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 “음악은 이렇게 만들어져요”
작곡가를 위한 공방, KNSO 작곡가 아틀리에 2기
[시사매거진] KNSO 작곡가 아틀리에, 이곳은 작곡가를 위한 작업실이자 새로운 음악을 위한 R&D 현장이다. 말 그대로 소리를 만드는 연구소이자 공장인 것. 현장의 오케스트라는 정교한 톱니바퀴가 굴러가는 다양한 소리들로 가득한 거대한 기계 같았다. 모두가 새로운 기법들을 익히느라 쿵쾅쿵쾅 여러 소리들로 소란을 피우며 시름이 한창이다. 새롭게 탄생하는 소리들은 저마다의 존재감을 알리며 탄생의 첫 울음을 세상에 알렸다.각기 색다른 설계도를 가지고 자신의 음악을 선보인 작곡가들은 소리의 디자이너이자 설계자이다. ‘스코어’라고 부르는 도
[시사매거진] KNSO 작곡가 아틀리에, 이곳은 작곡가를 위한 작업실이자 새로운 음악을 위한 R&D 현장이다. 말 그대로 소리를 만드는 연구소이자 공장인 것. 현장의 오케스트라는 정교한 톱니바퀴가 굴러가는 다양한 소리들로 가득한 거대한 기계 같았다. 모두가 새로운 기법들을 익히느라 쿵쾅쿵쾅 여러 소리들로 소란을 피우며 시름이 한창이다. 새롭게 탄생하는 소리들은 저마다의 존재감을 알리며 탄생의 첫 울음을 세상에 알렸다.
각기 색다른 설계도를 가지고 자신의 음악을 선보인 작곡가들은 소리의 디자이너이자 설계자이다. ‘스코어’라고 부르는 도면 위에 그려진 설계도가 제대로 구현되는지 신경을 곤두세운다. 작곡을 의미하는 컴포지션(Composition)은 여러 협력 요소들을 잘 버무려 최종 완성작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말한다. 그래서 작곡가 혼자서는 작업을 완성할 수가 없다. 따라서 여러 연주자들과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립심포니 작곡가 아틀리에는 작곡가의 상상력과 스코어 그리고 현장의 소리들을 최종적으로 만들어가는 최고의 실험장인 것이다.
오케스트라 리딩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대표이사 최정숙,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의 ‘KNSO 작곡가 아틀리에’ 오케스트라 리딩이 지난 10월 31일, 11월 1일 양일간 국립예술단체공연연습장 오케스트라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오케스트라 리딩은 작곡가의 상상 속 음표가 실제 오케스트라 소리를 입는 시간이다. 단순히 악보를 처음 연주하는 것을 넘어 지휘자와 단원들의 의견이 더해져 창작곡이 관객에게 닿을 수 있도록 수정·보완되는 과정이다.
이들의 작품이 리딩에 오르기까지 10개월간 3회에 거쳐 전문 작곡가 멘토링이 실시됐다. 더욱이 이번 기수에는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가 작곡 멘토로 함께 했다. 무엇보다 그는 작곡을 전공한 지휘자이자 한 악단의 수장으로서 신진 작곡가에게 기보 속 음(音)과 실제 음(音) 사이의 간극을 잘 이해시킬 적임자로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피드백을 더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갔다. 멘토링은 프로그램 디렉터 김택수(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 교수)를 필두로 루체른 페스티벌 상주작곡가를 역임한 디터 암만(루체른 음대 교수), 퓰리처상과 그래미상을 수상한 애런 제이 커니스(미국 예일대 교수)가 멘토로, 그리고 지난해 상주작곡가로 위촉받은 작곡가 전예은이 함께했다.
작곡가 아틀리에 2기
이번 리딩에는 지난해 사전 공모 통해 1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작곡가들로 김은성(39), 김재덕(28), 노재봉(28), 이아름(34), 조윤제(33)가 참여했다. 10개월의 창작 기간을 거쳐 완성된 작품들의 다양한 캐릭터는 현장에서 빛을 발했다. 음악적 환상을 다각도에서 포착한 김은성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만화경>, 애국적 메시지를 담은 김재덕의 <한국 환상곡(Korea Fantasy)>, 고령화 시대를 담은 노재봉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집에 가고 싶어>, 시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음악으로 푼 이아름의 <아플라(aplat)>,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의식을 담은 조윤제의 <고래> 등 폭넓은 주제만큼 다양한 작곡 기법이 펼쳐졌다.
현재 국립심포니 상주작곡가인 전예은은 “작곡 초기 단계부터 멘토 작곡가들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작품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작곡가 아틀리에는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자, 프로페셔널 오케스트라를 가까이에서 접하며 소통하는 모든 과정이 크나큰 배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비트 라일란트는 수많은 작곡가들 중에서 최종적으로 5명을 선정한 과정에 대해 “모두가 국내외적으로 작곡에 대한 공부가 너무나 잘 되어 있는 작곡가들이었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오케스트라 음색을 고르는 데 있어서 상당한 스킬과 어법들로 준비가 잘 되어있는 작곡가들”이라며 “지금 이 사회에서 이 곡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5곡을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작곡가이기도 한 그는 곡을 쓸 때 “음악이 항상 나의 뇌와 심장으로 받아들여지는가를 자문한다”며 “세월이 흘러도 우리는 결국 인간이고 음악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곡가 아틀리에는…
2014년부터 상주작곡가 제도를 통해 김택수, 이수연, 박명훈 작곡가들의 활동을 지원해온 국립심포니의 중장기 작곡가 육성 사업이다. 세계를 아우르는 한국 창작곡 발굴을 목표로 신진 작곡가들에게 폭넓은 성장의 기회를 주고자 한다. 2021년 첫선을 보인 이래 전예은, 위정윤 등 5명의 작곡가가 소개됐으며 그 중 전예은은 2022-2023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상주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다.
1기에는 신진 작곡가와 완성도 높은 창작곡 발굴에 초점을 뒀다면, 2기에는 작곡가를 위한 저작권법 강의(안혁 변호사,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 전문강사)와 스코어 리딩 교육(성유진 PD, 영상프로덕션 씨콘박스 대표)을 신설해 직업 작곡가와 전공생에 대한 실질 지원을 적극 모색, 육성의 다각화를 꾀했다.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한국 문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작곡가를 육성하는 것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오선지에 기록하는 것과 같다”며 “긴 호흡으로 다채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품은 한국의 젊은 작곡가들이 자신의 음악 세계를 구체화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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