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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학연수 크로아티아로 가야겠네!"

국제영어능력지수 ‘세계 2위’, 독일·노르웨이 제쳐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물, 공기 맑은 나라 크로아티아, 어학연수 겸 건강 회복 위해 한 달 살기‘강추’

세상에서 영어를 가장 잘하는 비영어권 민족[시사매거진 박재아 기자 ] 2026년이 밝았다. 한국인이라면 새해 계획으로 운동과 영어 공부가 빠질리 없다. 영어 공부를 진지하게 하기 위해 어학연수를 결심했다면, 혹은 다가오는 아이들의 겨울 방학에 여행 겸 영어 자극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 크로아티아를 주목하자.지난 11월 발표된 ‘EF영어능력지수(EPI) 2025’에서 크로아티아가 전 세계 123개국 중 2위를 차지했다. EPI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영어 능력 평가 순위로, 네덜란드

세상에서 영어를 가장 잘하는 비영어권 민족

[시사매거진 박재아 기자 ] 2026년이 밝았다. 한국인이라면 새해 계획으로 운동과 영어 공부가 빠질리 없다. 영어 공부를 진지하게 하기 위해 어학연수를 결심했다면, 혹은 다가오는 아이들의 겨울 방학에 여행 겸 영어 자극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 크로아티아를 주목하자.

크로아티아 국기 (출처_크로아티아관광청/CNTB)
크로아티아 국기 (출처_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지난 11월 발표된 ‘EF영어능력지수(EPI) 2025’에서 크로아티아가 전 세계 123개국 중 2위를 차지했다. EPI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영어 능력 평가 순위로, 네덜란드가 1위를 차지했고, 바로 그 다음이 크로아티아다. 독일(4위), 노르웨이(5위), 핀란드(12위)를 제쳤으며, 전년도 11위에서 단숨에 9계단 상승했다.
1위를 한 네덜란드어는 영어와 같은 게르만어족이라 문법이 비슷하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어는 슬라브어다. 러시아어, 폴란드어와 가까운 언어라 영어와 언어 체계가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도 이들은 어떻게 영어를 '모국어처럼' 하게 됐을까?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시내 (출처_크로아티아관광청/CNTB)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시내 (출처_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출처_EF영어능력지수(EPI) 홈페이지
출처_EF영어능력지수(EPI) 홈페이지

더빙 못하고 안해 영어 잘하게 된 사연

크로아티아에선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더빙이 아닌 자막만 나온다. 아이들용 만화를 제외하면 모든 콘텐츠가 원어 그대로 방송된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에서는 톰 크루즈가 독일어로 말하고, 제니퍼 로렌스가 프랑스어로 연기한다. 시장이 워낙 크기도 하고, 자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거액을 들여라도 더빙을 한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인구는 고작 400만 명에 불과하다 보니 할리우드 영화 한 편 더빙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참고로 전문 더빙 서비스는 콘텐츠 1분당 300달러를 호가하는 경우도 있어 분량에 따라 수천, 수만 달러가 들기도 한다.
2011년, 크로아티아의 한 방송사가 거액을 투자해 인기 미국 드라마를 크로아티아어 더빙으로 방영한 일이 있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시청자들이 "이게 뭐야, 귀가 아프다"며 항의했고 시청률이 곤두박질쳤다. 결국 방송사는 눈물을 머금고 다시 자막 방송을 틀어야 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11년 발표한 시청각 번역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28개국이 자막 방식을 사용하는데, 크로아티아의 성인 콘텐츠는 100% 자막이다.
더빙비용은 비싼데 인구가 적으니 가성비가 낮아 수지 타잔이 안 맞아서도 못하지만, 사람들이 좋아지도 않으니 굳이 더빙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EU 내 GDP 내 관광업 비중 상위 10개국 현황 (단위: %)

자료_ Statista (2024.6.24.), KOTRA 자그레브 무역관 재편집
자료_ Statista (2024.6.24.), KOTRA 자그레브 무역관 재편집

관광업 비중 커, 나라 전체가 영어학원
크로아티아 GDP의 26.4%가 관광업에서 나온다. 2024년 기준 유럽연합 최고 수준이다. 두브로브니크 성벽을 걷는 미국인, 스플리트 시장을 구경하는 독일인, 흐바르섬 해변에 누운 영국인. 한 해 2,638만 명의 외국인이 이 작은 나라를 찾는다.

