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90개 업체가 불법행위 신고
전국에 걸쳐 총 1,489곳 현장에서 발생
12개의 유형별 불법행위 피해사례 조사...총 2,070건 불법행위 발생
부당금품 수취가 전체 불법행위의 대략 86% 차지

국토교통부 MI(사진_국토교통부 홈페이지)
국토교통부 MI(사진_국토교통부 홈페이지)

[시사매거진]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는 19일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약 2주간에걸쳐 민간의 12개 건설 분야 유관협회 등을 통해 진행한 '건설현장 불법행위 피해사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불법·부당행위의 현황 및 사례를 세부적으로 파악하여 이를 근절·예방하기 위한 대책에 활용하는 한편, 그간 신고에 소극적이었던  업체도 사실상 건설 관련 모든 협회를 통한 일제 조사를 계기로 적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진행되었다.

조사에는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한국주택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서울경인인천/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광주전남제주/대전세종충남 철근콘크리트 연합회 등이 참여했으며 협회·연합회에서 조사 양식을 회원사에 배포 후 취합해 국토부에 제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대로에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및 개혁입법 쟁취 등을 촉구하는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친 뒤 행진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민주노총 건설노조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대로에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및 개혁입법 쟁취 등을 촉구하는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친 뒤 행진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국토부가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총 290개 업체가 불법행위를 신고하였고, 이 중 133개 업체는 월례비 등 부당금품을 지급한 계좌 내역과 같은입증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며, 84개 업체는 이미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 이러한 불법행위는 전국에 걸쳐 총 1,489곳 현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지역별로 수도권이 681곳, 부산·울산·경남권이 521곳으로 약 80%에 달해 해당 권역에 피해 사례가 집중되어 있었다. 

총 12개의 유형별 불법행위에 대한 피해사례를 조사하였으며, 총 2,070건의 불법행위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었는데, 이 중 월례비 요구가 1,215건으로 절반을 넘었고, 노조전임비를 강요하는 사례가 567건으로 뒤를 이어 부당금품 수취가 전체 불법행위의 대략 8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장비 사용 강요 68건, 채용 강요 57건, 운송거부 40건 등 순으로 유형별 피해건수가 집계되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부산 동구의 한 아파트 신축현장을 방문, 건설노조의 화물연대 동조파업을 앞두고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부산 동구의 한 아파트 신축현장을 방문, 건설노조의 화물연대 동조파업을 앞두고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국토부가 공개한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A건설社는 최근 4년 동안 18곳 현장에서 44명의 타워크레인 조종사에게 월례비 등 697회, 총 38억 원을 지급했고, B건설社는 ’21.10월, 같은 시기에 현장에서 10개 노조로부터전임비를 강요받아 1개 노조 당 100∼200만원을 지급해 월 1,547만원을 지급했다. 또 C건설社는 ’21.10∼’22.2. 기간 동안 D노조로부터 조합원을 채용하거나, 이에 응하지 않으면 발전기금을 낼 것을 강요 받았으며, 결국’22.3월 조합원을 채용하지 않고 300만 원을 발전기금으로 제공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 참여하여 피해액도 제출한 118개 업체는최근 3년의 기간동안 1,686억 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고 응답했으며, 1개 업체에서 적게는 600만 원에서 많게는 50억 원까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 피해액은 업체 자체 추산액은 제외하고, 계좌 지급내역 등 입증자료를 보유한 업체의 피해액만 집계한 결과이며, 타워크레인 월례비와 강요에 의한 노조전임비가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불법행위로 인한 공사지연 일수와 관련해서는 329개 현장에서 있었다고 응답했으며, 최소 2일에서 많게는 120일까지 지연된 사례도 있었다. E개발의 경우 공동주택 건설현장에서 4개 건설 노조로부터 외국인 근로자 출입 통제 등작업 방해 1개월, 수당 지급 요구 등 관철을 위한 쟁의행위 3개월 등 4개월 공사 지연이 되었다고 보고되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명문 초등학교 건립현장을 방문하여 입학 예정인 1학년 학부모들과 부산광역시교육청 교육감 등 학교 관계자들을 만나 공사 진행 현황과 학부모들의 고충을 청취했다.(사진_국토교통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명문 초등학교 건립현장을 방문하여 입학 예정인 1학년 학부모들과 부산광역시교육청 교육감 등 학교 관계자들을 만나 공사 진행 현황과 학부모들의 고충을 청취했다.(사진_국토교통부)

이번 실태조사는 13일까지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나, 신고가 계속 접수되는 상황이며, 다음 주부터는 각 협회별로 익명 신고 게시판을 설치하여 온라인으로도 접수받을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확인하여 피해 사실이 구체화 된 건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근 피해가 발생하여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건설 현장은5개 지방국토관리청을 중심으로 지방경찰청·고용노동부 지청·공정거래위원회 지역사무소 등과 함께 구성된 권역별 지역협의체를 활용하여 집중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19일 오후에 근본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 4차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4차 회의에서는 앞서 1∼3차 회의에서 논의되었던 강요에 의한노조전임비, 타워크레인 월례비, 채용 강요, 장비사용 강요 등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 조문 검토 등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2일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명문 초등학교 건립현장을 방문한 후 공공공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_국토교통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2일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명문 초등학교 건립현장을 방문한 후 공공공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_국토교통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민간 건설사들이 건설노조의 불법행위에 속절없이 끌려가고 보복이 두려워 경찰 신고조차 못했다"라며, "이제는 법과 원칙으로 노조의 횡포와 건설사의 자포자기,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공사장이 노조의 무법지대로 방치되지 않도록 민간 건설사들이 신고에 적극 나서달라”면서 "익명신고 시 국토부와 건설 분야 유관협회가 수사기관에 의뢰하는 것도 지원하겠다"라고 전했다. 

박희윤 기자 bond00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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