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기고] 헐크의 소소한 일상 IN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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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기고] 헐크의 소소한 일상 IN 베트남
  • 편집국
  • 승인 2021.05.0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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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이만수 이사장 모습(사진_헐크파운데이션)
베트남에서 이만수 이사장 모습(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야구선수와 코치 그리고 감독생활을 오래하면서 외국에 나갈 일들이 참 많았다. 외국에 나가게 되면 습관처럼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숙소에서 동, 서, 남, 북 반경 6km 걷는 것이다. 일종의 주변확인처럼 숙소 근방에 무엇이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부터 해야 마음이 편하다.

지금 베트남 하노이에 와서 생활하면서 가끔 오전에 시간이 날 때마다 하루씩 날짜를 잡아 다니지 않은 곳을 탐색한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단연코 시장이다.

어린시절에 늘 어머님 손을 잡고 재래시장 다니던 따뜻한 추억이 있어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재래시장을 다니기를 좋아한다. 여기 베트남은 우리네 옛날처럼 동네마다 구석구석 작은 시장이 있어 구경할 거리가 생각보다 많다.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한번은 시장탐방을 하던 도중 한국에서 그렇게 먹고 싶었던 삶은 밤고구마가 있는 것이다. 옛날 어린시절에 재래시장에서 먹었던 밤고구마가 동네 시장마다 있었다. 무려 4개를 사서 숙소에 가져와 바깥 풍경을 벗삼아 하나씩 꺼내 먹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주로 내가 베트남 야구 후원을 위해 가는 한인타운이 아니라 베트남 현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을 누비는 일이 매우 흥미롭게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 준다. 같은 현재를 살고 있는 한국과 베트남이지만 어느 동네에 가면 어린시절 내가 살았고 경험했던 모습들이 옛날 모습 그대로 펼쳐질 때도 있다.  

하노이 골목길을 정처 없이 누비다 보면 골목마다 차를 팔거나 앉아서 바로 쌀국수를 먹을 수 있는 곳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이 담벼락에 작은 의자에 앉아 정겨웁게 맛난 쌀국수 먹는 모습을 보면 식욕을 참을 수 없을 때가 많다.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한 번은 내가 하노이에 와서 좋아하게 된 ‘분짜(Bun Cha)’를 길거리에서 그들과 함께 먹어 보았다. 어디서 먹든 분짜는 나에게 가장 호감가는 베트남 음식이다. 

여기저기를 걷다 보면 매일 거의 30도가 넘는 날씨에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다. 그러면 이번에는 큰 가로수 밑 그늘을 벗삼아 작은 알록달록한 목욕탕 의자에 앉아 현지인들처럼 차를 시켜서 마신다.

지나가는 행인들의 모습도 구경하고 앉아서 알아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나누는 그들의 표정도 구경한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차를 마시는 현지인들이 꼭 함께 곁들여 먹는 해바라기씨를 그들처럼 주문해서 먹어본다. 30분 정도의 이러한 여유는 지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미국에서 경기할 때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가장 많이 즐겨 먹는 것이 짭조름한 해바라기씨였다. 선수들이 한웅큼씩 입에 넣었다가 껍질만 바닥으로 분리해서 버리는 것을 보면서 신기한 마음이 들었었다. 내 하나뿐인 손자도 해바라기씨를 정말 좋아한다. 늘 소금기 있는 해바라기씨를 먹는 손자가 걱정이 되었는데 베트남에서 먹어 본 해바라기씨는 다행히 소금기가 없는 것이라 망설임 없이 많이 구입을 했다.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다음으로 내가 현재 즐겨 마시고 있는 것은 코코넛 커피다. 이장형 선생과 호안끼엠 호수 근처를 산책하고 나서 들린 베트남 커피가게에서 먹어본 코코넛 커피와 요쿠르트 커피.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맛보지 못한 향긋함과 색다른 맛이 너무 좋았다. 그 이후 땀이 나기 시작하면 본능처럼 시원한 그것이 생각나 본능적으로 커피 가게에 들러 사 먹는 매니아가 되었다.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반미(Banh Mi)이다.

베트남에 한 번이라도 와 본 사람이라면 다 사서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베트남을 대표하는 샌드위치 같은 빵의 한 종류이다. 반미는 각자 좋아하는 내용물들을 주문하여 취향에 맞게 먹을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여 한 끼를 해결하기에 안성맞춤인 음식이다. 

바쁜 와중에 즐기는 이 소소한 베트남의 일상들이 너무 좋다. 관광지를 다니며 모든 사람들이 보는 것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현지인들의 삶 속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삶들을 눈으로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것이 나에게 큰 위안이 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숙소 근처를 걷다보니 이제 이 동네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처럼 구석구석에 무엇이 있는지 누군가에게 설명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베트남 야구발전을 위한 큰 행보 속에 이렇게 짬을 내서 베트남을 알아가는 소소한 일상이 너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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