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김찬우 교수)메타티칭의 시대, 끝까지 읽는 아이가 노벨상을 연다

“관록이냐 혁신이냐” 노인회장 선거전 4인 4색 인물전

‘부패 혐의’ 김호일 vs ‘횡령 꼬리’ 이중근…전‧현직 맞대결 ‘혁신‧경륜’ 기치 내건 4선 국회의원 출신 이규택 vs 오제세

[시사매거진 김길수 기자] 1000만 노인시대, 대한노인회 제19대 중앙회장을 뽑는 선거전이 지난 22일부터 시작해 닷새  간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선거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구 거구장)에서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4파전이다. 전직 국회의원 3명과 기업인 1명의 대결이다. 경남 지역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현재 대한노인회 중앙회장을 맡고 있는 김호일(1942년생) 후보, 수도권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규택(1942년생) 후보, 부영그룹 회장 이중근(1941년생) 후보, 충청권 국회의원 4선 출신 오제세(1949년생) 후보 등 모두 4명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사단법인인 대한노인회는 국내 최대 노인단체로 회원이 300만명에 이른다. 전국 244개소 지회와 해외지부 20곳을 두고 있다.   

이번 선거전의 주요 이슈로 이중근 후보의 재도전 성공 여부가 꼽힌다. 그는 17대 노인회장을 지내던 중 지난 2020년 횡령 혐의로 법정구속됐다. 회장직을 끝까지 채우지 못 하고 하차한 것이다. 그의 재도전에는 명예회복 의지가 담겨 있다. 그래서 ‘횡령 범죄’ 꼬리표가 선거전을 통해 다시 부각될 수밖에 없는 점은 감내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그는 내심 ‘단독 추대’ 되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다선 국회의원 출신의 쟁쟁한 후보자들이 비리 혐의 오점이 있는 이 후보자에게 노인회장 자리를 그대로 내줄리 만무한 일. 이 후보자의 고심은 깊었지만, 김호일 현 노인회장에 대한 조직 내 비판 여론이 높은 데다, 또 16대 노인회장을 지낸 이심 전 회장이 이중근 후보의 이번 출마를 종용해 결국 나서게 됐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또 하나 관전포인트는 현 노인회장 김호일 후보자에 대한 집중적 비판 여론이 노인회 전체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노인회 내부는 물론, 외부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김 후보자와 현재 노인회 운영 실태에 대한 불법성과 부패에 대한 공세를 펼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노인회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새롭게 혁신을 맞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조성되고 있다. 

‘부패 혐의’와 ‘돈 문제 이미지’의 부담을 안고 싸우는 현재 회장과 직전 회장의 대결 양상도 관심사지만, ‘혁신’과 ‘안정적 운영’의 기치를 내건 베테랑 지도자들의 대결도 눈길을 끈다. 4인 4색 후보자들 정리했다. 순서는 이름 가 나 다 순.  
 
‘조직 장악 안간힘’ 김호일 

김호일 現 회장
김호일 現 회장

김호일 후보자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18대 회장을 지내면서 노인 예산 확충, 노인 사회참여 촉진, 시니어 스포츠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인 이슈를 부각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강한 리더십과 조직 장악력도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는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당해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타이밍 상 그의 선거에는 매우 불리한 요소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김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그는 지난 3월 총선 때 대한노인회 구성원들에게 22대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그의 친동생이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노인복지당에 투표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단체 내 직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거나, 후보자의 가족이 임원으로 있는 단체에서 대표 명의로 선거 운동을 하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공직선거법 제87조). 이 사건은 선관위가 지난 6월 중순에 경찰에 김 후보를 고발해 수사가 시작됐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당선 되더라도 사법처리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외에도 김 회장은 여러 구설에 휘말리며 잡음을 낳았다. 그는 자신의 성향과 반대되는 연합회장과 지회장을 징계해 투표권을 박탈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며 노인회가 한동안 시끌했다. 일부 지회에서는 성명을 내고 ‘노골적으로 정적을 제거하려는 움직이었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밖에도 가짜 박사학위 취득 의혹, 대한노인회 기부금 부정 사용 논란 등의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고충을 겪고 있다. 급기야 선거를 앞두고 71개 단체로 구성된 시민단체들의 모임까지 나서서 김 후보자가 대한노인회를 파행적으로 운영했다며 퇴진을 요구해 수세에 몰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재선을 노리고, 이번 19대 중앙회장 선거를 의도적으로 앞당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회장 임기가 10월까지여서 선거가 10월 초쯤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선거일정을 빨리 진행해 경쟁후보자들의 기회를 축소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나돌았다.

