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구국 영웅 ‘알렉산드르 넵스키’를 노래하다!

▲ 대구광역시

[시사매거진] 대구시는 13세기 외세의 침략으로 위기에 빠진 러시아를 구한 영웅 ‘알렉산드르 넵스키’를 노래한 프로코피예프의 칸타타 “알렉산드르 넵스키”가 오는 28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래드홀에서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의 연주,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펼쳐진다고 밝혔다.

대구시향의 〈제434회 정기연주회〉인 이날 무대에서는 100여 명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국내외 무대에서 오페라 주역 및 솔로이스트로 활약 중인 메조소프라노 양송미(경성대 교수)와 대구시립합창단, 포항시립합창단 100여 명이 함께 한다. 오케스트라 반주 위에 독창, 합창이 어우러져 침략자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분노와 치열한 전투 끝에 눈부신 승리를 거두었던 투쟁의 역사를 실감나게 그릴 예정이다.

칸타타 “알렉산드르 넵스키”는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동명의 영화음악을 다시 오케스트라를 반주로 한 성악곡 형식인 칸타타로 정리한 것이다. 1938년, 독일 나치스의 침략이 동유럽을 넘어 소련으로까지 확대될 무렵, 소련은 자국민의 단결과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감독에게 ‘알렉산드르 야로슬라비치(Alexander Yaroslavich)’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제작을 지시했다.

역사 속 실존 인물인 알렉산드르 야로슬라비치는 우라지미르 공국 시대 노브고로드의 제후로, 노브고로드, 페레슬라블잘레스키, 키예프, 블라디미르 공국을 다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당시 동쪽에서는 몽골이, 서쪽에서는 스웨덴군과 독일 기사단(북방 십자군)이 잇따라 침략해 왔다. 이에 알렉산드르는 1240년 6월 15일, 네바(Neva) 강기슭에서 스웨덴 대군과 맞서 싸웠고, 승전한 이후 ‘넵스키(Nevsky)'라는 존칭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1242년 4월 5일, 얼어붙은 추트스코예(Chudskoye) 호수 위에서 독일 기사단을 격파해 러시아를 구했다.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 〈알렉산드르 넵스키〉는 에이젠슈타인에게 최초의 유성영화였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영화음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 작업은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가 맡았다. 에이젠슈타인과 프로코피예프는 긴밀한 협업을 통해 영상과 음악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영화 〈알렉산드르 넵스키〉를 완성했고, 1938년 12월 1일 개봉됐다. 이후 1939년 5월 17일, 프로코피예프의 지휘로 칸타타 “알렉산드르 넵스키”도 초연됐다. 프로코피예프의 이 칸타타는 합창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영웅의 활약을 잘 표현해 사회주의 리얼리즘(사회주의 이념의 실현을 창작 정신의 근간으로 하는 사실주의적 방법)의 관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칸타타 “알렉산드르 넵스키”는 ‘몽골 치하의 러시아’, ‘알렉산드르 넵스키의 노래’, ‘프스코프의 십자군’, ‘일어나라, 러시아인들이여’, ‘빙상의 격전’, ‘죽음의 벌판’, ‘알렉산드르의 프스코프 입성’까지 총 7곡으로 이뤄져 있다. 간결한 주제로 각각의 장면을 잘 묘사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얼어붙어 호수 위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러시아군과 독일 기사단의 모습이 극적인 기법으로 묘사된 제5곡 ‘빙상의 격전’은 전곡 중 가장 유명하다.

이 작품의 주요 연출 기법은 상반된 음악묘사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 군대의 음악적 묘사는 자국의 선율이 녹아 든 따뜻한 느낌으로 표현하고 있다. 반면, 독일 기사단이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기계적인 리듬, 활기 없는 선율에 거슬리는 오케스트라 음색과 화음 등으로 부정적인 느낌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이날 전반부에는 브루흐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꼽히는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을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의 연주로 감상한다. 이 작품은 브루흐가 19세 때 작곡에 착수하여 9년 만에 완성한 것으로, 그가 남긴 세 곡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 가장 널리 연주되는 명곡이다. 이 곡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우선 선율이 매우 독창적이다. 또 기교적으로 다소 어려운 면도 있지만 무리 없이 연주가 가능해 바이올리니스트들의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이후 가장 많이 연주되는 바이올린 협주곡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서정적인 선율미에 뜨거운 열정까지 깃든 이 협주곡은 3악장으로 구성 되어있다. 제1악장은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으로 조용한 오케스트라의 서주에 이어 독주 바이올린이 정열적인 카덴차를 연주한다. 제2악장에서는 브루흐의 특기인 선율의 아름다움이 넘친다. 꿈을 꾸듯 달콤한 멜로디가 중후한 멋도 간직하고 있어 마치 오페라 아리아 같은 느낌이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독주 바이올린이 정열적이고 힘찬 집시풍의 선율과 리듬을 화려하게 연주함으로써 현란한 절정을 선보인 후 단숨에 마친다.

이 곡을 들려줄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일명 ‘콩쿠르의 여신’으로 불리며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아티스트이다. 2013년 뮌헨 ARD 국제 콩쿠르 1위 없는 2위, 2016년 쉔펠드 국제 현악 콩쿠르 2위,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2위,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 2위, 차이콥스키, 퀸 엘리자베스,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 입상 등 다수의 해외 유명 콩쿠르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그녀는 해외 언론과 비평가들로부터 “신선하고 탁월한 음악성으로 청중을 매혹시킨 연주자”로 호평 받고 있다.

마에스트로 안드레이 보레이코, 마린 알솝, 유리 스미노프 등에게 러브콜을 받으며,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벨기에국립오케스트라, NDR라디오필하모니 등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 협연한 바 있다. 대구시향과는 지난 2016 유럽 3개국 투어 연주 당시 체코 스메타나홀 공연을 함께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석사를 마친 김봄소리는 현재 동 음악원에서 아티스트 디플로마(전문연주자) 과정 중이다.

연주를 앞둔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칸타타 ‘알렉산드르 넵스키’는 영화음악에서 출발한 작품이라 섬세하고 치밀한 묘사가 인상적인 곡이다. 게다가 풍성한 관현악 반주 위에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합창의 노랫소리는 외세의 침략에 맞선 민중과 군인들의 저항정신, 용맹함이 느껴진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으로 이 작품을 감상한다면 더 큰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구시향 〈제434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R석 3만원, S석 1만 6천원, H석 1만원이다. 국가유공자, 장애인(1∼6급) 및 장애인 보호자(1∼3급), 만 65세 이상 경로, 청소년(8세 이상 만24세 이하)은 확인증 지참 시 50% 할인, 10인 이상 단체의 경우 30% 할인된다. 각 공연 당일 오후 3시까지 전화(1588-7890) 또는 인터넷(www.ticketlink.co.kr)으로 예매할 수 있고, 예매 취소는 각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concerthouse.daegu.go.kr)와 삼덕지구대 건너 dg티켓츠에서 구입 시 1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단, 모든 할인의 중복적용은 불가하며,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문의는 대구시립교향악단(053-250-1475)으로 하면 된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