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찾고 싶지 않는 낭만포차...관광객 혹평과 불만 가득
- 여수시민은 낭만포차 두번 안간다...많은 개선 필요
- 우후죽순 들어선 주변 상권으로 경쟁 치열한 상인들...건물주만 콧노래
- 현 낭만포차 위치, 임진왜란 유적지 '철쇄방비시설'인줄 알고도 이전?...여수시 해명 요구

거북선대교 아래로 이전한 여수 낭만밤바다 포차 

[시사매거진/광주전남] ‘여수밤바다 낭만포차’는 낭만과 젊음이 있는 설레임과 색다른 먹거리를 기대하는 관광객들이 꼭 방문하는 전라남도 여수의 대표관광지이다.

 여수시가 지난 26일 ‘여수밤바다 낭만포차’ 제6기 운영자와 종사원 등 50여명을 대상으로 친절마인드 함양 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은 ‘고객만족! 친절한 행복도시! 아름다운 여수 이미지!’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시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관광객 수가 늘어남에 따라 우리 여수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여수밤바다 낭만포차’ 운영자와 종사원을 대상으로 친절서비스 교육을 실시했다. 앞으로도 분기별 위생 관리와 친절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낭만포차  친절 교육에 대하여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원인은 안바꾸고 엉뚱한 곳만 긁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수 낭만포차’는 2016년 5월 주철현 시장 재임 당시 종포 해양공원에서 구도심 일원 관광활성화를 위해 처음 문을 열었고 한때 1,300만 관광객을 기록하며 여수시를 대표 해양관광도시로 견인한 일등 공신이었다.

2019년 1월 여수시 종화동 해양공원 일원에 줄지어 늘어서 있는 여수 낭만포차  ⓒ시사매거진 조대웅 기자
2019년 1월 여수시 종화동 해양공원 일원에 줄지어 늘어서 있는 여수 낭만포차  ⓒ시사매거진 조대웅 기자

그러나 아름다운 여수를 알리고 취약계층에게 자립할 일자리, 특색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최초 취지와는 다르게 애초 약속했던 외국 요리 등 다양한 음식 대신에 술안주 중심의 메뉴로 대부분 술을 판매했다.

  포장마차 안에서만 술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해양공원 곳곳에 수십여 의자와 탁자를 마련했고 공원벤치까지 차지하며 술을 판매해 영세업자를 위한 낭만포차 운영권이 '여수 로또'라는 말도 오갔다. 

또한 ▲바가지요금에 대한  오명  ▲선정과정의 공정성 논란 ▲교통난·쓰레기난·소음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불편 등 각종 민원과 논란이 끊이질 않았고 결국 밤마다 벌어지는 술판으로 무질서가 판친다는 비판으로 시민단체가 국민권익위원회에 고발까지 했다.

여수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명목으로 시민토론회와 설문조사 등을 거쳐 2019년 낭만포차를 거북선대교 아래로 이전하기로 결정하고 추진했다.

낭만포차의 이전은 2018년 취임한 권오봉 여수시장의 민선7기 공약이기도 했다.

하지만 거북선대교 관리기관인 익산청이 화재 우려 등 위험성을 제기하면서 도로점용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제동이 걸렸다.

익산청은 여수시의회 질의에 “거북선대교 아래는 “도로법에 따라 교량시설물에 문제가 발생되는 시설은 들어설 수 없다”는 공문를 보냈고 “거북선대교에서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때 빠져나가는 길이 거북선대교 하부 하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로인해 여수시가 그동안 익산청으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 밝히며 거북선대교 아래로 추진한 낭만포차 이전이 결국 엉터리 행정이었다는 비난까지 받았다.

하지만 권오봉 여수시장은 2019년 1월 7일 신년 기자회견장에서 “화재 예방 등 안전조치를 강구해 거북선대교 하부 공간으로 낭만포차 이전을 추진하겠다”면서 “익산청과 협의해 좋은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고집했다.

당시 권오봉 시장은 “도로법 시행령에는 고가도로 하단에 화기가 있는 시설을 설치 못 하게 돼 있지만, 거북선대교는 23m 높이의 해상 교량이어서 고가도로라고 보기 힘들다”며 “서울 노원구의 경우 행인이 많은 고가도로 아래에 LP가스가 아닌 전기 시설을 해 허가 난 포장마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익산청이 제기한 화재발생 위험 시간이 40분, 60분 동안 지속되는 게 문제이지만 이곳은 바로 진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세심한 안전조치가 준비된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하며 거북선대교 밑으로 이전을 강행했다.

