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확신도 가질 수 없는 세상에서 흔들리며 나아가는 이야기

누구의 허락도 없이 홀로 떠나는 어린 마음의 여행

저자 휘리 | 출판사 오후의소묘

[시사매거진] 우리는 모두 예측불가한 세상으로 매일 나아가고 있다.

때로는 흔들리는 이 여정에, 말보다 그림이 큰 위안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글 없이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그 어떤 설명 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책 '허락 없는 외출'을 소개한다.

책은 말없이 한 장면 속에서, 또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에서, 생동하는 빛깔과 터치를 통해 불안과 안도를 오간다.

이 책 안에는 무언가에 이끌린 듯 환한 문 앞에 선 아이가 있다. 아이는 안온한 세계에서 미지의 세계로 한발 내디디려는 듯 보인다.

문밖의 세계는 작고 귀여운 동물들이 다정히 모여 사는 곳이면서 동시에, 갑자기 몰아치는 비바람으로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 세상이다.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마음, 두렵지만 찬란한 초록빛 숲으로의 모험을 그려낸다. 책 속의 아이처럼 매일 세상으로의 여행을 떠나고 있는 독자 역시 자신의 경험과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작가의 시적 목소리는 이야기를 단정하거나 한정하지 않으면서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더해갈 공간을 남겨놓고 있다.

이어지는 듯하지만 분할되어 있고, 별개의 장면들인 듯하지만 하나의 이야기처럼 보이는 그림들 속에서 퍼즐을 맞추듯 자신만의 조각으로 책의 내용을 완성해보기 바란다.

여호수 기자 hosoo-121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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