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헐크파운데이션)

6월 26일 시카고 화이트 삭스 홈경기.

구장전광판 화면에 동양인 4명의 캐리커쳐가 가득 채워졌다. 

주인공은 나(2000 - 2006년)와 현 삭스구장 아나운서 유진 혼다(1985 - ), 언더스로 투수 신고 다카츠 (2004년), 월드시리즈 우승 2루수 다다히토 이구치(2005년).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많은 관중들이 박수 쳐 주었고 이 그림은  시카고 화이트 삭스 구장에 벽화로 남겨서 팬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한다. 

한 달 전 삭스팀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미국 내에서 아시안 혐오가 문제 되고 있던즈음 팬들에게 인종차별을 없애자는 취지로 삭스팀은 팀에 공헌한 아시안 4명을 선정해 전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곧이어 그림을 그릴 화가가 이메일로 나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보내왔다. 그냥 사진만 보고 그릴 수도 있었겠지만 주인공의 마음까지 담아서 그리고 싶은 화가의 의도가 고마웠다. 

근황, 삭스에 대한 추억, 팀에 있을때 인종차별을 느낀적 있는지, 야구가 너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고 가족들은 어떤지? 등등... 나도 성의 있게 답장을 해주었고 그렇게 그림은 완성이 되었다.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삭스팀에서의 7년은 내 인생에서 큰 보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 2015년 월드시리즈 우승 10주년때 온 가족을 미국으로 초청해 주고 , 기억에 남을 환대를 해주었던 삭스팀이 또 이런 행사를 계획해서 나를 놀라게 했다.

돌아보니 언어와 문화의 장벽 앞에서 힘들어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고 팀동료들과 야구장을 찾아주는 팬들에게 진심을 다 한것 뿐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홈런왕도 아니고 레전드도 아니고 먼곳에서 날아온 얼굴색이 다른, 선진야구를 경험하고 싶은 한 사람의 동양인 이었을 텐데 이렇게 오랫동안 인연이 이어지줄 몰랐다. 

화려한 커리어가 없어도 언어의 소통이 어려워도 야구를 사랑하는 나와 그들의 마음들이 이어져서 메이저리그 구장에 벽화로 남는 영광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삭스팀에 깊이 감사하고 나를 기억해준 많은 삭스팀 팬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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