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5일(토) 오후 4시, 삼익악기 엠팟홀(서울 강남구 학동로 171)
- 한국판 ‘크로스비, 스틸스 앤 내쉬’ 프로젝트
- 전국 도시 투어 음악회로 진행

3인 3색 기타리스트(유지연, 김광석, 최훈)가 펼치는 또 하나의 ‘쎄시봉’ 콘서트 (스윗뮤직 제공)

[시사매거진] 한국 대중음악 역사와 함께 한 세 명의 기타리스트가 한 무대에 오른다. 유지연, 김광석, 최훈. 국내 최고의 기타리스트들이 함께 만드는 기타 콘서트 ‘3 GUITAR FANTASY'다. 기타를 연주한 지 어느새 50년이 넘는 세 명의 거장 기타리스트들이 한 무대에서 함께 연주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이들이 참여한 음반만 해도 무려 2천여 개, 연주자로 참여한 공연 역시 5천 회가 넘으니 말 그대로 한국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역사라 부를 만하다.

이들 세 명의 기타리스트가 합동 공연을 하기로 마음을 모은 건, 코로나19와 힘겹게 싸우고 있는 일반 시민들을 음악으로 위로하기 위해서다. 코로나 여파로 공연이 사라지고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이 장기화되면서 점차 피폐해지는 마음의 치유를 위한 공연이 필요하다는 것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연주곡들이라면 지금 시기에 가장 적합한 음악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규모와 분위기는 약간 다르지만 이번에 세 사람이 만드는 공연은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알 디 메올라와 그의 음악 동료들이 연출했던 기타 콘서트를 연상케 한다. 1980년 12월 5일, ‘기타 귀신’이라 불리는 알 디 메올라와 ‘기타 학자’ 존 맥러플린, ‘기타 황제’ 파코 데 루치아 등 3인의 기타 거장이 한 무대에 오른 미국 샌프란시스코 워필드극장의 공연은 세계 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공연으로, 전 세계 기타리스트들이 선망하는 공연이다. 또 알 디 메올라가 또 다른 기타리스트인 ‘퓨전의 대부’ 래리 코리엘, ‘집시 기타의 명인’ 비렐리 라그렌과 함께 했던 ‘Super Guitar Trio' 공연 역시 기념비적인 기타 공연으로 추앙 받는다. 국내에도 세계적 수준의 기타리스트들이 많고, 요즘은 특히 화려한 플레이와 개성으로 똘똘 뭉친 젊은 기타리스트들도 넘쳐나지만 깊은 손맛과 영혼이 담긴 연주를 만나는 일을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 세 사람의 이번 공연은 작지만 큰 감동이 있는 특별한 무대다. 오랜 세월 쌓아온 탄탄한 실력에 혼신을 다하는 연주가 더해질 때 비로소 맛보게 되는 희열과 카타르시스, 위대한 음악적 서사와 감동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그런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5일, 삼익악기 엠팟홀에서 펼쳐질 역사적인 기타 콜라보 공연 ‘3 GUITAR FANTASY’에 대한 음악계의 관심도 크다. 음악적 색깔과 활동 방향은 조금씩 다르지만 자타공인 ‘최고’ 소리를 듣고 있는 이들 세 사람이 함께 하는 공연은 기타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량과 하모니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로라하는 기타 연주자가 자신만의 무대를 벗어나 다른 연주자와 한 무대에서 어우러지는 공연은 생각만 해도 황홀하다.

