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쟁력은 지방대학 경쟁력이다

   
▲ 한국공학한림원과 특허청은 이공계 대학의 특허 교육을 촉진하고, 대학(원)생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산학협력의 단초를 제공하기 위해 ‘캠퍼스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추진하고 있다.

산학협력단의 역할 강조 및 활성화 지원 필요
아직까지는 연구과제의 행정처리 업무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시점에서 산학협력단의 역할 변경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하다.
특히 대학의 논문, 특허, 신기술 등을 기업에 이전하여 대형화하고, 이익창출에 이르기까지의 체계구축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를 위한 산학협력단의 행정적 추진 과정과 경영지원 마케팅이 요구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산학협력단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발전을 위한 노력이 없다면 향후 지역 대학과 더 나아가 지역 기업체에 경쟁력을 기대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에서 산학협력단 설립 법제를 통과시켜 대학도 이제 기업을 설립하여 독립채산으로 산학협력 하여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대학 교수의 창업을 통한 이익 창출도 좋은 방법이나, 기술이전 등으로 다수의 수혜기업 확보가 더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러한 기술화 발전 및 기술이전 사업을 위해서는 국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도권 대학의 경우 국가 과제의 재정적 지원 기회나 기업체와의 연계 구축이 유리한 반면 지방대학의 경우 열악한 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 대학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은 대학, 산업체, 언론기관, 상공회의소, NGO(비정부조직), 공공기간 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기술을 평가하고, 분석할 수 있는 협의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협력체제의 유기적인 인프라 구축에 산학협력단의 역할 강조 및 활성화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는 기술이전사업화정책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나 정부에 의존하기보다는 지역협의체제를 구축하고 자체적으로 지원정책을 수립하여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 지방 대학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은 대학, 산업체, 언론기관, 상공회의소, NGO, 공공기관 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농해 기술을 평가하고, 분석할 수 있는 협의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방대학의 교육혁신과 산학협력 방안
21세기는 글로벌화, 지식정보화, 무한경쟁의 심화된 시대에 대학을 중심으로 한 산/학/관의 공동연구, 개발과 상호 협력체제 구축은 기업의 생존성 보호는 물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장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교육과 인적자원 개발은 국가 성장동력 확충의 핵심요소이다. 미래의 국가발전은 지식창출과 인적자원의 질적 수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학경쟁력 제고를 통한 교육경쟁력의 확보가 중요하다.
세계 각국은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대학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학을 학문연구와 직업교육훈련 중심체제로의 이원화? 차별화, 대학간 경쟁체제의 도입, 대학원 교육의 전문화, 성인평생교육의 강화, 산학협력의 강화, 서비스산업으로서의 대학 국제화 등의 방향으로 대학교육혁신과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경쟁력의 핵심은 지역발전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지방대학의 경쟁력이다. 그러나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 집중, 인적?물적자원의 수도권 편중 심화, 학벌중심의 고용관행 등으로 인해 지방의 인재와 지식의 유출은 심각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학령인구의 감소, 대학 교육기회의 확대, 우수 인재의 수도권 대학으로의 집중 등으로 인해 지방대학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향후 지방이 국내외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 지역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는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대학의 강력한 교육혁신과 산학협력을 통한 선순환적 기술혁신체계의 구축이 중요하다.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외부자원을 활용하는 개방혁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개방혁신은 그간 내부에 국한된 연구개발(R&D)에서 탈피해 외부의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해 자사의 혁신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개방혁신 유형에는 기업 간 특허권 이전ㆍ인수와 같은 것도 있고, 대학과 기업의 산학협력도 있다. 특히 산학협력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 수급뿐만 아니라 핵심 원천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고 중요하다. 그러나 그 의미와 중요성에 견주어 볼 때 우리나라에서 산학협력은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한 면이 있다. 여기에는 기업이 대학 측에 필요한 기술과 인력 등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주문하는 시도가 미흡했던 점이나 대학이 기업과 협력하려는 의지 부족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대학과 기업은 ‘윈-윈(win-win)’의 상생 관계라기 보다는 갈등형 관계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기업 간의 경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둘러싼 환경과도 경쟁해야 하는 시대임을 고려하면 산학 상생협력은 우리가 꼭 풀고 넘어가야 할 필연의 숙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 집중, 인적·물적자원의 수도권 편중 심화, 학벌중심의 고용관행 등으로 인해 지방의 인재와 지식의 유출은 심각한 상황이다.

