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좁은 국토면적을 보유한 대한민국에서 지금껏 ‘건축물의 입지’는 그 무엇보다도 중시되어 왔다. 그 위치에 따라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하고, 좀처럼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각종 재난 및 재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건축물 안전성 제고의 필요성 또한 커짐에 따라, 이제는 ‘어디에 지을 것인가’만큼이나 ‘어떻게 지을 것인가’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원가절감과 성능향상, Jamming(치밀한 맞물림) 마찰력 극대화하는 신기술로 주목
건축물의 안전성을 판가름하는 데 있어 가장 기초적이고, 그 출발점이 되는 것은 바로 지반이다. 과거엔 단단한 암반 위에 건축물을 세워 올리는 것으로 이를 충족해 왔으나, 사람들의 생활영역이 넓어지고, 기존 부지엔 이미 다른 건축물들이 들어서있는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부족한 지반을 보강하기 위한 다양한 건축공법이 개발, 도입되어 왔다. 하지만 지금껏 가장 흔히 사용되고 있는 기술인 ‘말뚝공법’의 경우 긴말뚝을 암반까지 대형장비로 박기 때문에 조밀하고 복잡한 도심지나 초연약 지반에서 장비시공이 어려운 문제점과 시공 과정에서의 심각한 진동과 소음으로 인해 주변 건물 및 주민 피해가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콘 모양의 팽이 사이에 잡석을 집어넣고, 콘이 잡석을 짓누르며 발생하는 마찰력으로 지지력을 확보하는 ‘팽이기초공법’이 확산되고 있으나, 이 또한 지지력이 원지반 대비 최대 1.5배 수준에 머물고, 팽이사이의 다짐불량, 품질불량, 공정복잡, 콘크리트 양생에 따른 비용증가, 공기지연 등 다양한 기술적 한계가 지적되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토질 및 기초 분야에 특화된 기술지주회사 ‘㈜부시똘’에서 선보인 신기술 ‘퍼즐쏘일’은 기존 기술이 갖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성능향상과 원가절감까지 일궈내 건축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Jamming을 유발시키는 퍼즐쏘일 지반보강 및 개량 기술’이라는 정식명칭을 가진 이 기술은 크기별로 생산된 쇄석골재를 혼합시켜 큰 알갱이와 작은 알갱이가 마치 퍼즐(Puzzle)처럼 맞물리도록 수치적으로 제어해 치환형태로 지반을 개량하는 원리다. 큰 알갱이 사이마다 들어간 작은 알갱이들이 각각의 접촉면을 확대해 내부마찰각을 증폭시키고 맞물림에 의한 구속력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시똘의 김갑부 대표는 “모든 구조물들은 땅에 놓여야 하고, 이에 따라 그 땅의 지지력, 즉 ‘마찰력’이 구조물 안전성의 중요한 원천이 됩니다. 저희가 개발한 ‘퍼즐쏘일’ 기술은 기존 공법의 개량이나 개선보다는 오히려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공학적 원리에서 그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아주 작은 모래 알갱이라도 이를 확대해보면 알갱이 각각의 접촉면은 10%도 되지 않으며, 이 접촉면을 늘리는 것으로 마찰력을 극대화(Jamming, 마찰력)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이후 3년여 간의 연구 끝에 수학적으로 계산된 최적의 배합비와 모델링을 개발해낼 수 있었고, 이를 ‘퍼즐쏘일’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