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동 목사

아무리 비교하지 말라고 해도 사람인지라 밖으로 표현만 안 할 뿐 마음속의 비교는 영원합니다.

이건 막을 수가 없어요. 차라리 노골적으로 얘기하라고 하지만, 그걸 직접 표현하면 오히려 더 힘들어집니다. 안 봐도 뻔한 고난과 역경이 기다립니다.

길거리에 날씬하고 예쁜 여자가 지나갈 때 남편이 "여보, 저 여자 정말 예쁘다"라고 말했을 때 솔직해서 봐준다는 아내는 없을 것입니다. 남편들도 그걸 알아요. 그러니 본인도 모르게 눈이 쓱 가는 것이지요. 본능적으로 쳐다보는 것까지 아내들이 나무라지는 않았으면 해요.

하지만 이런 남편들에게도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부는 탱탱한 엉덩이만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본인이 원하는 건 알면서 아내가 원하는 건 왜 몰라줍니까?

길거리의 예쁜 여자에게 눈길을 한 번 줄 때와 마찬가지로 아내의 얼굴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봐 주길 바랍니다. 설령 예쁘고 늘씬하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그러면 아내의 타박이 한결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남과 비교하며 바가지를 긁는 아내와 비교는 안 하지만 내게 관심도 없는 아내 중 어떤 선택을 하겠어요? 저라면 전자를 선택할 거예요. 왜냐면 잔소리를 할지언정 아내가 남편에게 관심을 드러내잖아요. 아내에게 제일 무서운 병은 감정을 포기하고 참아 내는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답답함을 잔소리로 털어 내는 아내는 건강한 것입니다.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내의 속은 곪아 터져 가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비교하는 잔소리가 신경에 거슬릴지라도 아내가 건강하다는 증거로 삼으며 감사하며 살았으면 합니다.

경마대회가 열렸습니다. 동시에 8마리의 말들이 출발했어요. 모두 열띠게 경쟁을 했고, 모두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눈으로는 구분이 안 돼서 결국, 비디오 판독으로 이어졌습니다. 자세히 보니 한 마리가 히~~잉 숨을 내쉬어 윗입술이 다른 말들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였습니다.

1,500분의 1초 차이로 결정 난 승부였습니다. 1,500분의 1초는 '차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근소한 시간입니다. 그러나 결과를 만든 이 차이는 중요합니다.

모든 사람이 이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느 사람이든 장점이 있는가 하면 단점이 있고, 단점이 있는가 하면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인 거지요.

하지만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점을 비교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비교의 끝에는 '부족함'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나는 나대로 인정하고 사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비교하는 사람 역시 한순간에 자신이 비교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상대를 요구할 만큼 자기 자신은 완벽한 사람인지에 대해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그러니 불쌍한 사람끼리 비교하지 말고 서로를 인정하고 사는 것이 정답입니다.

내가 괜찮으면 괜찮은 것이고, 내가 괜찮지 않으면 괜찮지 않은 거예요. 남이 봤을 때 타당성이 없어도 본인이 괜찮으면 괜찮은 것입니다. 자신 스스로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