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흠 시사매거진 논설주간
김중흠 시사매거진 논설주간

그 나라의 선진화 정도는 공무원이 얼마나 청렴하고 자기개발에 소홀하지 않으며 창의적인가를 보면 알 수 있다.

후진국의 공무원들을 보면 예외 없이 부패하고 무사안일하고 창의력이 없다.

싱가포르는 공무원이 청렴한 것에 힘입어 준 선진국 대열에 올랐고 한국은 정주영, 이병철, 박태준, 이건희 등 민간 기업이 혁신을 주도하고 소득을 끌어올려 전 국민의 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공무원의 청렴도를 상향 견인했다. 또 IT 전산 ERP 등 기술을 관공서에 도입하여 생산성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특히 싱가포르에는 학교 선생님들을 평생 공부와 창의적 사고를 고양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이는 이광요 수상의 먼 미래를 내다보는 선견지명의 결과다.

바람직한 공무원은 현재 사회나 정부 시스템에 문제는 없는지, 그리고 미래 상황을 예측하고 현재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항상 고민하는 창의적인 태도가 견지되어야 글로벌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잘 적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경공업에서 출발해 중화학, 건설, 원자력, 철강, 2차 전지, 조선, 자동차, 반도체, IT, 음악, 드라마 등 다방면에서 세계 톱클래스에 들 수 있었다. 이는 운 좋게도 역대 대다수 대통령이 애국심이 강한 탓에 참모나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결정한 정책에 대해서는 수많은 장애에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강력하게 추진한 결과이다.

예를 들면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기술입국, 초고속 통신망, 금융실명제, 지방자치제, IT 산업 촉진, 사회 인프라 등 먼 미래를 보고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한 정책들이 오늘날 우리나라가 11대 경제 대국이 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런데 앞으로가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경쟁력 있는 제품은 대부분 대기업에서 만들고 Commodity 제품(시장에 대체품이 많은 제품)인데 경쟁상대는 막강한 글로벌 회사 들이다. 이들 제품은 1, 2등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순식간에 망하는 구조이다.

상기 상품에서 경쟁력이 있는 우리나라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자만하거나 안일하게 생각하는 순간, 급격히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 메모리 반도체는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는데 경쟁력이 없어 안 팔린다고 가정하면 1년 이내 외환위기를 불러올 수준이다.

요즘같이 위기의 시기에는 공무원이 기업 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행정 시스템을 창의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목 잡는 규정은 없애고, 예산낭비를 사전에 발견하고 방지하고, 민원을 빨리 처리하고, 형식적인 것은 실속 위주로 바꾸고, 업무에서 상사나 감사의 지적 회피에 급급한 태도를 없애는 등 창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한 예로 논둑에 소형 지하수 하나 파는데 신고서로 제출하는 서류가 10장이 넘고 그것도 몇 번을 나누어 제출해야 하니 농민들은 신고 없이 파는 것이 다반사이다. 이는 신고 형식이 너무 복잡해서 거의 태반이 신고 없이 공사하고 있다. 십수 년간 불합리하게 진행되어 왔는데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요즘 MZ 세대의 공무원 퇴직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의 소리를 들어보면 상사의 시시콜콜한 결재 지적, 창의력을 발휘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조직문화에 가슴이 막힐 정도라고 한다. 톡톡 튀는 생활에 익숙한 MZ 세대들이 공무원 문화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해가 간다. 다행하게도 정부에서 이것을 문제로 인식하고 대안에 몰두하고 있다니 마음이 놓인다.

공무원 문화를 창의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문화로 만들기 위해서 몇 가지 제언을 하자면 첫째 연공서열의 진급 시스템을 확 갈아엎어야 한다. 숨 막히는 상사가 여러 명의 부하의 혁신 생명을 꺼트린다.

둘째 일반 기업에서 성과로 검증된 CEO나 임원급을 부군수 부구청장 부시장 등으로 임명하여 혁신을 주도하게 한다.

셋째 현재 인사고과는 주로 업무에서 지적을 받는 일이 적은 순서의 마이너스 평가를 했다면 앞으로는 생산성 향상, 형식보다 내실 있는 행정, 예산절감 등 창의적인 업무에 플러스 평가를 핵심으로 한다.

넷째 고리타분한 진급 시험을 폐지하고 자기개발, 독서, 건강 체력 증진 노력과 검진 및 테스트 결과, 공무원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인강과 시험 성적, 논문, 리포트, 혁신 성공사례 등으로 대체하여 실제적 업무 능력과 잠재력을 평가한다.

이상과 같이 여러 가지 대안을 제안하였지만, 핵심은 평생 공무원은 누구보다 자기관리와 공부하면서 업무에 창의적으로 적용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실질적으로 국민과 국가에 도움이 되는 행정을 하는 데 있다.

무한 경쟁으로 저만치 앞서가는 기업 활동에 한발 늦거나 뒷북을 치는 행정을 해서는 대한민국이 위기 빠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일제강점기 때 경찰관은 모두 유도와 검도 유단자가 되도록 경찰서 내 도장이 있었고, 그로 인해 일선 범죄 진압 자소서 꼭 맞는 능력을 갖추었다는데 착안했다. 요즘 우리나라 경찰은 과연 현장에서 범죄자를 몇 명을 혼자 제압할 수 있는 능력과 기개를 갖추었는지 물어보고 싶다. 그러면 행정 공무원은 어떤 역량과 태도를 갖추어야 할지 답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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