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년시절의 너' 메인 포스터 (사진_(주)영화특별시SMC)

[시사매거진=김승진 기자] 레트로 감성 가득한 인상적인 멜로드라마 한 편이 7월 관객들을 찾아온다. 영화 '소년시절의 너'는 세상에 기댈 곳 없는 우등생 소녀 '첸니엔'(주동우)과 가진 것 없는 양아치 소년 '베이'(이양천새)'가 운명처럼 만나 서로를 지켜내며 삶을 찾아 나가는 청춘 표류 로맨스.

이제껏 로코물에서 봐왔던 가볍고 꽁냥꽁냥한 분위기가 아닌, 강렬하면서도 애틋함이 느껴지는 진지한 성장 드라마의 탄생이다.

고등학교 재학 중인 첸니엔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친구들에게 갖은 괴롭힘을 당한다. 성적은 우수하지만 순탄치 않은 10대 소녀의 학창시절에 한 줄기 빛 같은 존재 베이가 나타난다. 거칠고 험하기 그지없는 베이지만 첸니엔 앞에서만큼은 헌신적이고 따듯하다. 첸니엔을 지켜주고 싶은 베이, 그런 베이의 호의가 싫지만은 않은 첸니엔.

두 사람의 앞날에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수 있을까?

'소년시절의 너' 스틸 컷 (사진_(주)영화특별시SMC)

'소년시절의 너'는 청춘남녀의 사랑 뿐 아니라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자를 주인공으로 내새워 그들이 겪는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현실을 고발한다. 뉴스에서나 접할 수 있고 말로만 듣던 왕따 등 학교폭력의 실체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 관객들로 하여금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10대 학생이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도망을 쳐도 소용없고 맞서 싸우기도 쉽지 않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이나 범죄로 연결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야 만다.

'소년시절의 너'는 학교폭력 피해자 첸니엔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운 좋게도 첸니엔은 베이를 만나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학교폭력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지만 현실 속 대다수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그렇지 못하다.

부모의 무관심, 사회적 시스템의 결여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학교폭력은 근절될 수 없다. 영화 속 첸니엔과 베이는 그런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을 뿐이다. 서로를 아끼고 보호하면서 사랑도 함께 키워나가지만 둘 앞에 벌어진 참담한 결과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창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면서 인생의 기초를 설계해야 하는 시기 10대 시절, 영화 속 첸니엔과 베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기성세대 어른들이 이들을 위해 진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말이다. 입시만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의 성적 만능주의 풍토에서 벗어나 먼저 인간이 되기 위한 교육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소년시절의 너' 스틸 컷 (사진_(주)영화특별시SMC)

첸니엔이 긴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고 다시 찾은 곳은 바로 교단이었다. 더 이상 자신과 같은 학생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려운 결심을 한 것 일까? 오래전 자신에게 끔찍한 기억으로 남았을 법한 바로 그 장소,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그녀가 수업 중에 읊는 문장이 여전히 귓가를 맴돈다.

'"This Used To Be My Playground" "This Was My Playground" "This Is My Playground"' 결국 자신이 있을 곳은 과거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도 학교라고 말이다.

'소년시절의 너', 7월 9일 개봉. 상영 시간 135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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