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추리소설 같은 흥미진진한 철학 입문서

소설로 읽는 철학

저자 잭 보언 | 옮김 하정임 | 출판사 다른

[시사매거진] 과거 인류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며,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고, 마녀가 실존한다고 굳게 믿었다. 이런 믿음에는 일반 대중부터 지식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가 없었다.

또 어떤 시절에는 남녀가 함께 겸상할 수 없었으며, 특정 국가나 인종에 대한 차별이 지극히 당연시되었다. 그러나 과거 당연시되던 이런 행동들을 오늘날 그대로 한다면, 사회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한때 정답이라 불리던 것들이 현재에서 오답이 되곤 한다. 어떤 답도 진리가 되지 않고, 어떤 기준도 더 이상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런 변화무쌍한 세상을 냉철하게 해석하고 살아남으려면 본질을 꿰뚫는 힘이 필요하다. 남들이 생각하는 대로, 지금까지 생각했던 대로 사고하면 빠르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본질을 꿰뚫는 힘'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책 '이언의 철학 여행'의 저자 잭 보언은 '미지를 탐험하는 최첨단 기술'로 ‘철학’을 제시한다. 책은 열네 살 소년 이언과 신비한 노인의 지적 모험을 담은 철학 소설이자, 철학 입문서다.

저자는 소설을 통해, 철학의 13가지 문제를 논쟁적으로 펼쳐내며 독자로 하여금 철학의 본질인 ‘끊임없는 사유’를 이끌어낸다.

지식부터 자아, 과학, 참과 거짓, 신, 악, 동양 사상, 종교와 이성, 자유의지, 이기심·과학, 논리, 사회·정치·돈, 윤리와 도덕까지. 철학적 화두에 따라,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된다.

13장의 구성에서 각 장은 다시 세 부분으로 나뉜다. 저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적 주제를 이언과 노인의 모험, 이언과 부모의 토론, 이언과 친구의 산책이라는 독특한 구성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철학 교재로서의 깊이와 소설로서의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또한, 책의 귀퉁이에는 저자가 철학을 공부하며 발견한 흥미로운 정보, 잠언 등을 각주로 빼곡하게 담아냈다. 등장하는 철학자들만 153명으로 이 부분만을 따로 떼어 읽어도 기원전부터 현대까지 서양 철학의 전반을 명쾌하게 개관할 수 있다.

특히 책의 말미에는 ‘더 깊은 질문들’이 라는 파트가 수록되어, 흥미진진한 논쟁거리를 소개한다. 여기에는 정답이 없어서 더 의미 있고 생각의 깊이를 길러주는 질문들이 가득하다.

철학의 고전적 논쟁부터 현대의 이슈까지 총망라한 책은 끊임없는 물음을 통해, 사유를 이끌어나간다. 불확실의 시대, 책을 통해 본질을 꿰뚫는 힘과 함께 사고력을 키워보기 바란다.

여호수 기자 hosoo-121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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