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후보 가능한가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 제 271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심판론’과 ‘야권 단일화’를 내세우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안 대표는 “지금은 대선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정권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만은 제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출마의 명분을 밝히면서 선거 승리를 위해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단일화 방식에 대한 논의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난형난제(難兄難弟)다. 다가오는 보궐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필수 명제다. 과연 이번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단일화가 이루어질 것인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했다. 소통관을 나온 안 대표가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안 대표는 “지금은 대선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정권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만은 제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출마의 명분을 밝히면서 선거 승리를 위해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사진_공동취재단)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선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심판론’과 ‘야권 단일화’를 내세우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안 대표는 “정권교체는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이며 내년 4월 보궐선거 승리는 정권교체를 위한 7부 능선을 넘는 것”이라며 “반드시 이겨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전까지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2022년 대선 준비에 전념하겠다며 거리를 둬왔다. 하지만 “이 무도한 정권의 심장에 직접 심판의 비수를 꽂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면서 “지금은 대선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정권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만은 제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출마의 명분을 밝혔다.

그는 선거 승리를 위해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내년 4월 보궐선거, 안철수가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며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 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열린 마음으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고 답변했다.

안 대표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

보수 야권 플랫폼인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를 주도하는 김무성 전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권 쟁취를 위해서는 반문연대 후보단일화가 제일 중요한데, 1단계 결실을 보았다”며 “대권을 추구했던 안 대표가 큰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라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 시민과 국민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는 이야기에 강하게 공감한다. 야권은 뭉쳐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은 “안 대표의 출마결단을 야권 혁신 연대의 돌파구로 만들어야 한다”며 “김종인 위원장도 안 대표의 야권혁신 플랫폼 제안에 긍적적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다른 의원들도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를 야권통합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윤영석), “반문연대, 야권연대로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황보승희), “문재인 정권에 대항한 빅텐트가 절실히 필요”(박수영)라며 ‘반문연대’ 제안에 호응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안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가 야권을 더 큰 판으로 만들어 정권 교체를 앞당기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쪼그라든 야권을 반문연대로 크게 뭉칠 계기를 마련했다”고 호평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쇠락하는 당세와 존재감을 끌어올리려는 고육지책의 악수”라며 “체급을 가리지 않는 ‘묻지마 출전’을 한다고 승률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패전의 기록만 쌓여간다. 패배도 습관이 된다”고 비꼬았다.

김민석 의원도 “끊임없이 말을 바꾸고, 선거마다 출마하는 정치인”이라며 “과정과 결과가 어떻든 다음 대선에 또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기홍 의원은 안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지내던 때 수석대변인으로 일했던 인연을 언급하면서 “마지막으로 충고한다. 헛꿈 꾸지 말라”고 지적했다.

안민석 의원은 “2022년 대권 가망이 없자 전략상 후퇴를 한 듯하다. 한때는 새정치의 아이콘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깎아내렸다. 박찬대 의원은 “찰스형, ‘변했다, 망했다, 베렸다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할텐데”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달 21일 “10년의 적폐, 3년 반의 과오를 단시일 내 해결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못할 것도 없다”면서 “힘을 합쳐 혁신적 시정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서울시 집행부는 범야권 연립 지방정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립 서울시 정부에 범야권의 건강한 정치인, 그리고 전문 인재들을 널리 등용해 야권의 유능함을 보여주고 정권 교체 7부 능선을 향한 다리를 반드시 제 손으로 놓겠다”고 강조했다.(사진_공동취재단)

안철수의 ‘연립정부’ 제안

안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1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10년의 적폐, 3년 반의 과오를 단시일 내 해결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못할 것도 없다”면서 “힘을 합쳐 혁신적 시정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서울시 집행부는 범야권 연립 지방정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립 서울시 정부’에 대해 “정권 교체의 교두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연립 서울시 정부에 범야권의 건강한 정치인, 그리고 전문 인재들을 널리 등용해 야권의 유능함을 보여주고 정권 교체 7부 능선을 향한 다리를 반드시 제 손으로 놓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사무총장인 이태규 의원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를 가능성에 대해 “현재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원샷 경선부터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하고 안 대표와 단일 경선을 붙이자는 다양한 얘기가 있지만 판단해본 적은 없다”고 입당설을 일축했다.

상승세 지지율, 경선 룰에 대한 고민

국민의힘은 지난달 28일 발표된 12월 4주차 주간집계(리얼미터 YTN 의뢰, 21~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8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에서 지난 조사보다 2.2% 포인트(p) 오른 33.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29.3%)과의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4.5%p로 출범 이후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또 보궐선거를 앞둔 서울에서는 지난 조사보다 2.2%p 오른 34.1%로 나타났다. 민주당(28.6%)과는 오차범위 밖인 5.5%p 차이로 앞섰다.

현재 범야권에서는 이종구·이혜훈·김선동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 등 국민의힘 내에서 출마를 선언한 7명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합류하면서 보궐선거 판을 키운 상태다. 여기에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야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출마 요청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서울시장 경선에 대한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있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단일화 방법론뿐만 아니라 경선 흥행에 대한 고민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관건은 경선룰이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단일화 제안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 당내에서는 통합 경선에 대한 요청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단일화 방안이 자칫 안 대표에게 유리한 결과로 나타나는 것에는 경계하는 모습이다. 공정한 경쟁은 물론 범야권 단일화 경선 흥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정진석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하기 위해 모두가 사사로운 이익을 버려야 한다”면서 “폭정 종식이라는 대의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구라도 불이익을 걱정 않고 경선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사진_공동취재단)

정진석, “제1야당 국민의힘이 범야권 플랫폼”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공관위 첫 회의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하는 범야권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만일 이 대의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정권 심판을 원하는 국민의 분노를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하기 위해 모두가 사사로운 이익을 버려야 한다”면서 “폭정 종식이라는 대의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구라도 불이익을 걱정 않고 경선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번 보궐선거는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범죄로 발생했고, 우리 당 당헌에도 여성 가산점제가 규정돼 있다”면서 “어떤 단계에서 어느 정도로 부여할지 공관위 뜻을 모아 곧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기주의적 자기중심적 사고를 버리고 겸허한 자세와 희생정신을 보야야 한다”면서 “이번 공천과정이 2022년 대선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선험적 모델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만일 범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통해 이번 보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대선에서도 야권이 하나로 결집하면 이길 수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가령 안 대표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지고 그 여세를 몰아 안 대표가 승리한다면 강력한 야권연대가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다만 관건은 아름다운 야권 단일화 여부다.

만약 국민의힘이 끝까지 안 대표를 반대해 단일화에 실패하거나 야권 내부에서 분란이 생긴다면 야권은 다음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재편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 단일화 방식은 안 대표의 ‘선 입당, 후 경선’, 입당과 합당 없이 국민의힘 후보와 금태섭 전 의원까지 참여하는 ‘원샷 경선’도 가능하다. 국민의힘이 먼저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고 안 대표와 최종 경선을 벌이는 2011년 박원순·박영선식 단일화 모델도 제기되고 있다.

다가오는 보궐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필수 명제다.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반드시 야권의 단일화가 이루어질지 기대해본다.

박희윤 기자  bond003@sisamagazine.co.kr

새시대 새언론 시사매거진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