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베트남 야구의 현장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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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베트남 야구의 현장 속으로
  • 편집국
  • 승인 2021.05.1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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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하노이 5월이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덥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라오스와 비교해 무척 시원하다고 방심하고 있던 오늘 5월의 시작은 강렬했다. 

박항서 선배와의 짧은 만남을 또 가지면서 베트남 야구 발전 방향을 진지하게 또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서둘러 유니폼을 챙겨 입고 한국 사회인 야구팀과 저번 주에 이어 다시 시합을 하는 하노이 야구 연합팀을 보기 위해 야구장으로 이동했다. 차창으로 들어오는 강렬한 햇살에 하노이의 습도와 더위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제 몇 번의 훈련장 방문으로 인해 더 친근함이 느껴지는 베트남 선수들과의 만남이 나는 여전히 설렌다. 수줍게 인사를 건네는 그들이 이제 내 선수들처럼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준비 운동을 하고 시합을 앞둔 선수들에게 다가가 야구지도를 하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베트남 야구 발전을 위한 후원 모임보다 현장에서 선수들을 가르치는 지금이 나의 심장을 뜨겁게 만든다. 

7이닝으로 진행된 이 날 경기는 8-4로 하노이 연합팀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늘 한국 사회인 야구팀이 이겼다는 것을 감안하면 점점 더 이들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처음 라오스에 들어가 선수들을 지도하고 몇 년이 지났을 때도 타자가 친 공이 외야로 뻗어 나가면 심장이 쿵 내려앉으면서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외야 뜬공 타구를 주저주저하면서 놓치는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100% 안정된 포구를 한다. 중계 플레이도 아주 깔끔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수비 전술도 꽤 잘 갖춘 모습이다. 

온 몸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었지만 노트에 선수들의 면면을 열심히 기록하고 경기에서 부족한 부분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오늘만큼은 직접 야구 현장 속으로 들어가 그들에게 야구 지도를 할 생각이었다.

많은 야구인들은 각자 생각하는 야구 철학을 가지고 있다. 내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기본’이다. 야구 경기는 화려하게 보이지만 기본들이 모여서 그러한 퍼포먼스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공수교대에서 산책하듯 움직이는 베트남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야구의 기본이 무엇인지 꼭 알려주고 싶었다. 또한 팀을 위해 한 루를 더 얻기 위한 주루 플레이의 중요성, 타격의 기본 등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 

경기가 종료되고 나는 선수들을 모으고 마운드에 섰다. 그들의 상기된 표정에서 긴장과 기대가 내 마음에 전해진다. 나는 그들에게 야구의 기본을 설명했다. 그리고 베트남 야구를 향한 나의 열정과 의지를 눈빛으로 전해주었다. 손수 잘 하지 않은 타격을 그들 앞에서 선보였다. 많은 말보다 타격의 기본을 그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고 싶었다.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100 달러를 준비했다. 그리고 홈런을 만들어내는 선수에게 단지 돈을 선물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야구에서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100 달러에 담아내고 싶었다. 그들은 내 설명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하나라도 더 야구의 기본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나는 또 한 번 베트남 야구의 미래를 직접 현장에서 보고 경험한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열정적이게 만든 것일까? 가슴이 뭉클해진다. 

나는 이들이 얼마나 발전할 것인가를 감히 가늠할 수 없다. 이들은 아마 놀라운 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나는 지금 그들의 몸이 아니라 눈을 보고 있다. 그들의 눈빛에서 나는 베트남 야구의 미래를 보았고 느낄 수 있다. 지금을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몇 달, 몇 년 후 그들과 비교하고 싶다. 스스로 그 발전의 크기를 보며 감탄하게 만들고 싶다. 

누군가 라오스, 베트남에서 야구가 보급되고 발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이제 감히 그들에게 그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당당하게 전하고 싶다.

야구 변방에서 야구 중심으로 우뚝 선 한국야구처럼 이들은 한국야구의 핵심과 정수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다. 저번에 말한 것처럼 나는 이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한국야구의 노하우를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오늘이 베트남에 들어와 가장 기쁜 날이다. 베트남 야구의 현장 속으로 직접 들어가 그들과 호흡하며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의 열정을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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