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 고교’ 선정으로 우수 신입생 유입 효과 기대

▲ 창원대산고등학교 이두형 교장
‘실력이 있고 문화수준이 높으며 수업 잘하는 학교’를 교육방침을 내세우고 있는 경상남도 창원시의 창원대산고등학교(http://www.cwds.hs.kr/ 이두형 교장/이하 창원대산고). 58년 전통의 사립학교로 교학상장(敎學相長)을 실천하며 지역 인재 양성, 문화·정보 교류, 지역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가고 있지만 이러한 학교의 힘찬 발걸음을 주춤하게 하는 걸림돌이 있다. 바로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리적 여건을 갖고 있다는 것.
창원시 대산면에 소재한 창원대산고는 전교생의 1/3정도만 지역의 대산중 출신 학생이며 그 외의 학생들은 타지역 학생들이다. 하지만 지역 여건상 교통편이 턱없이 부족해 인근지역에서의 접근이 쉽지 않은 환경이다. 때문에 학생들의 통학길은 대중교통으로 1시간 이상이 소모되며 승용차를 이용한다 해도 30분 이내로 단축하기가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녀를 학교에 보내놓은 부모들의 불안은 야간에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에 창원대산고가 그동안의 숙원이었던 ‘기숙형 고교’로 선정, 학교 내에 기숙사 시설이 마련되면 이런 문제들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두형 교장은 “기숙형 고교로 선정되어 학교에 기숙사가 유치되면 창원 뿐 아니라 인근의 김해, 마산, 밀양 등지에서 우수한 신입생이 유입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한껏 내비치고 있다.

자발적인 참여, 각종 대회 수상 소식으로 이어져
▲ 창원대산고는 개교기념일에 앞서 4월초 전교생이 다함께 실시하는 산행을 통해 자신에 대한 도전과 성찰의 기회를 갖게 되고 1년의 학교생활에 대한 각자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수 년 동안 창원대산고는 꾸준히 공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오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의 울타리 안에서 교육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정규 교육과정,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정규 교육과정에는 수준별 이동학습, 교과협의회, 성적 평가회를 통해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꾀한다. 타 학교들이 수준별 이동학습을 통해 영어, 수학 과목을 3단계로 나누어 수업하고 있는데 창원대산고는 여기서 보다 세밀하게 한 단계를 더 나누어 진행한다. 3단계 수준을 다시 상·하, 또는 상·중·하로 나누어 수업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맞춤옷을 입은 듯 자기 수준에 꼭 맞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또한 교사들은 교과협의회, 성적평가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수업을 제공하기 위한 심도 있는 의견들을 나누고 있다. 교과 간 교사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학생상담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 능력을 점검하고 이를 기반으로 학습활동 및 진학 상담을 실시한다.
방과 후에는 보다 다양한 강좌들을 진행해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1998년 경상남도 교육청의 방과후 학교 시험학교로 선정되어 일찌감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적용해온 창원대산고는 이후 지속적 발전을 거듭하며, 사교육비 절감에도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창원대산고에서 실시하고 있는 방과후학교는 교내 교사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만 해도 68개, 외래 강사들 강좌도 32개에 이른다. 주말에는 논술 강좌와 수능 및 TEPS를 위한 외국어영역 강좌를 개설해 글로벌한 인재를 육성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입시와 직결되는 강좌 외에도 무용반, 생태탐사반, 음악반, 미술반, 체육아카데미반을 운영해 학생들의 심신 안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자격증 취득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한자, 컴퓨터, 일본어 능력 시험반도 운영한다.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은 강좌에 애정을 갖고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이런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 결과는 각종 대회의 수상 소식으로 쏟아지고 있다. 특히 무용부는 2006년부터 매년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큰 공연 무대에도 오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생태탐사 동아리는 지난해 KBS 9시 뉴스와 CJ 케이블 방송에 소개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미술부, 사물놀이부, 과학부도 괄목할 만한 성과들을 이루고 있다.
방과후 학교는 사정이 넉넉지 못한 학생들의 가정에 사교육비 부담도 덜어주는데 큰 몫을 한다. 현재 창원대산고 학생 737명 중 701명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고 있어 97.8%에 이르는 참여율을 보여주고 있다. 이 학생들은 또한 2, 3개 강좌씩 복수로 참여하고 있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창원대산고 자체 사교육비 절감 분석 자료에 따르면 방과후학교를 통해 절감된 사교육비는 2008학년도 기준 약 2억 3,500만 원에 이른다. 학생들이 1강좌(마산 YMCA 기준 1강좌 평균 20만원)를 선택했을 때를 계산한 것으로 복수 강좌까지 포함할 경우 그 금액은 어마어마하다.

매년 4월초 전교생이 함께 산행하며 1년 계획 수립
▲ 무용반, 생태탐사반, 음악반, 미술반, 체육아카데미반을 운영하는 창원대산고.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강좌에 참여, 강좌에 더욱 애정을 갖고 참여 결과는 각종 대회의 수상 소식으로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창원대산고의 맞춤식 교육활동은 입시결과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5년간 4년제 대학 진학률은 평균 90%를 넘고 있으며 2000년 이후에는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학생도 9명이나 배출했다. 일반적으로 농산어촌 학생들이 서울대에 진학하면 적응하기 어렵거나 학력 차이가 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창원대산고 학생들은 서울대에 입학해서도 장학생으로 선정되는 등 입학 후에도 발군 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2001년 졸업해 서울대 인문학부에 진학한 김태희 학생은 올해 행정고시에 합격한 기분 좋은 소식을 학교로 알려왔다.
창원대산고 입시관계자는 “아직 2010학년도 대학 입시가 끝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동국대 한의대 1명, 부산대 10명, 성균관대 2명, 중앙대 1명을 포함, 4년제 대학 수시모집 1차에 전교생 50%이상 합격이 확정되었으며 서울대 수시에 1차로 합격한 2명의 학생을 포함, 다른 전형에 도전하는 학생들도 최종 합격이 기대되고 있다”면서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처럼 창원대산고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교를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너른 멍석을 깔아주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각종 프로그램으로 국한시키지 않고 평소에도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전교생이 함께 하는 산행이다.
개교기념일이 있는 4월, 창원대산고는 개교기념일에 앞서 4월초 전교생이 다함께 산행을 한다. “산행은 흡사 삶과도 같다. 힘들게 산을 오르면서 인내를 기르고 정상에 올랐을 때의 기쁨, 그리고 무사히 하산하면서 느끼게 되는 모든 과정과 감정을 통해 삶에 필요한 인성을 되새기게 된다”는 혹자들의 말처럼 학생들은 이 시간을 통해 자신에 대한 도전과 성찰의 기회를 갖게 되고 1년의 학교생활에 대한 각자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도시의 풍요로운 교육환경을 부러워하기보다 부단한 노력과 인내로 뒷심을 발휘하는 학생들, 늦은 시간까지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들, 그리고 묵묵히 지켜봐주는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의 성원으로 창원대산고의 경영 목표와 비전이 더욱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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