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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1년, 기억을 되살리는 동화 '맑음이' 출간

고등학생 작가 2인, 잊히는 비극 속에 ‘기억을 위한 기록’ 펴내

[시사매거진 한창기 기자] 대형 참사였음에도 사회의 기억은 빠르게 흐려진다. 그 침묵의 틈에서 두 명의 고등학생이 '기억을 남기는 이야기'를 선택했다. 위로가 아닌 기록, 공감이 아닌 지속을 택한 동화책 '맑음이'다.동화책 ‘맑음이’(도서출판 원더박스)는 제주항공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제작됐다. 글은 현로아 작가가, 그림은 양현수 작가가 맡았다. 두 작가 모두 열여덟 살 고등학생이다. 이들은 '겨울에 머무른 채 아직 봄을 맞지 못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슬픔을 덮는 이야기 대신 기억을 붙드는 서사를 선택했다.'맑음이'는 실제 사건

동화책 맑음이 표지.(사진_원더박스)
동화책 맑음이 표지.(사진_원더박스)

[시사매거진 한창기 기자] 대형 참사였음에도 사회의 기억은 빠르게 흐려진다. 그 침묵의 틈에서 두 명의 고등학생이 '기억을 남기는 이야기'를 선택했다. 위로가 아닌 기록, 공감이 아닌 지속을 택한 동화책 '맑음이'다.

동화책 ‘맑음이’(도서출판 원더박스)는 제주항공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제작됐다. 글은 현로아 작가가, 그림은 양현수 작가가 맡았다. 두 작가 모두 열여덟 살 고등학생이다. 이들은 '겨울에 머무른 채 아직 봄을 맞지 못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슬픔을 덮는 이야기 대신 기억을 붙드는 서사를 선택했다.

현로아(왼쪽), 양현수(오른쪽) 작가.(사진_원더박스)
현로아(왼쪽), 양현수(오른쪽) 작가.(사진_원더박스)

'맑음이'는 실제 사건에서 출발한다. 참사 당시 해외여행을 떠났던 일가족 9명이 모두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가족의 반려견이었던 '푸딩이'만이 한국에 남겨졌다. 푸딩이는 주인을 잃은 뒤에도 마을을 떠돌며 가족을 기다렸고, 차 소리와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긴 겨울을 버텼다.

이 사연은 동물보호단체 '케어'를 통해 알려지며 큰 울림을 남겼다. 푸딩이는 2025년 2월 새 보호자에게 입양됐지만, 기다림의 시간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여운으로 남았다.두 작가는 푸딩이의 이야기를 접한 순간을 계기로 동화를 구상했다.

로아 작가는 "가족을 여전히 기다리는 강아지를 보며, 우리가 잊어버린 그날이 다시 떠올랐다"며 "제주항공 참사를 향한 사회의 침묵이 가장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된 ‘맑음이’는 감정의 위로를 넘어 기억을 지속시키는 기록으로 완성됐다.

그림은 상징을 통해 메시지를 확장한다. 작품 전반은 노란색과 파란색, 두 가지 색만으로 표현됐다. 이는 강아지가 인식할 수 있는 색의 범위를 반영한 선택이다. 현수 작가는 "푸딩이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면, 그 세계는 단순하지만 오히려 더 선명했을 것"이라며 "그 단순함이 상실과 기다림을 더욱 또렷하게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맑음이'는 슬픔을 직접 호소하지도, 질문이나 비난을 던지지도 않는다. 대신 '맑음'이라는 존재를 통해 독자에게 조용히 묻는다. 기억은 어떻게 남는가, 우리는 무엇을 잊고 있는가.

두 작가는 이 책이 유가족들에게 "작은 담요 한 장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직은 부족한 고등학생이지만, '맑음이'를 만드는 우리의 태도만큼은 누구보다 진심이었다"는 말처럼, 이 책은 기억하는 사람이 사라지지 않도록 남겨진 기록이다. 잊히는 참사 속에서 '맑음이'는 지금도 조용히 사회에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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