어반에이트가 만드는 변화는 옷걸이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지우진 대표는 골프장의 경험 자체를 바꾸는 시도도 이어간다고 했다. 생일 주인공의 카트에 생일 문구를 새겨주는 작은 이벤트 같은 것들이다. 사소해 보이지만, 골프는 원래 이런 장면으로 기억된다.

한 줄의 축하 문구, 그날의 사진, 동반자의 웃음. 골프가 룰의 스포츠이면서도 기억의 스포츠인 이유다. 그는 골프의 즐거움이 살아나는 지점이 이런 디테일에서 시작된다고 믿고 있었다.

지우진 대표의 메시지는 결국 하나로 수렴한다.

골프웨어는 골프웨어다워야 한다. 대중성이라는 이름으로 일상복을 닮아갈수록, 필드의 언어는 흐려질 수 있다. 다양성이 막히는 이유는 감각이 아니라 재고와 아울렛의 구조일 수 있다. 2030의 유입은 하나의 장면이었고, 지금 시장의 중심은 40·50·60대라는 현실도 외면하면 안 된다.

그는 현장에서 발품으로 유통을 만들었고, 프로샵의 옷걸이를 바꾸는 일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이야기한다. 이제는 AI를 통해 골프패션을 해석하는 콘텐츠까지 준비한다.

무난함이 안전이 되어버린 시장에서 그는 다시 색을 말한다. 검정과 회색의 편안함 대신, 초록 위에서 살아나는 다채로운 톤을.

골프가 쉽게 대중화되지 않는다고 해서, 골프가 멈춰야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어려움 때문에, 골프는 더 골프다워야 한다. 그리고 그 골프다움이 시작되는 곳이, 지우진 대표에게는 결국 골프웨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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