‘기타 마이스터’로 통하는 유지연은 대한민국에서 어쿠스틱 기타를 가장 잘 친다는 평가를 받는 최고의 기타연주자다. 7~80년대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수많은 음반에서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 연주를 선보였던 그는 연주와 편곡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음악인이다. 특히 1978년에 발표된 정태춘의 데뷔 앨범은 유지연의 대표적인 역작. ‘시인의 마을’과 ‘촛불’ 등 거의 모든 곡들의 편곡과 기타 연주를 맡아 역사적인 음반의 탄생을 이끌었고, 이선희, 신형원, 김범룡, 임지훈, 남궁옥분 등 500여 장의 앨범에 참여했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도 탁월한 음악인이 유지연이다. 그가 발표한 ‘사랑과 평화’ ‘실로암’ 등의 노래는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곡이 됐고, 최근에 발표한 앨범의 ‘소확행’ ‘사랑은 다가가는 것’ ‘편지’ 등의 노래도 크게 사랑을 받고 있다.

‘기타 구도자’ 김광석은 문화재와 같은 연주자로 통한다. 70년대 중반, 그룹사운드 ‘히파이브’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일렉트릭과 어쿠스틱을 오가며 다양한 연주 활동을 해왔고, ‘비타’라는 악기를 만들어 ‘김광석류 비타산조’라는 특별한 창작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기타리스트로 평가받는 그는 그동안 수많은 음악인들과 음악적 교류를 펼쳐왔고, 특히 장사익, 주현미 등과의 명품 콜라보 무대로 대중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은 바 있다.

‘기타의 달인’ 최훈은 영화 <와이키키브라더스>의 스토리 모델로 알려진 인물. 미8군 무대를 통해 연주자로 데뷔했던 그는 그룹 ‘들국화’와 ‘믿음소망사랑’, ‘황종음’ 등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고 현재는 ‘와이키키브라더스밴드’와 ‘히식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로 밴드음악을 하면서 최고의 일렉기타 사운드를 들려주었던 그는 <Secret Tears>란 어쿠스틱 기타 음반을 발표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기타 소리를 내는 기타리스트’란 평가를 듣기도 했다. 또한 깊은 감성의 목소리로 ‘한국의 에바 캐시디’란 별명도 갖고 있는 가수 선주와 <최훈이 치고 선주가 부르다>란 빈티지 어쿠스틱 음반도 발표한 바 있다.

3인 3색 기타리스트(유지연, 김광석, 최훈)가 펼치는 또 하나의 ‘쎄시봉’ 콘서트 (스윗뮤직 제공)

세 명의 거장 기타리스트들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음악팬들을 설레게 하는, 매우 흥미롭고도 매력적인 공연이다. 이들의 만남을 한국판 ‘크로스비, 스틸스 앤 내쉬’로 평가하는 음악인들도 적지 않다. 팝과 가요, 클래식과 창작 연주까지를 총 망라하는 이번 공연은 코로나로 인한 피로감에 심신이 지친 대중들에게 음악을 통한 진정한 위로와 위안을 선물하게 된다. 또 깊이 있는 음악에 목말라하는 음악 마니아들은 물론 7~80년대 대중음악 전성기의 추억과 향수를 그리워하는 중장년 팬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대중 친화적 힐링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엄혹한 코로나 시국을 염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3 GUITAR FANTASY’는 그래서 지금 더 필요한 공연이다. ‘오랫동안 코로나와 싸우느라 지친 사람들에게 음악을 통해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는 세 사람의 생각대로, 공연은 전국 곳곳의 크고 작은 무대를 찾아 천천히, 조용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세 명의 연주자가 꼽는, 실력 있는 젊은 뮤지션 빈하영도 함께 한다. 파이프오르간과 피아노를 전공한 연주자이자 뛰어난 싱어송라이터인 그녀의 등장 역시 또 다른 관심거리. ‘3 GUITAR FANTASY'를 통해 마침내 본격 공연 무대에 오르는 그녀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른 정원 제한과 좌석 띄우기로, 선착순 예약을 통한 한정된 인원만 입장할 수 있다. 6월 5일(토) 오후 4시, 삼익악기 엠팟홀(서울 강남구 학동로 171), 인터파크에서 예매하고 입장료는 5만원이다.

하명남 기자 hmn2018@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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