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출 박사에게 묻어나는 주얼리 문화에 대한 열정
종로의 민간자율지킴이 생활안전협의회 김영출 회장, 보석학 및 보석감정에 모든 힘을 바치다

[시사매거진264호=차홍규 화백] 한국주얼리평가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종로귀금속생활안전협의회 회장을 하고 있는 ()한미보석감정원 원장 김영출 박사는 보석업계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서울과학기술대, 홍익대, 경기대 등에서 보석관련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보석감정사로서는 드물게 감정 외에 보석가공 및 디자인 등에서 폭넓은 경험과 지식을 지니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한국복지대학교에서 특임교수로 재임하고 있으며, 모든 성공한 사람들이 한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노력과 정열을 기울였듯이 그도 보석학 및 보석감정에 모든 힘을 바쳤다.

한국주얼리평가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종로귀금속생활안전협의회 회장으로 지역사회에 봉사를 하고 있는 세계 10위권의 글로벌 감정기관으로 자리 매김하는 한미보석감정원 원장 김영출.

귀금속의 메카인 종로의 지역사회에서 봉사를 많이 한다던데

귀금속의 특성상 환금성이 뛰어나 범죄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종로3가역 주변의 하루 유동인구는 약 18만 명으로 귀금속 집적단지의 생활안전을 위해서도 우리 업계는 스스로 지킨다는 모토로 민간자율지킴이로서 자생적으로 설립된 단체이다.

취임 후 첫 번째 사업으로 13년간의 협의회 활동을 백서로 발간했다. 이러한 백서의 발간으로 지난 사업 내용을 되돌아보았고, 우리의 정체성을 확보하여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갖추는데 체계적인 지침서로 활용하고 있다. 종로귀금속생활안전협의회는 범죄 예방에 위해서는 유관 정부기관인 혜화경찰서 및 종로경찰서와,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종로소방서, 환경개선을 위한 유기적인 협조는 종로구청과 협의를 하며 협회를 이끌고 있다. 경찰서와 협조하여 범죄 예방 차원에서 자체 예산으로 운영하는 고화질 200만 화소 CCTV가 거미줄처럼 설치되어 24시간 가동 중이며, 소방서와는 비상 구급법 등 생활안전에 필요한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모든 회원 업체에 무상으로 소화기를 보급했으며 폐점 후에도 사용이 가능하게 일상적으로 보이는 길목에도 소화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종로구청과는 상권개선의 일환으로 사업장의 환경을 개선하는데 솔선수범하여 클린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협의회는 종로가 16년 동안 소비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며 신뢰를 줄 수 있는 귀금속 메카로 발전하는데 작은 보탬이 될 것으로 믿고, 앞으로도 범죄 예방과 생활 안전, 그리고 이를 위한 환경 개선에 중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활동해 나갈 것이며, 특히 회원 업체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저의 역량을 쏟아 부울 계획이다.
 

이야기를 돌려 1997년의 IMF 사태는 귀금속 업계에 큰 교훈이라던데....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경제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특히 보석업계는 특히 영향을 크게 받아 줄 폐업을 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객관적으로 업계를 볼 수 있었기에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IMF 사태 시, 금 모으기 운동은 어려운 국내경제 상황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되었음을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며, 이러한 국민들의 자세가 추락된 국가 신용도를 상승시키고 어려운 경제적인 국난을 극복하는데 활력소가 되기도 했다. IMF 발표 당시에는 외환 보유고가 약 304억 달러이었으나 가장 낮을 때는 40억 달러에도 못 미쳤었다. 그러나 이 운동으로 약 227톤의 금이 모아져서 약 21억 3천 달러어치로 외환보유고의 절반을 채웠다는 것은 대단한 신뢰를 쌓는 밑바탕이 됐다.

