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위해 병역법 위반한 사건 해결 때 큰 보람

개업한 변호사마다 소위 ‘전문 분야’가 따로 있다. ‘변호사 박소영 법률사무소’의 박소영 변호사는 특히 아동과 청소년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변론은 물론 청소년 선도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들에게 스스로 소중한 존재이고 자아실현의 가능성 있는 존재임을 알려주려고 노력한다. 평소 형사재판을 하면서 범죄는 피고인이 자존감을 느끼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것을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상담을 하면서 스스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달의 ‘법조인 초대석’에 선정된 변호사 박소영 법률사무소를 찾았다.

아동·청소년 재능 찾아주며 자존감 키우는 인천의 수호천사

지난 2008년 1월 인천시 남구 학익동에 문을 연 ‘변호사 박소영 법률사무소’는 우선 나이, 성별, 어려움의 종류에 구애됨이 없이 의뢰인을 대상으로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의뢰인과 법률적인 문제에 얽힌 대화 외에도 좀더 포괄적인 이야기를 나누고자 노력한다. 박 변호사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아동과 청소년 문제. 아이들에게 비행경험의 유무, 부모님의 유무, 재정적인 어려움의 유무, 타고난 재능의 유무에 상관없이 스스로 소중한 존재이고 자아실현의 가능성 있는 존재임을 알려주고 싶어 한다. 박 변호사는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똑똑하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해 보라고 한다. 대부분 성적이 좋지 않으니 똑똑하지 않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똑똑합니다. 학교성적은 여러 평가방법 중의 하나에 불과할 뿐입니다. 하워드 가드너가 ‘마음의 틀’이란 책에서 언급한 7가지 재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곤 합니다.” 하워드 가드너에 따르면 언어적 재능이 뛰어나면 책을 통한 학습에 두각을 나타내고 수학적 재능이 있으면 수와 관련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육체적 재능이 있으면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것에 두각을 나타낸다. 대인적 재능이 있으면 남과 쉽게 이야기하고 때로는 카리스마를 보이기도 한다. 환경적 재능은 식물, 동물, 바다, 땅 같은 것을 다룰 때 두각을 나타낸다. 그리고 내인적 재능은 비슷하게 어려운 상황에 있음에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잘 극복할 줄 아는 능력이다. 이런 재능을 놓고 박 변호사는 같이 재능을 찾아보자고 한다. 아이들이 스스로에게 “저도 왠지 똑똑한 것 같아요. 뭘 잘 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 겠어요”라고 한마디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청소년 자아실현’ 위한 각종 행사에도 발 벗고 나서

박 변호사는 인터뷰 도중 지난 2009년 7월22일 소년재판과 함께 개기일식이 있는 날을 회상했다. 전날 집에서 셀로판지로 개기일식 안경을 만들어서 소년재판에서 1호 부모위탁처분을 받고 나온 친구들과 함께 법원청사 7층 야외광장에서 개기일식을 같이 관람했다. 그날 아이들의 와~하는 환한 미소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변호사답지 않게 동심처럼 순수한 박 변호사를 보게 하는 대목이다. 인천에서 소년재판을 받고 시설 내 처분을 받게 될 경우에는 살레시오, 효광원 또는 소년원으로 가게 된다. 살레시오에서는 6개월 정도 아이들을 보호하면서 봄에는 아이들이 손수 만든 목공예품을 이용한 전시회를 개최하고, 가을에는 아이들이 직접 노래하고 춤을 추는 음악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인천변협 인권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살레시오를 방문하고, 살레시오 아이들이 참여하면 좋을 프로그램이 없을까 소개하기도 한다. 지난 6월1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자아실현을 위한 교육정책과 과제’라는 주제로 동심포럼이 열렸다는 박 변호사는 이날 아이들과 선생님 주제발표자와 함께 ‘자아실현원리와 실천방안’이라는 주제로 주제발표를 한데 이어 6월4일에는 국회 잔디마당에서 열린 ‘동심한마당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3년째 형사재판을 하면서 느낀 점이 범죄는 피고인이 자존감을 느끼지 못할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상담을 할 때는  자신이 이 세상에 온 목적은 모두 의미가 있다는 점에 대한 이야기와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때로는 자존감을 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책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

론다 번의 씨크릿, 존 고든의 에너지버스를 주로 선물한다. 피고인들이 ‘스스로를 소중하게 생각하겠다’고 하는 한마디의 말이나 편지를 받으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어릴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 밑에서 자라다 고등학교 때 할머니마저 돌아가셔 혼자 돈을 벌며 생활해 오던 청년의 경우를 소개했다. 공교롭게도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고 낮에는 공익근무를 하고, 밤에는 생계를 위해서 일을 다녔다는 것. 그러다 피곤하면 공익근무를 빠지는 날이 생기고 병역법 위반으로 구치소 수감과 출소를 반복했단다. 박 변호사는 “병무청에서 가서 생계곤란 병역면제를 문의하고 동사무소에 가서 연락이 끊긴 아버지를 찾고 해서 병역면제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기억에 남는 사건”이라며 “어떤 때에는 구치소 수감자가 오히려 자신이 구치소에서 읽은 책인데 감동을 받았다고 하면서 나에게도 읽어보라고 하면서 소포로 보내온 적도 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국제나눔클럽 부위원장 맡아 봉사활동도 적극 펼쳐

지난 2008년 변호사 업무를 시작하면서 박 변호사는 인하대 경영대학원에 입학해 현재 경영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경영학을 공부한 이유에 대해 “법적인 시각과 다른 시각을 사람들에게 제시해 주고 싶다”며 “법률적인 문제에 부딪힌 사람들에게 법률에 기초한 조언을 해줌과 함께 상대방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제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대학원 공부 외에도 지난 2009년 Young BPW(Young Business and Professional Women)에서 활약하며 부회장도 역임했다.

BPW(Business & Professional Women)는 여성들의 전문적 능력과 지도자적 자질을 키워주기 위해서 설립된 국제단체로서 현재 100여개국에 지부가 있다. Young BPW는 BPW 내에서 35세 이하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을 차세대 여성리더로 이끌기 위해서 도와주고 있는 단체다. 현재  국제나눔클럽에서 교육문화분과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회원들과 함께 지난 1월 필리핀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며 “국제나눔클럽을 통해 동심포럼과 동심한마당이라는 좋은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박 변호사는 인천 중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관리위원, 인천시 여성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고, 현재 인천시 행정심판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변호사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그는 “후배 법학도들에게 법의 이념에 대해 많은 공부와 생각을 해보라”고 조언하면서 “법률가가 법률적인 지식을 배양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질이기는 하지만 지식배양과 함께 인간에 대한 이해, 인간이 법을 만든 근본적인 이유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법이 불완전한 규율을 할 경우 어떤 태도를 갖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을 주문했다. 문제가 생기면, 어떤 법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왜 문제가 생긴 것인지, 앞으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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