자그레브 시내 (출처_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자그레브 시내 (출처_크로아티아관광청/CNTB)

달마시아 해안 카페 웨이터에게 영어는 생존 기술이다. 관광 시즌인 7월 부터 석 달 동안 1년 치 돈을 벌어야 한다. 영어 못 하면 팁도 못 받는다. 민박집 주인도, 택시 기사도, 수산시장 상인도 마찬가지다.
수도 자그레브에서 400km 떨어진 코르나티 제도의 작은 섬마을 어부조차 영어로 "오늘 갓 잡은 문어 살래요?"라고 말한다.

(출처_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출처_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우리 말 어려워요, 우리가 배울게요"

크로아티아어는 배우기 쉽지 않다. 7가지 격변화가 있고 동사 활용도 복잡하다. “외국인이 몇 달 배워서 익힐 수 있는 언어가 아닙니다.”라고 자그레브대 언어학과 이반 코바치 교수는 말한다.
인구 400만의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인들은 일찌감치 깨달았다. 세상과 소통하려면 먼저 배워야 한다고. 정부는 1991년 독립 직후부터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 교육을 의무화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수학, 과학을 영어로 가르치는 학교가 늘었다.

영어와 크로아티아 단어 비교(출처_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영어와 크로아티아 단어 비교(출처_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사투리 없는 스탠다드 영어 구사 비결

"크로아티아 사람들 영어 발음 진짜 좋더라." 두브로브니크를 다녀온 한국인 여행자들이 하는 말이다. 왜 그럴까?
런던 억양도, 뉴욕 억양도 아니기 때문이다. 크로아티아인들은 할리우드 영화, BBC 다큐, CNN 뉴스를 자막으로 접하며 자랐다. 특정 지역 억양에 물들지 않았다. 그 결과 명확하고 중립적인 '국제 영어'를 구사한다.
EF 보고서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은 대부분 듣기와 읽기는 강하지만 말하기는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오히려 반대다. 매일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나는 카페, 호텔, 해변이 그들의 ‘스피킹 학원’이기 때문이다.

연설 중인 유르치치 한국 지사장 (사진_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연설 중인 유르치치 한국 지사장 (사진_크로아티아관광청/CNTB)

아직 발견 못한 ‘영어 맛집’ 블루오션

영어 연수지 하면 필리핀, 캐나다, 호주를 떠올린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다른 매력이 있다. 생활비가 런던의 절반, 더블린의 60% 수준이다. 세계 2위 영어 환경에서 아드리아해를 보며 공부할 수 있다. 치안도 유럽 최상위권이다.
크로아티아관광청 마르코 유르치치(Marko Jurčić) 한국 지사장은 "크로아티아 한 달 살기를 강력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1244개 섬을 가진 크로아티아는 섬마다 문화 유적과 생활 습관이 달라 한 나라가 아닌 듯 다채롭다"며 "영어가 안 통하는 곳이 없어 어학연수에 최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곳 사람들은 책에서 배운 영어가 아니라 오늘 당장 손님에게 쓸 수 있는 살아있는 영어를 구사한다"고 덧붙였다.
유르치치 지사장은 "유럽에서 가장 치안이 안전한 나라"라며 "여성이나 아이들도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해변과 맑은 물을 자랑하는 크로아티아는 영어 공부와 함께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강조했다.
슬라브 문자 체계의 기원이 된 글라골 문자를 9세기에 만들었던 민족이 21세기엔 영어 2위 국가가 됐다. 언어의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세계어를 받아들인 그들의 실용적 지혜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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