캠퍼스 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 대회
이렇게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 기업이 ‘특허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특허 경영’을 제대로 수행하고 뒷받침해 줄 수 있는 ‘A자형 인재’인 특허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최근 특허청과 한국공학한림원이 공동으로 캠퍼스 특허 전략 유니버시아드를 주최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일반 경진대회와는 달리, 대학 인력의 수요자인 기업의 요구를 반영한 인재 발굴을 위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한국공학한림원과 특허청은 이공계 대학의 특허 교육을 촉진하고, 대학(원)생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산학협력의 단초를 제공하기 위해 ‘캠퍼스 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국내 21개 주요 기업이 참가해 문제를 출제하고 심사와 평가도 담당한다. 참가 학생은 출제된 문제에 대해 지도교수와 함께 국내외 특허를 분석하고 미래 기술개발 방향 등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학은 기업의 관심기술 분야를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선행특허 분석을 통해 선진 기업이 보유한 특허가 무엇인지를 파악함으로써 기술 경쟁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기업은 직접 문제를 출제함으로써 어떤 기술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신호를 대학에 보내고 그 신호에 응답한 학생과 지도교수가 제출한 보고서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고 후속 연구까지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달 초 대회 참가신청을 마감한 결과, 무려 68개 대학에서 2,050개 팀이 참여를 신청한 것을 보면 이번 경진대회가 새로운 산학협력의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것이다. 물론 처음 시작하는 것이니만큼 보고서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어 그 결과를 성급하게 판단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러나 그간 우리 기업과 대학 간에 대화가 지속적이지 못하고 실용성이 다소 미흡했음을 감안하면 이러한 수치들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모쪼록 이번 대회가 점차 발전하여 대학의 특허교육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수준을 넘어 대학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산학 공동연구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국가연구개발 프로젝트로도 이어져 원천특허 획득의 씨앗 구실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돌이켜보면 한때 우리에게는 국산화, 국내 최초라는 말이 자긍심을 주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 최초만이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바야흐로 특허 하나에 수억 달러가 오가는 것이 우리 경제의 일상적 현상이다. 이러한 세계 경제 흐름 뒤에는 지식재산의 창조를 촉진하고, 철저한 보호를 통해 자국 기업의 경쟁우위를 보장해 주려는 선진국 정부와 산업계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있다.
이번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계기로 공학한림원은 산학협력 활성화, 특허분쟁의 근본 원인과 대책 그리고 지식재산 전쟁에서 우리 기업이 협력해야 할 사항 등을 꼼꼼히 짚어보려 한다. 아울러 정부의 역할과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KAIST 석좌교수이자 기업의 최고학습책임자(CLO)로 돌아온 안철수 연구소 안철수이사회 의장은 “전문가로서의 깊이(?)와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통찰력(?)을 갖춘 ‘T자형 인재’ 가 지금까지의 이상적인 인재상이었다면 이제는 이를 뛰어넘는 ‘A자형 인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자형 인간’이란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개인(人)이 서로 가교 (?)를 이뤄 하나의 팀으로 협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즉, 전문성과 상식에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 능력을 갖춘 ‘A자형 인재’야말로 진짜 인재라는 것이다.
기업이 요구하는 사람을 인재로 키우는 역할은 대학이 해야 할 당연한 책무다. 무한경쟁 시대에 우리 기업들은 ‘T자형 인재’를 넘어서 조만간 ‘A자형 인재’를 요구할 것이다. 인재상이 과거 ‘│자형 인재’에서 최근 ‘T자형 인재’로 변한 것처럼 ‘A자형 인재’를 요구할 날도 머지않았다. 그러나 대학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의 변화에 따라 기술경영 교육과 같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연구개발 결과를 강력한 특허로 보호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A자형 인재’인 특허 전문 인재 양성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그간 특허청은 대학에 특허 강좌를 개설해 특허 교육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모기업이 ‘특허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는 제목으로 초일류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특허’임을 강조한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 기업들은 ‘특허 경영’이야말로 초일류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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