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서실장 791일
정해창의 청와대 일지
[시사매거진 304호] 1990년 12월부터 1993년 2월까지 2년 2개월간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정해창의 회고록 《대통령 비서실장 791일: 정해창의 청와대 일지》가 출간되었다.저자 정해창은 책머리에 “평생의 업으로 삼아 정진해 온 30여년 간의 공직생활, 그 마지막을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자리로 장식할 수 있었다는 것은 나에게는 큰 행운이자 더없는 보람이었다”라고 밝혔다. 이 한 단락에서 비서실장으로 지내온 791일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졌다.또한 1990년 12월 27일부터 1993년 2월 24일까지의 촘촘한 기록은 노태우
[시사매거진 304호] 1990년 12월부터 1993년 2월까지 2년 2개월간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정해창의 회고록 《대통령 비서실장 791일: 정해창의 청와대 일지》가 출간되었다.
저자 정해창은 책머리에 “평생의 업으로 삼아 정진해 온 30여년 간의 공직생활, 그 마지막을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자리로 장식할 수 있었다는 것은 나에게는 큰 행운이자 더없는 보람이었다”라고 밝혔다. 이 한 단락에서 비서실장으로 지내온 791일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졌다.
또한 1990년 12월 27일부터 1993년 2월 24일까지의 촘촘한 기록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삶을 엿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목차만 봐도 노 전 대통령이 언제 무엇을 했을지 알 수 있었다. ‘청와대에 들어가기까지’로 시작해 ‘청와대 떠나던 날’로 끝나는 정해창의 회고록은 보통사람 노태우를 다시 한 번 기억하는 매개가 된다.
정해창의 회고록은 지난 2015년 초에 시작해 2022년 3월 1차 작업을 마쳤을 정도로 오랜 기간이 걸렸다. 물론 지난 시간을 돌이켜 글로 쓴다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인 데다 이 책은 대통령과 한 나라의 역사를 돌이켜 보는 것이기에 더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회고록의 1장은 서장으로 노태우 대통령과 비서실에 대한 설명이다. 제2~10장은 3개월 단위로 나누어(제10장은 마지막 2개월) 당시 대통령 비서실에서 일어난 일들을 연대순으로 기록했다. 저자는 1차 초고가 완성되는데 7년 3개월 동안의 노고가 담기 회고록인 만큼 이 책에 기록된 것들이 우리 역사를 올바르게 평가하고 해석하는데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저자가 대통령 비서실장을 할 당시 한국 사회는 그야말로 대변혁기를 지나는 중이었다. 국민 직접선거가 처음 실시되면서 권위주의 체제가 민주주의로 이행하던 중요한 분기점이었으며, 대외적으로는 북방정책을 필두로 외교적 기반을 넓히는 한편, 새질서ㆍ새생활 운동이나 범죄와의 전쟁 등을 전국적으로 실시하여 흐트러진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시기였다.
이에 6ㆍ29민주화선언으로 민주화의 돌파구를 마련했던 장본인인 노태우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사회 전반을 재정비하느라 국내외를 종횡무진했다. 저자 역시 덩달아 바쁠 수밖에 없었다. 국정수행을 뒷받침하는 비서실 총책임자이자 현대사의 사관으로 스스로를 정의내린 저자는 대통령 곁에서 보고 들은 바를 촘촘하게 기록한다.
특히 한국 제조업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제조업 경쟁력 강화회의’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며 재임 기간 내내 온 힘을 다해 경제 발전의 청사진을 마련했던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추적한 기록은 다른 현대사 사료에서 쉬이 보기 힘든 대목이다.
3당 합당이나 대통령의 당적탈퇴 결단 등 한국 정치사에 남은 굵직한 사건들 역시 현장감을 살려 생생하게 그렸다. 현대판 ‘승정원일기’를 남기고자 했다는 저자 자신의 바람대로, 공적 사료의 행간을 채울 충실한 수기로 남을 책이다.
저자는 1960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대구지검 검사로 공직생활을 시작, 법무부 검찰과장, 서울지검 부장검사, 부산 및 서울지검 차장검사를 거쳐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했다. 또한 서울지검장, 대검 차장 등을 거쳐 법무부 장관으로 일했다. 이후 형사정책연구원 초대 원장으로 지내다 노태우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되어 이곳에서 공직생활을 마쳤다. 이후 한국범죄방지재단과 다산학술문화재단을 설립했고, 현재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책 읽고 생각하며 글 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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