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 다섯 명이 말하는

도망쳐온 생, 다시 꾸려가는 생

저자 전주람, 곽상인 | 출판사 글항아리

[시사매거진] 북한에 관한 이야기는 학계 연구와 미디어 기사 속에 가득하지만, 북한에서 건너온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분단 75주년을 넘긴 지금, 북한이라는 주제는 이미 피로감을 줄 만큼 소진된 듯 보이나 아직도 우리는 북한에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특히, 점점 늘어나고 있는 북한 이주민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작업은 충분히 진척되지 못했다. 북한과 관련된 담론은 하나같이 우리의 일상과는 멀리 떨어져 정치 영역이나 학문 영역에 국한되어 있었다.

이 책은 다섯 명의 탈북 여성을 만나 그들의 삶을 묻는 인터뷰집이다. 

두 저자는 북한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연구자들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공유되기를 원한다면서, “대중과 담론을 형성해서 이들의 삶을 좀더 가까이에서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책을 펴냈다. 

연구자 대 연구 대상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그들을 만나고, 날것의 목소리를 우리에게 전하는 것이다.

현재 보험 외판원인 북한 여성이 저자에게 보험을 들라기도 하고, 어떤 인터뷰이는 딸아이에게 주고 싶어 저자의 크레파스를 탐내기도 하며, 너무 외로워서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을 털어놓는 이도 있다. 

책은 ‘사람 냄새’가 물씬 묻어 있다. 게다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보다는 그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사람으로서의 시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덕에, 이 책은 마치 단편소설처럼 한 편의 긴 대화처럼 진행된다.

독자는 이 대화를 통해, 이들이 어떤 힘을 바탕으로 국경을 넘어 이 땅에 정착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호수 기자 hosoo-121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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