금 모으기 운동은 귀금속이 지니고 있는 ‘숨은 경제적 능력’이 제 힘을 발휘한 계기가 되었으나 이와 반대로 같이 진행된 다이아몬드 모으기를 통해서는 다이아몬드 감정에 대한 뼈저린 아픔을 느껴야만 했다. ‘공인되어야 할 감정서’의 등급이 재 감정 시 실제론 낮게 나와 가치가 하락되는 등 다이아몬드 감정서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하였다. 

이렇게 있을 수 없는 일은 뼈를 깎는 자정(自淨)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보석감정업계 스스로가 깊은 반성과 시스템의 개선을 통해서 거듭나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순수 소비시장이므로 정당한 가격이 매우 중요한데, 정당한 가격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감정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당연한 상식이 IMF를 통해 부끄러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다.

보석은 특수한 상품(소비재도 아니고 중고개념도 없고, 품질변화도 없는)이므로 ‘소비자는 당연히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야’ 하며, 조언을 해주는 전문가는 그야말로 ‘전문가다워야 한다.’ 이제는 지난 일을 부끄러움으로 그치지 말고, 새로운 변화의 모습으로 승화하여 신뢰의 감정업계가 되도록 힘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2000년부터 보석감정 분야에서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감정시스템이 도입되어 기존의 검사법으로는 불가능했던 결과를 최첨단 분석기기를 통하여 도출해 내는 선진 감정기관으로 우뚝 서는 감정원으로 한미감정원 김영출 원장(PL&Raman 첨단 분석기기를 통해 다이아몬드의 인공적인 탈색 처리를 분석하는 모습)

궁금한데, 그럼 어떤 보석이 제일 비싸나?

보석 중의 왕인 다이아몬드인가? 아니면 보석의 여왕인 루비일까? 최상품의 미얀마의 모곡 루비가 같은 크기의 흠이 없는 무색의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높게 평가된 사례가 있다. 루비가 최고가로 팔린 것은 2015년에 제네바의 소더비 옥션에서 선보인 선라이즈 루비이었는데, 이 루비는 25.59 캐럿이었고 약 390억 원에 낙찰되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다이아몬드는 최상품인 D컬러에 FL등급은 실제 시장에서 매우 드물게나마 존재하지만, 루비는 위와 같은 최고 등급의 품질이 시중에 유통되기에는 극소량으로 매우 어렵고 생성학적으로 아주 희귀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보석 표시에 대한 글로벌 표준화는 이루어져 있나

작년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APEC처럼 아시아·태평양보석표준화기술연맹(AGA)을 창설했다. 구성원으로는 한국의 한미보석감정원(HGI), 중국 NGTC 국영 감정원과 중국 상하이보석무역센터(CGE), 태국 GIT 국영 감정원과 AIGS 감정원, 콜롬비아 CDTEC 감정원, 인도 GII 감정원, 홍콩 GAHK 홍콩보석학협회, 미국 GUILD 감정원으로 9개 기관으로 이루어졌다.

AGA는 보석에 관하여 기술 교환 및 과학감정의 기술협력과 실험방법 공유, 규칙의 통합 등으로 아시아·태평양 국제표준을 올바르게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보석류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보석 산업의 표준화가 국제 표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자 설립되었다. 예를 들자면 제휴 항공사끼리 얼라이언스를 맺어 고객의 편의인 서비스를 강화하듯이 궁극적으로는 다이아몬드 감정서와 보석 감별서도 표준화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는 국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AGA창설은 소비자를 보호하고 한국의 보석시장과 다이아몬드 감정 및 보석 감별을 표준화하기 위한 진일보라고 볼 수 있으며, 세계 감정기관들과의 표준화 협업은 세계 속에 한국의 위상을 끌어 올릴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의 감정기관은 과학화, 고도화, 전문화가 필연적이고, 글로벌 상품으로 향후 세계 어디서나 인정받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신뢰확보가 중요 덕목이다. 보석의 표준화 작업도 하고 있나?