그럼에도 김 후보자는 현 회장 프리미엄을 갖춘 강력한 후보자로 꼽힌다. 조직 내 지지세력이 여전히 많고, 노인회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을 체계적으로 이어가려면 본인의 연임이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지지세력을 규합 중이다. 

    
‘노인행정 전문’ 오제세

오제세 前 의원
오제세 前 의원

오제세 후보자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정치계에 발을 들이기 전에 인천광역시 행정부시장과 온양시장, 대천시장 등을 역임하면서 다양한 행정 지도자의 이력을 쌓았다. 그런 후 제17대부터 제20대까지 네 번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4년 열린우리당으로 입당한 이후 민주당에서 내리 4선을 했다. 2020년 5선 도전에 대한 의지가 강했지만, 컷오프 됐다. 이듬해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 최재형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이어 윤석열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이어 2022년 국민의힘 후보로 충북도지사에 도전하고, 또 올해 치러진 총선에서 국회의원 5선을 노렸지만 역부족으로 계속 실패했다. 이번에는 노인회장 선거에 도전한다. 이런 이력 때문에 ‘정치 신념’ 보다는 ‘감투 집념’이 강하다는 인상도 풍긴다.         

과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적이 있어 보건복지 분야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는 그의 장점이다. 차분한 복지 전문가로서의 행정 리더 이미지에다 다른 후보들 보다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대한노인회 수석부회장을 지낸 터라 노인회 운영에 대한 이해도도 뒤처지지 않는다. 

그는 노인회 역량 강화와 예산 확보 능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노인문화증진센터 설립과 지회장, 사무처 직원들의 처우 개선 등을 공약했다. 

오 후보자는 그의 화려한 경력에 비해 노인회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번 선거전을 통해 오 후보자가 과거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육감에게 인사청탁문자를 발송한 의혹이 다시 떠오르기도 했고, 또 민간 요양기관과 관련해 개인재산 발언을 하며 논란을 일으킨 점도 구설수에 올랐다. 무엇보다 2019년 일명 ‘오제세법’ 때문에 그가 고발당한 사건은 오점으로 꼽힌다. 민간 요양기관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후원금을 받고 민간 장기요양시설의 회계 기준을 다소 완화하는 내용의 대체입법안을 발의한 혐의로 고발된 사건이었다.  


‘실속‧혁신 두 마리 토끼’ 이규택

이규택 前 의원
이규택 前 의원

이규택 후보는 중앙일보, TBC, KBS 등에서 기자로 근무한 언론인 출신이다. 1980년대 중반 민주화추진협의회에서 활동하다 정계에 입문해 통일민주당, 꼬마민주당, 통합민주당 등 야권에서 정치틀을 닦은 후 한나라당에 합류했다. 민주당 간판으로 두 번, 한나라당으로 두  번 국회의원을 지냈다.       

