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후배들에게 꿈과 용기줄 수 있는 선배로 남고파”

‘남성들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자동차 세일즈’ 분야에 과감히 뛰어든 것도 모자라 주위의 부러움을 사며 당당히 ‘판매왕’에 오른 쉐보레(당진) 이상길 차장은 자동차 업계 세일즈 우먼의 파워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후배 여성사원들을 포함한 모든 영업사원들에게 꿈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선배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상길 차장은 오늘도 영업현장을 누비며 고객과 함께 하고 있다. 시사매거진의 ‘자랑스런 충남인’으로 선정된 이상길 차장의 ‘성공보다 아름다운 도전기’를 집중 보도한다.

여성 운전자 비율 35% 시대, 자동차 세일즈 불모지가 노다지?

최근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여성고객’이다. 설계부터 마케팅까지 여심(女心) 사로잡기에 한창이다. 여성을 위한 ‘여성전용차’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성 운전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운전자중 여성 운전자 비율은 97년 16.9%에서 2005년 21.7%, 올해에는 35%로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여성 운전자들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여성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마케팅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자동차업계가 내수부진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남성들의 영역’으로 알려진 자동차 세일즈 분야에 우먼파워가 거세다.

여성만의 섬세함과 끼를 앞세운 이들에게 더 이상 ‘세상 물정을 알면 얼마나 알고, 여자가 판매를 하면 얼마나 잘해서 저리 드셀까’하는 선입견은 용납되지 않는다. 쉐보레 이상길 차장이 자동차 판매에서 좋을 실적을 거둔 것도 고객 입장에서 접근하는 영업 전략을 편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여자는 자동차 세일즈 분야에서 불모지인지라 자신이 홍일점으로 부각된 것은 운이 좋은 것 같다며 말문을 연 이상길 차장은 “14년째 일하면서 자동차 세일즈 여러 시상식에 참석 했지만 시사매거진 인터뷰가 유독 설렌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차장이 대우자동차 판매(주)에 입사한 것은 지난 1998년 10월. 입사 당시 자동차의 각 명칭, 기능, 사양 등 자동차 전문용어들에 익숙치 않았던 그는 “그것도 모르면서 무슨 자동차 영업을 해”라는 고객의 질타에 어쩔 줄을 몰라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런 고객들로부터 양질의 충고와 질타가 있었기에 오늘의 영광이 있었다며 이제는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다.

여장부로서 남성들과 어깨 나란히 하고파 이 길로

그가 입사했던 지난 98년 당시는 ‘IMF’ 금융위기의 발발로 국가의 대표 브랜드였던 자동차 업계가 큰 타격을 받던 때였다. 그 시기에 그가 자동차 세일즈에 뛰어든 계기를 들어보자. “개인의 능력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습니다. 특히 자본금과 사업비 없이, 특히 여성이 할 수 직업은 가사일과 병행해야 한다는 저 자신만의 틀을 갖고 있었습니다.

더 큰 계기가 있었다면 여장부의 소리를 자주 듣던 저는 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습니다. 어느 기업의 소속으로 업무를 해도 ‘여자니까’ 라든지 ‘여자라서’ 라는 말을 듣느니 차라리 같은 환경에서 오로지 실적으로서 평가받는 세일즈가 저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현대사회는 전문직의 위상이 높아져 가고 있는 시대이다. 이 차장은 “부모님의 말씀대로 따르기 보다는 저 자신만의 능력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이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지금도 후회는 없다”며 “앞으로 도 후배 여성사원들을 포함한 모든 영업사원들에게 꿈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선배로 기억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상처 잘 받던 여자가 당진에서 일내다!

그는 입사 전 웅진출판사 지부장으로 내근직 일을 했다. 결단력 없고 회의에서 발표하기를 꺼려 상처도 잘 받고, ‘노’라고 거절도 못하는 그였지만 자동차 세일즈를 시작한 후 완연히 달라졌다. “여러 계층의 고객들과 만나면서 터득한 부드러운 설득과 적당한 협상이 자동차  판매로 연결하는 지혜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언제인가부터 이상길이가 당진에서 주목 받는 여자로 변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모든 언행이 조심스러웠고 지금은 누구의 아내와 누구의 엄마가 아닌 자동차 영업사원 이상길입니다.”

그는 자동차 판매 특별 노하우에 대해 “여성들이 사회 참여가 늘어나는 점을 이용해 자동차의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장롱 속 면허를 꺼내게 해 본인 명의로 자동차를 소유하도록 유도한 것이 특별한 노하우라면 노하우”라고 말했다. 특히 13년 동안 영업사원으로 자동차를 팔아온 그의 마케팅 비결은 무엇보다도 고객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한 대 팔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 때문에 기존 고객에게 정성을 다하고 고객이 필요한 정보를 계속 제공하다보면 고객이 저절로 찾게 마련이지요” 그러나 현재 전국영업순위가 상위권이란 성과를 이루기까지 그에게도 많은 시련과 장애가 있었다. “들에 핀 갈대는 꺾이지 않듯이 저에게는 본능적으로 절대 꺾이지 않는 근성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저의 천부적인 능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는 세일즈의 꿈을 꾸고 있는 젊은 후배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면 역시 ‘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한국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는 점은 저에게 큰 이점이 되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늘면서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점차 자동차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장롱 속에 잠들고 있는 운전면허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성의 지위가 더욱 늘어날 것이고 이것을 잘 이용하면 큰 노하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고객님 제발 부탁인데 선팅만 해드리면 안되겠습니까?”

그는 가끔 지나친 할인이나 서비스를 요청하는 고객 때문에 속상할 때도 있다고 한다. 이런 고객 때문에 울며 겨자 먹듯이 실적이나 올리자는 마음으로 오더를 받을 때가 더러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때마다 “고객님 제발 부탁인데 선팅만 해드리면 안되겠습니까? 저희도 먹고 살게 해 주세요”라며 너스레를 떤다고 털어놓았다. 고객에 대한 그의 애절한 부탁을 구체적으로 들어보자. “고객님도 직장에서 매월 급여를 받듯이 저 또한 한 기업의 회사원으로서 고객님처럼 매월 판매한 수당만큼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그 급여로 고객님께 서비스를 해드리거나 할인을 해드리는 것입니다. 저희에겐 한 가지 조건이 더 있습니다. 바로 실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 울며 겨자 먹기로 급여의 많은 부분을 할인해 드리다가 오더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저의 판단 적 착오이기도 하지만 고객님들의 부탁에 가끔 마음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저희는 이미 적절한 계산 하에 할인이나 서비스를 해 드리는 것이니 저의 마음을 제발 흔들어 놓지 말아주세요. 그럼 저도 더욱 좋은 서비스와 혜택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소 의연한 인터뷰를 하면서도 그는 자신이 관리는 모든 고객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제가 지금 이런 자랑 스런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고객님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가끔 지나친 할인이나 서비스를 요청하는 분도 있었지만 모두 저에겐 소중한 고객님이십니다.” 주일은 교회에서 봉사활동하고, 한 달에 2회 정도 골프 라운딩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는 그는 “이제 자동차 대리점 대표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이 목표를 향해 달리고, 달리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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