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홍규 교수가 만난 사람 | 친환경과 생명의 존중을 그려가는 작가 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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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홍규 교수가 만난 사람 | 친환경과 생명의 존중을 그려가는 작가 김국
  • 차홍규 화백
  • 승인 2021.02.0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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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보다 시대흐름을 이야기하는 김국, 자신만의 구상을 캔버스에 그리다

[시사매거진272호] 김국 작가와는 몇 년 전 부산 신항만에서 1달 동안 전시하면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필자는 전시를 하면서 작가가 우두커니 있으면서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기다리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그 당시도 1달간 전시를 하는 상황이라, 주최 측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작업대를 여러 개 준비하여 달라고 요구하여 전시를 하며 전시장 한편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던 중, 김국 작가가 찾아와 자신을 소개하여 이야기를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 김 작가의 작품에 대한 열망과 인간미 나는 됨됨이는 바로 필자를 매료시켰다. 그 후 오랜 시간이 흘렀고, 최근 부산서 개인전 때 다시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손을 펴고 나누는 작가로의 삶을 그리고 싶다는 김국 작가.
손을 펴고 나누는 작가로의 삶을 그리고 싶다는 김국 작가.

어릴 적 꿈은

경남 충무는 내 고향이다. 조그마한 어촌 같은 작은 도시로 섬들과 얕은 산들로 구성되어 있다. 바다 냄새가 사람을 거칠게 하는 작은 시골 도시이지만, 예술가가 많이 나온 곳이기도 하다. 형이 예술 쪽으로 방향을 잡았기에 수산 쪽으로 진로를 잡으라는 부친의 명에 따를 수밖에 없는 어린 학생 때의 모습이 떠오른다. 굵직한 미술사생대회에서 대상도 받았고, 그 시절에 신문에 그림도 실렸으니 제법 평가는 받았는데.... 미술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난 닫힌 가슴을 연다. 난생 초면인 비행기는 넓은 날개가 있는 만큼 다 열었는지 힘 좋은 아낙의 등판 같다. Las palmas(spain)의 하늘이, 황금빛 외투를 입을 때 도착한 첫 선박의 여정에서 신참 항해사에게 역겹게도 기름 냄새가 다가왔다.”

화가의 길을 접고 항해사와 선장을 하면서도 어릴 적의 꿈인 그림은 나의 화두였다.

 

수산대학을 나와서 선장을 하다, 미대 편입을 하여 미대 졸업생이 되었는데?

바다생활 마무리 한지도 어언 30. 바다에서 맞는 상쾌한 해풍의 추억도 있지만, 안타까운 폭풍우의 절박하고 긴장된 기억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선장은 한지역의 책임자와 같다. 선박의 안전과 선원들의 고충을 만져주어야 하는 외로운 일인자다.’

뒤늦게 외항선 선장이라는 직을 그만 두고 미술대학에 편입하여 조소작업을 하고 젊은 학생들과 젊지 않은 젊음을 나누기도 했다. 회화작업은 네 평생에 친구이니까.

깊이보다 시대흐름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김 작가. 그는 다음 작품의 테마는 정교한 라인을 표현하기가 힘이 드니 비구상작업으로 해보려 한다며 아직 확실한 모티브는 없지만, 김국만의 구상을 캔버스에 그리고 싶고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깊이보다 시대흐름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김 작가. 그는 다음 작품의 테마는 정교한 라인을 표현하기가 힘이 드니 비구상작업으로 해보려 한다며 아직 확실한 모티브는 없지만, 김국만의 구상을 캔버스에 그리고 싶고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을 보면 절제와 함축의 바탕위에 우리 것을 표현하던데?

젊을 때는 복잡한 작품구성으로 화면을 채웠지만, 나이가 들면서 오방색이라는 우리 것을 단순화하고 함축시켜 한국작가 김국만의 개념으로 가고 있다. 전라남도 지방 무속인들의 무당 굿판에서 보여 지는 원색적인 무대구성과 신비함은 과히 새롭고 야생적이다. 불교문화에서 단청색감의 표현은 동양적 주제가 뚜렷하다. 서양인들도 무속 굿판의 생생함과 단청의 절묘한 색상을 접하면 신비에 빠질 것이다. 또한 장지에 흑백농담의 먹칠은 오묘한 맛을 풍긴다. 나의 작업도 현재는 원색으로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무채색의 넓은 공간속으로 빠져 들어갈지도 모르겠다.

 

작품을 어떻게 그리고 보는가?

시대변화를 잘 읽어야 할 것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꽃을 피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물의 분석과 가슴속 감성적 움직임과 색의 조율, 보색대비, 조형 등 예리한 분석이 필요 할 것이다. 그림 기초를 공부하는 어린이들에게 무조건 그림을 그려라 하기 보다는 모레 쌓기나 블록조립 등을 통하여 눈과 손의 협응 능력을 키워주어 흥미를 유발시키며 상상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그 후에 뜻이 있으면 사실에 입각한 작업부터 배우게 하고 데생의 기초도 확실해야 배우게 하여야 한다. 미술, 조각, 음악, 디자인, 오페라의 깊이를 찾아감에 반듯이 그에 합당한 노력이 동반 되어야 할 것이다. 철학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격 공부가 꼭 필요하다. 현대사회에 만연된 정신오염을 정화하지 않으면서 멋진 작품에 대한 기대는 허공이 될 것이다. 작가들의 에고이즘은 유별나 스스로의 품위를 많이 떨어트린다 생각한다. 현대사회에서는 작가라도 예외가 없을 것이다. 인품은 꼭 필요한 덕목으로 더불어 산다는 개념이 중요하다.