정치권에서 민주화 운동의 선봉에 섰던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후보는 노인회의 혁신을 강조한다. 노인 1000만 시대를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노인회를 정치적 단체가 아닌 노인복지 향상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단체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게 그의 공약 기저에 깔려 있다. 정부 조직에 노인복지청을 둬야 한다는 공약도 이런 맥락이다. 필수적 국정 과제로 자리 잡은 노인 문제를 노인복지청에서 전담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정 파트너로서 노인회가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인회를 이끄는 리더는 반드시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하고, 현실적인 비전을 가지고 진정성 있게 노인회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향후 노인회와 정부 및 기타 단체들 간의 원활한 소통 가교 역할을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이 후보는 일찌감치 지역 경로당을 다녔다. 시찰을 다닌 게 아니라 실제로 지역 경로당을 생활공간으로 두고 지내왔고, 이런 중에 지역 단위 조직에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 잘 파악해왔다. 그는 현역 정치인 시절부터 노인복지에 특별히 관심이 많았다. 국회의원 재직시 지역구(경기도 여주 등)에 노인복지관, 마을회관, 경로당 등 총 100여 곳의 노인시설을 유치한 것은 그가 노인복지에 쏟고 있는 관심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경영 능력 면도 짚어볼 만하다. 이 후보는 2013년 회원 72만명을 둔 한국교직원공제회를 성공적으로 개혁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회원 82만명, 자산 52조7000억원의 단체로 성장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는 그의 큰 자산이다. 

반면 국민의힘 이 후보가 노인회를 이끌면 특정 정치색을 강하게 풍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의 강한 혁신 이미지가 노인회와 잘 어울릴지도 관건이다.  

그럼에도 이 후보자는 정계 은퇴 이후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100세 시대, 지금부터 준비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강조하며 이미 10여년 전부터 노령사회에 대한 준비를 해온 점, 한국교직원공제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명예회복 설욕전’ 이중근   

이중근 (주)부영 회장
이중근 (주)부영 회장

17대 노인회장을 지낸 이중근 후보자는 이번 선거 후보군에서 유일하게 기업인 출신이다. 그는 ‘임대주택 건설의 신화’ 부영의 창업주로 유명하다. 부영의 오늘이 있기까지 처음부터 현재까지를 진두지휘한 업적을 갖고 있다. 그는 기업활동으로 번 돈을 사회에 적극적으로 환원해왔고, 특히 본인처럼 가정형편 때문에 수학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돕는 데 앞장섰다. 한 때 자신의 고향인 전남 순천 지역에 거액을 희사해 전무후무한 ‘기부 천사’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돈을 좋은 곳으로 선하게만 뿌린 건 아니었다. 

그는 선한 이미지와는 달리 다양한 금품 관련 의혹도 달고 있다. 그가 17대 대한노인회 중앙회장을 지내던 당시 금품살포 의혹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또 노인회 지회장의 지회운영비 지원과 관련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재임 당시 중앙회장 사무실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부영 사옥을 사용하는 등 기업에서 하던 스타일대로 노인회를 운영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무엇보다 부영 경영 시 저지른 4300억 횡령 건으로 노인회장 재임 도중이었던 2020년에 법정 구속된 점은 이 후보의 가장 아픈 역사다. 노인회장 임기를 다 채우지 못 하고 불명예 퇴임한 모습이 불과 4년 전 일이어서 이 후보자는 선거에서 이 약점을 잘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  

부영그룹을 상대로 싸우는 임차인들의 모임 ‘부영연대’의 존재도 이 후보자에게는 큰 부담이다. 부영연대는 ‘부영이 서민들을 상대로 임대아파트를 지으면서 갖은 비리와 횡령으로 건설자재를 부실하게 이용해 임차인들이 어려움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후보자가 여기저기에 거액을 희사하면서 살아온 배경 뒤에는 ‘부실시공’과 ‘조직적 횡령’이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그는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19대 노인회에서 유종의 결실을 거두겠다는 의지가 전해지고 있어서다. 그는 △대한노인회 중앙회관 건립, △노인연령 단계적 상향 조정, △재가 임종 제도 전환 추진, △출생지원·노인복지전담 인구부 신설을 위한 관계기관 협력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김길수 기자기자의 다른 기사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