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은 없어도 직업은 많다!

안정적인 대기업에서 퇴사를 선언한 30대, 젊은 은퇴 R-FIRE족 이야기

저자 전규석 | 출판사 담아

[시사매거진=여호수 기자] 일반적으로 은퇴연령은 50대에서 60대가 보통이며,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많은 직장인들이 정년 연장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30대 말에서 40대 초반에 조기은퇴를 희망하는 파이어족도 있다.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은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을 토대로 자발적 '조기 은퇴(Retire Early)'를 추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소비를 극단적으로 축소하고 급여의 대부분을 저축하며 조기 은퇴자금 마련에 집중한다.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유를 얻어 조기 은퇴하면 시간적 여유가 있는 주체적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한 극단적 소비 절감과 저축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결코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노력으로 힘겹게 얻은 경제적 자유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조기 은퇴를 꿈꾸는 동시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30대에 대기업에서 은퇴한 젊은 퇴사자'의 이야기를 담은 신작을 소개한다. 책은 기존의 파이어족처럼 은퇴자금에 목매지 않는 Rational-FIRE 족으로 살아가는 법을 제시한다.

책의 저자 역시 입사 전에는 누구보다 간절히 취업을 원했고, 입사 후에는 탄탄한 회사를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매일 같은 시간, 언제나 같은 자리, 늘 같은 사람들과 일하는 일상을 반복하면서, 문득 회사가 자신의 인생을 견고하게 묶어두는 거대한 양계장처럼 느껴졌다.

저자는 퇴사를 결심하고 마약과 같은 월급을 끊어내기 위해 반드시 6개월 뒤에 퇴사할 것이라는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어렵게 입사한 대기업에서 30대에 퇴사한다.

퇴사 후, 저자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rmad)가 된다.

근무시간에 회사에 묶여있는 직장인들과는 달리, 디지털 노마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다. 또한, 직장은 정년이 있지만 디지털 노마드는 원하는 만큼 얼마든 오래 할 수 있다.

이제 저자는 매일 아침 눈뜨고 싶을 때 일어나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긴다. 그리고 천천히 인터넷 기사를 살피거나 산책을 나간다. 그러다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언제든 바로 글을 쓴다.

저자는 직장을 다닐 땐 이런 형태의 일을 상상해 본 적도 없었고, 머릿속에는 그럴만한 생각의 여유 공간도 없었으며, 설마 있었다 해도 회사가 그 공간을 가만히 비워두지 않았을 것이라 말한다.

그 자리에 만족한 채 퇴사하지 않고 버티기만 했다면, 저자에게 지금과 같은 생활은 없었을 것이다. 합리적 소비를 하면서도, 조기 은퇴가 가능한 R-FIRE족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소득 경로의 다양화를 시도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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