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동 목사

[시사매거진 276호]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 때문에 자신이 가진 많은 것들을 포기했다고 말합니다.

이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전부 누워있으면 방향을 모릅니다. 누군가 서 있는 사람이 있어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지요. 

‘가치’라는 것은 어디에서 오느냐가 중요합니다. 사랑하면 가치가 생깁니다.

다이아몬드가 아무리 비싸더라도 그것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냥 돌일 뿐입니다.

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키우는 개가 가족이지만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귀찮은 녀석, 심지어는 보신탕에 불과합니다.

똑같은 물건을 두고도 나의 마음에 따라 가치는 달라집니다. 사랑하면 귀해지고 미워하면 귀찮아지는 것이지요.

자식은 나에게 힘을 주고 기를 불어넣어 주지만 남편은 골다공증을 가져다줬다고 말하는 아내가 있다면, 그 말은 곧 남편보다 자식을 더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자식이 자신에게 힘을 준다는 말은 맞지만, 골다공증 또한 자식이 준 것입니다. 자식을 사랑하니까 그것이 안 보이는 것뿐이지요. 

그러므로 더 사랑하는 사람을 자식에서 남편으로 바꾸어 보세요. 그리고 남편에 대한 나의 사랑이 식은 건 아닌지 생각해 보세요.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라면 가다가 떨어질망정 하늘의 달도 따러 갑니다. 그런데 그 마음을 오래 지속 하지는 못합니다.

자신을 좋아했던 남자와 결혼했더라도 잘 살 확률은 그리 높지 못합니다. 도끼로 자신의 발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나오기 쉽습니다.

하지만 남편 역시 도끼로 발을 찍었습니다. 그러니 지금의 남편이 최고의 신랑감이라고 생각하고 살기 바랍니다. 이걸 깨닫게 되면 결혼생활이 나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여자는 남자를 위해 희생합니다. 이 말은 분명 옳습니다. 그리고 남자는 여자를 위해 죽습니다.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부부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이것이 잘 안 되는 게 문제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완벽한 남녀가 만나서 결혼을 하는 게 아닙니다. 1등 남자가 1등 여자와 결혼하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사랑하면 눈이 멉니다. 그래서 1등 남자가 꼴등 여자와, 꼴등 남자가 1등 여자와 결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서로 맞춰 가며 살아가는 게 세상의 조화입니다. 

사랑이 있기에 그들이 세상에서 조화를 이룹니다. 그것이 사랑이고 그것이 희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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