2006년에 다이아몬드에 대해 국가규격인 KS규격을 제정하여 다이아몬드 용어의 정의나 감정방법을 표준화 시켜서 올바른 보석문화를 확립하여 거래가 용이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데 기여하였다. 최근에는 합성 다이아몬드(일명 랩 다이아몬드)가 상용화되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데,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장점도 있지만 무분별한 용어 표시로 혼란스러운 점이 있어, 한국다이아몬드위원회(KDC)의 연구용역으로 합성 다이아몬드 표준 가이드를 마련하는데 위원장을 맡아 제정하기도 했다. 특히 합성 다이아몬드는 요즘 신세대인 밀레니얼과 Z세대가 지향하는 실용주의와 가성비가 높은 상품으로 업계에서는 도전받는 상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다양성은 오히려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적절할 때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자평해 본다.

다양한 보석이 매장되어 아프리카의 보고로 알려진 탄자니아의 산업무역부 압둘라 오마리 카고다 장관과 보석 정보 교류를 위해 저희 한미감정원을 방원하여 협의 후에 김영출 원장과 기념 사진.

왜 아프리카 오지의 보석 산지까지 탐방하나

매번 광산 탐방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오랜 세월동안 자연이 품어온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 자체가 매우 경이롭다는 점이다. 보석감정사는 이러한 아름다운 보석의 출생지를 밝혀주는데 많은 역할을 한다. 보석의 산지 탐방은 보석의 경이로운 생성 과정을 알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산지의 탐방을 통해 지질학적인 환경을 조사하고 현지 광산의 시료들을 직접 연구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베이스를 얻을 수 있다. 더불어 원산지의 탐방을 통한 지질학적 연구는 해당 산지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지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경로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블록체인까지 도입되었다. 보석의 가치는 색, 투명도, 희소성 등을 들 수 있다. 산지를 떠나 좋은 품질의 보석은 그만큼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대표적인 예로 루비와 사파이어, 에메랄드를 들 수 있는데 루비는 버마(미얀마), 사파이어는 스리랑카, 에메랄드는 콜롬비아산을 선호한다. 이러한 이유는 해당 산지에서 산출되는 보석의 품질이 다른 산지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감정능력을 까다로운 일본 보석학협회가 인정하였다 하는데

일본의 전국보석학협회가 창립 40주년을 맞이하여 보석정보를 제공하는 제모로지 2월호 특집으로 세계 10대 보석감정기관들을 소개한 기사에 미국의 GIAAGTA, 영국의 Gem-A(FGA), 태국의 GIT, 이탈리아의 CISGEM, 스위스의 SSEFGubelin에 이어 세계의 유명 보석 감정기관 소개에 8번째 순서로 ()한미보석감정원을 선정하여 성장 배경 및 감정과 연구 능력과 보유 첨단 분석기기 소개와 학회 활동 등 전체적인 역량 등을 소개하였다. 선진 감정기관과 끊임없는 교류를 하여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왔고, 국제 학술 세미나를 비롯한 학계 심포지엄에 참여하여 연구 기술 개발에 노력을 해 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감정기관으로 새롭게 지속적으로 연구에 몰두하려고 한다.

 

귀한 전문 장서와 관련 자료들을 기부했고 들었다

보석 및 주얼리 관련 서적 및 미디어 자료 4,077점을 ()한국주얼리산업진흥재단에 기증했다. 이제 업계인 이라면 누구나 방문하여 구독과 열람이 가능하다. 우리업계의 현실상 중요문헌과 논문 등은 자료자체가 구하기 힘들고 이를 살펴볼 변변한 장소도 없었는데, 기부를 통해 미약하나마 업계인 들을 위한 자료실의 기초를 마련해 놓은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기증된 서적 및 자료로는 국내 귀금속·보석 관련 석박사 학위 논문(280여 권), 국내외 잡지, 카탈로그, 학회지, 해외 전문서적, 전시도록, 기초미술 이론서적, 디자인·감정·세공·마케팅 관련 서적, 자격증 관련 교육서, 훈련서적, 보고서, 세미나 자료, 비디오테이프·CD 영상 등이 있다.