 2019년 9월 여수 거북선대교 아래 공사중인 낭만포차 이전 부지 ⓒ시사매거진 조대웅 기자
 2019년 9월 여수 거북선대교 아래 공사중인 낭만포차 이전 부지 ⓒ시사매거진 조대웅 기자

여수 낭만포차 위치 이전에 대한 논란에 낭만포차 근처에 살고 있는 일부 시민들은 "낭만포차를 옮기기보다, 부작용을 감안해 차라리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러한 설치불가 판정에도 깅행한 여수시의 낭만포차 위치 선정을 두고 논란과 의혹이 많았는데 주변에 한 시민은 “낭만포차 이전 위치 선정에는 당시 그 지역 유지들의 입김이 많이 좌우한 듯 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거북선대교 아래 현 낭만포차 위치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에도 나와 있는 철쇄방비시설 유적지로 역사적인 장소인데 어떻게 허가가 날수 있었는지 의문이다“며 검증을 요구했다.

철쇄방비시설은 이순신장군이 임진왜란이 일어날 것을 미리 예상하고 만든 방비시설로서 왜구가 야간에 좁은 수로를 지날 때 쇠사슬에 걸려 피해를 입도록 한 것이다. ⓒ시사매거진 조대웅 기자
진남관 임란 유물 전시관 내 전시된 철쇄방비시설 모형으로 현 거북선대교 아래 낭만포차가 위치해 있는 장소(당시 전라좌수영의 동쪽 소포)에서 돌산도까지 쇠사슬을 걸쳐 매어 적선의 야간 통행을 막았다고 추정한다.  ⓒ시사매거진 조대웅 기자

실제로 낭만포차 이전 이후 불모지였던 거북선대교 아래 부동산 시세와 임차료는 급등했고 현재는 수많은 상가와 펜션으로 여수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이와 상반되게 최초 낭만포차 조성으로 성황을 누렸던 해양공원과 인근 중앙동 일대 구도심 상권은 빈상가와 썰렁한 거리로 와해 직전으로 변모했다.

어찌 되었건 여수를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이 낭만포차거리로 발걸음을 향한 것에 일부 상인들은 "장기간 코로나로 힘들어 차마 문닫지 못해 가족운영으로 근근히 버티는 시국에 정당한 세금과 월세 내고 장사하는 우리는 등한시 되고 있는 반면에 시의 지원과 홍보로 '직원 몇명씩 두고 운영하는 업체' 중 '이제는 누가 영세업체인가' 하고 따지고 싶다"며  격분했다.

그러면서 "예전 주변에 상권이나 인프라 없었을 때 관광활성화 차원에서 만든 포차를 이제는 주변에 상가가 이렇게 많이 형성되어 서로 경쟁만 치열하다"며 "건물주와 땅주인들만 콧노래 부른다, 이제는 정당하게 운영하는 상인들을 위하고 살려야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2019년 10월 거북선대교 아래로 장소를 이전해 새롭게 운영해오고 있지만 낭만포차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은 상대적 비싼 가격과 음식의 질에 대한 불만은 계속 되고 있다.

지난 2020년 9월 여수밤바다의 낭만을 기대하고 낭만포차를 찾은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대표 메뉴 해물삼합에 술을 즐기고 있다. ⓒ시사매거진 조대웅 기자
지난 2020년 9월 여수밤바다의 낭만을 기대하고 낭만포차를 찾은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대표 메뉴 해물삼합에 술을 즐기고 있다. ⓒ시사매거진 조대웅 기자

지난 23일 낭만포차를 찾은 한 관광객은 "기대반 설렘반으로 찾아왓는데 낭만은 없고 기대이하다 실망이다"라며 재방문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또 다른 관광객은 "서비스나 질은  아쉽긴 하지만 여수밤바다를 보며 힐링할 수 있어서 기분전환이 된듯하다"며 밤새 즐기고 싶다며 좋아했다. 

여수밤바다의 아름다운 야경에 어울리는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 청결하고 정직한 손님맞이 문화를 정착시켜 다시 찾고 싶은 여수, 지속가능한 해양관광도시의 명성을 이어 나가길 기대한다.

조대웅 기자 sisa00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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