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8(수) ~ 2020. 11. 24(화) 갤러리 H(서울시 종로구 인사동9길 10)

기다림 (116.8X80.3, Mixed Media), 김연제

[시사매거진] 사람이 앉는 의자가 언제부터 사람과 함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일 것은 분명하다. 고대에서부터 중세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의자는 수많은 사람과 시대를 거치며 단지 아픈 다리를 쉬고 일하는 사람들이 앉는 의미 이상으로 때로는 신분과 계급을 인식하는 도구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의자들이 비로소 의자일수 있는 것은 안정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의자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기대고 의지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도구이며 대상이다.

작가가 지금 머물고 있는 ‘나의 의자’ 도 나의 전유물은 아니다. 나 이전에도 그리고 나 이후에도 여전히 이어질 ‘나의 의자’는 오늘 내가 잠시 머무는 곳, 내 체온으로 잠시 데워지는 곳이다. 예전의 ‘너’를 기억하고 이후의 ‘너’를 위해 비워 둘 지금의 ‘나의 의자’는 인생의 씨실과 날실처럼 인연으로 이어지는 추억과 기다림의 작업이다. 작가의 수많은 의자와 함께하는 해바라기, 연꽃, 새, 물고기 등 꽃과 나무들은 곧 작가 자신이기도 하고 또한 작가가 기다리고 추억하는 바로 당신이기도 하다.

머무르다 00 (72.7X53.0, Mixed Media), 김연제

우리는 의자에 앉아 다양한 일들을 한다. 편안하게 마주 앉아 누군가와 대화를 하기도 혹은 혼자 앉아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의자는 인간에게 자신이 속한 세계를 탐구하고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물론 지나가는 나그네가 잠시 머물 자리가 되기도 했다. 어떤 이유이든 의자는 곧 ‘나’를 위한 자리가 된다.

난 의자라는 매개체로 ‘나’를 위한 심리적 공간(Psychological Space)을 만들고 싶었다. 각기 다른 감성의 의자에 앉아 잠시 나라는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 어느 누가 오든 편안하게 앉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갈 수 있는 자리. 사람의 감정을 닮은 이 공간은 나를 위한 환상에 마음껏 젖어 들게 한다.

그리고 한편으론 당신 앞에 피어오르는 어떤 내면의 공간이 따스하길 바란다.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이 잠시 앉았다 스치는 이 공간에서 위안을 얻길…(작가 노트 중에서)

머무르다 02 (90.9X65.1, Watercolor on Paper), 김연제

김연제 kim yeon jae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제13회~16회 한일현대미술동행전(서울, 오사카), 2018 양평아신갤러리 교류전, 대한민국 중진작가 36인전, 2018, 2019 노원아트갤러리 상설전, UBUNT 노원미술작가 초대전, 세미원 초대전, 온세미술관 초대전, 노원미협정기전, 수채화구상회전, The Dream Art Festa, START UP 등 단체전 및 광주아트페어, 서울아트쇼, BAMA, GIAF 그 외 아트페어 다수

현재 한일현대미술작가회 운영위원, 한국미술협회 회원, 노원미술협회 회원

2018~2020 104마을 예술창작소 입주작가

당신을 위해 비워 둔 자리, 김연제 개인전 ‘자리 있습니다’는 오는 18일(수)부터 24일(화)까지 갤러리 H(서울시 종로구 인사동9길 10)에서 열린다.

인연 01 (90.9X72.7, Mixed Media), 김연제

하명남 기자 hmn2018@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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