 

끝으로 38년 동안 감정업을 이끌어 온 업계의 선배이자 전문 보석감정인으로서 업계와 보석 산업의 후배들에게 한 말씀

보석업계의 불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시장의 규모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업계 자체의 노력이 더 요구되고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 보석에 대해서 다양한 소재를 개발하고 새로운 보석 문화의 창조를 통해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먼저 보석전문 감정원은 업계에게 보석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보석을 판매하는 전문점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상품에 관한 정보를 알려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보석표기에 관한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글로벌 보석감정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보석 산업은 다른 업종보다도 상품의 특수성으로 인한 전문성과 신뢰성이 요구된다. 보석전문 감정원에서는 어떤 거래 집단보다도 정확하고 윤리성이 담보된 신뢰성 있는 감정이 이루어져야 하며 국제 수준의 첨단 분석기기 시설을 구축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문화인이다. 문화의 대중화에 대해 한 말씀을 부탁한다 
한 사회의 주요한 행동 양식이나 상징 구조 즉 문화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므로, 삶이 풍요로워지면 우리 가까이에 있는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우리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문화 거리가 무엇인지 되새겨 봐야 한다. 예술 장르 또는 미디어가 촉매 역할을 하겠지만, 우리 속에 인식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 있는 뭔가가 신호가 되어 심성을 멋지고 아름답게 가꾸어줘서 사람들의 정서를 순화시켜 주는 사고나 행동으로 이어져 감성적으로 느껴서 스며들게 하는 것이 대중화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필자는 작가로 작품 재료를 사기 위해 종로3가를 자주 들린다. 이 곳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는 밀집된 귀금속단지로서 하루 유동인구 18만 명이고, 국내 산업계 추계 약 6조원, 업계 추산 약 20조원으로 주얼리 물동량 중 약 80%가 이 거점을 통해 유통된다. 종로의 민간자율지킴이 생활안전협의회 김영출회장의 범죄 예방과 화재 예방의 노력은 업계를 떠나 그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제 주얼리는 생활필수품이 아닌 기호품으로서 신뢰가 바탕이 되어 믿음으로 연결되는 아이템으로 정착하여야 한다. 유통에서 정직하고 높은 윤리적인 잣대를 통해 중심추의 역할을 하는 전문 감정기관의 평행 감각은 시장의 질서를 바로 잡고 소비자를 보호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겉만 보고 속을 알 수 없는 보석시장에서 파수꾼의 역할은 최후의 보루라고 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으며, 그에게서 묻어나는 주얼리 문화에 대한 대단한 열정은 친구인 나를 감동시킨다.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밤이 깊어진다. 마침 달빛도 환하게 비추는 것이 우리의 주얼리시장을 밝게 하라고 하늘도 도와주려는 것 같다. 중국 글에 酒逢知己千杯少(지우펑 쯔지 치엔 베이 샤오 : Jiǔ féng zhījǐ qiān bēi shǎo.)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술은 (좋은) 지기를 만나면 천 잔으로도 모자란다.’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의 우정에 고작 천 잔이 어울리겠는가.... 오늘밤은 기분 상 마음부터 대취하려고 한다. 오랜만에 기분 좋은 밤이다.
 

차홍규

서울과기대 학사, 홍대 미술학석사, 동신대 공학박사
기능올림픽 심사위원, 서울국제평회미술제 심사위원장
88올림픽 기념 공모 작품전 서울시장상 및, 장관상 등 다수
개인전 54회 및 미주, 유럽 등 단체전 300여 회
한중수교 20주년 기념작가(한국, 중국 유일 작가)

중국 북경 칭화대학 미술대 정년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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