현대미술에서 작품의 무게와 비중보다는 이야기가 있는, 즉 보는 재미가 있고 단순하고 천진난만한 스토리를 강조하여야 할 것이다. 현대 음악이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접목하는 크로스 음악 형태로 흐르는 것과 같이 미술도 변화하여야 한다. 변하하지 않으면 썩는다. 기득권을 오래가지고 있으면 부패하듯 손을 펴고 나누는 작가로의 삶을 그리고 싶다.

여인의 엉덩이와 곤충은 인간의 삶의 번성과 자연환경을 상징하는 것으로 작품의 주제를 친환경과 생명으로 가고 있다.
여인의 엉덩이와 곤충은 인간의 삶의 번성과 자연환경을 상징하는 것으로 작품의 주제를 친환경과 생명으로 가고 있다.

그렇다면 작가 김국의 작품세계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한적한 나만의 그림 작업을 원할 것이다. 나 또한 그럴 것이다. 자기 작품을 평가에는 관람자가 침어 서시(侵魚 西施)’ 이야기처럼 작품을 보고 눈을 떼지 못하고 멍하니 물에 가라앉을 정도로 몰입하게 하여야 한다. 뜻을 얻기 위해서는 반듯이 교만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내 작품의 흐름은 10년 정도 세월의 간격으로 작품의 구성과 느낌을 완전히 180° 변화시키고 있다. 다른 작가의 느낌으로...그래야 나의 가슴도 열린다. 구상 그림에서 출발하여, 調和-어린바다로 변화하였고, 요즘은 調和-생명으로 선이 있는 느낌을 반비구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인의 엉덩이와 곤충은 인간의 삶의 번성과 자연환경을 상징하는 것으로 작품의 주제를 친환경과 생명으로 가고 있다.

평론가 이유상은 나의 그림을 아래와 같이 평했다.

김국의 여성들은 우리들의 여성이다. 우리가 아는 여성. 우리 속의 여성. 때문에 그림속의 여성은 신비함의 상징이고 번성으로서의 표현이고 모체로서의 기호이다. 상징적 기호로서 가장 적절하게 이야기 될 수 있는 여성의 엉덩이 부분을 그림의 소재로 차용하고 화면구성을 아래서 위로 올려다보는 고원법(高遠法)으로 표현하여 긴장감을 더하였다. 곡선위주 데포르마숑의 풍자적이고 희화적인 모습도 조형의 왜곡 보다는 오히려 넉넉함의 여유와 포만감을 불러온다. 간결하면서 강한 일러스트 느낌, 청색과 홍색조의 배색, 검정바탕과 백색라인 등 음양으로 조합된 그림은 뭉치고 흩어지며 에너지를 발산한다. 김국이 전하는 섹시함의 또 다른 해석이다.’

원색으로 그려보니 보색대비가 확연하여 그림에 재미가 있다. pop art적이며 해학도 가미한 디자인적 작품을 하고 있다. 깊이보다 시대흐름을 이야기하고 싶다. 다음 작품의 테마는 정교한 라인을 표현하기가 (나이가 들어) 힘이 드니 비구상작업으로 갈까한다. 아직 확실한 모티브는 없지만, 김국만의 구상을 캔버스에 그리고 싶고 노력 할 것이다.

 

문화의 대중화에 대하여 한 말씀 부탁드린다

정부에서 아트뉴딜 정책으로 전국 시, , 구에 작가와 주민들의 만남 같은 야외 조형물 설치를 공모하였다. 우리 모임(부산원도심미술인회)과 다른 팀들과의 평가에서 우리 원미회가 선정되어 모처럼 정부작가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작가가 전시를 하면서 작품판매에 얽매인다는 것은 작가로서 피곤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젊은 작가들이 도울 수 있는 매니저 제도(젊은 작가 일자리창출)가 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중국에서는 자국작가들의 작품을 고가에 매입하여 작가들을 품위를 높여준다는 일화는, 열심히 노력하여 좋은 작품을 하라는 격려이고, 나아가서는 외국에서도 인증 받으라는 취지라 여겨진다. 우리 작가들도 자존심 있는 작가로 작업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문화의 대중화는 예술인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 그 해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에필로그

가난한 예술가는 이 땅의 현실로 대학에 다닐 때 은사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예술가는 신과 인간의 중간이다.” 이 말씀은 예술가는 (현실세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신처럼 작품에 몰두하며 살아야 하는 운명임을 받아드리고, 작품생활에 매진하여야 한다는 각오를 가지라는 뜻이리다. 김국작가와 인터뷰를 하면서 만감이 교차함은 무슨 이유일까? 가난하지만 오늘도 작품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 땅의 예술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필자 : 차홍규 (車鴻圭)

홍대 미술학석사, 동신대 공학박사
기능올림픽, 장애인 기능 심사위원, 서울국제평회미술제 심사위원장 
88올림픽 기념 공모 작품전 서울시장상 및, 장관상 등 다수
개인전 59회 및 미주, 유럽, 아시아 등 비엔날레, 초대전, 등 단체전 300여 회 
한중수교 20주년 기념작가(한국, 중국 유일 작가)
북경칭화대 미대 정년퇴임. 현 한국조형예술원석좌교수, 한중미술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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