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및 대학교들과 기술·서비스 등 협업 모색
- 블록체인 활용도 높이는 시중 은행들.. 상용 서비스 선보여

[시사매거진 259호=최지연 기자] 시중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기술 연구에 나서고 있다. 실제 업무에 도입시키고 블록체인 전문기업 및 대학교들과 손잡고 협업을 모색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록체인은 참여대상 누구나 열람 가능한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여러대의 컴퓨터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기술로 데이터의 위조나 변조를 막는 기술로 각광 받고 있다.

최근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받아들이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국내 시중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기술 연구에 나서고 있다. 실제 업무에 도입시키기도 하고, 블록체인 전문기업 및 대학교들과 손잡고 협업을 모색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록체인은 참여대상 누구나 열람 가능한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여러대의 컴퓨터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기술로 데이터의 위조나 변조를 막는 기술이다. 4차 산업시대를 맞아 떠오르는 기술로 각광 받고 있다.

사진1 - KEB하나은행은 고려대학교와 블록체인기술 공동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4월 맺었다. 하나은행과 고려대학교는 블록체인 공동 연구와 전문인력양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후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연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학생증 겸용 체크카드도 발급할 예정이다. (사진_뉴시스)

은행권, 블록체인 기술 습득 및 연구 박차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현재 결제 네트워크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금융권에 스며들고 있다. 그동안 부정적인 기조에 맞춰 수동적이던 금융권의 움직임이 최근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받아들여 운영비용 절감, 새로운 수익원의 창출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각 시중 은행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내재화하기 위해 기존의 블록체인 기업 및 블록체인을 연구하는 대학교 등과의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대학교와의 협업을 통해 공동연구에 나섰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4월 고려대학교와 손잡고 공동 연구와 전문인력양성에 나섰다. 하나은행과 고려대학교는 블록체인기술 공동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및 콘텐츠 공유 △블록체인을 활용한 상품 및 서비스 개발 △블록체인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및 창업센터 운영 지원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후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연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학생증 겸용 체크카드도 발급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8주 과정으로 범농협 직원 16명을 대상으로 '동국대 블록체인 전문인력 특별과정'을 진행한다. 남영수 농협은행 부행장은 "블록체인은 잠재력과 가능성이 큰 기술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에 전문화된 실무 인력 양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기반의 신용결제 시스템 특허를 취득했다. ‘신한 닥터론'이라는 대출상품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국내 최초로 대출 업무에 필요한 증명서류 검증 과정을 대체할 수 있는 블록체인 자격 검증시스템을 '신한 닥터론'에 첫 적용했다. (사진_신한은행)

블록체인을 이용한 신규 모델 탐색
한편 기존의 블록체인을 연구하는 기업들과 협업하는 은행들도 늘고 있다. 은행들은 블록체인 전문업체와 손잡고 신규 사업 기회를 엿보기도 한다.
우리은행은 카카오가 글로벌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설립한 계열사 그라운드X와 블록체인 기반 금융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 개발과 공동 연구 등으로 지속가능한 협업 모델 창출에 힘쓸 예정이다. 우리카드는 그라운드X 기술 지원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지급결제 서비스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프롭테크(부동산+기술) 기업 카사코리아와 디지털화 된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 개발을 협력 중이다. 또한 국민은행은 블록체인 기업 아톰릭스랩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3자 수탁형태 보관·관리)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양사는 디지털자산 보호기술과 스마트컨트랙트 적용 방안 등을 공동으로 연구하면서 디지털자산 분야의 신규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아톰릭스랩의 혁신 기술과 국민은행의 내부통제 인프라 및 정보보호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자산관리 서비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더불어 양사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금융과의 연관 생태계 조성에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IBK기업은행은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 테라와 ‘블록체인 기술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기업은행과 테라는 블록체인 기술 공동연구를 통한 블록체인 기반 사업모델 개발과 실용화를 위해 상호 협력하고 있다.

미국의 4대 은행 중 하나인 JP 모건이 미국 주요 은행으로서는 최초로 'JPM 코인'이라는 자체 암호화폐(가상화폐)를 출시한다. JP모건이 발행하는 JPM코인은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달러와 1대 1 교환이 가능한 코인으로 법인고객 계좌 간의 즉시 이체 및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사진_뉴시스)

블록체인 서비스 출시.. 상용화 되나
지난 4월 은행권 최초로 농협은행은 P2P금융 투자자의 원리금 수취권 증서를 'NH스마트고지서'로 조회할 수 있는 'P2P 금융증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출시했다. 
P2P 금융증서 블록체인 서비스는 P2P업체가 발행하는 원리금 수취권의 조작과 변경을 막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로 공유하고, 금융보안 클라우드를 거쳐 투자자에게 NH스마트고지서로 내역을 제공하는 융·복합 블록체인 P2P금융 서비스이다. 
농협은행은 이번 서비스를 통해 'P2P 원리금 수취권 증서'의 발행 과정에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해 P2P금융 생태계에 신뢰도를 높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자 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어 지난 4월 KEB하나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해외 결제서비스인 GLN(글로벌로열티네트워크)을 대만에서 처음 시작했다. 전세계 금융회사, 유통사, 포인트 사업자 등이 각자 운영 중인 디지털플랫폼을 연결해 쓰임새를 높였다. 
또한 지난 2월엔 블록체인 사업의 본격화를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 상품 구매대행 서비스', '블록체인 기반의 차용증 발급 서비스' 등 46개 신규 비즈니스모델의 특허출원을 마쳤다.
최근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기반의 신용결제 시스템 특허를 취득했다. ‘신한 닥터론'이라는 대출상품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국내 최초로 대출 업무에 필요한 증명서류 검증 과정을 대체할 수 있는 블록체인 자격 검증시스템을 '신한 닥터론'에 첫 적용했다. 
신한 닥터론은 소속 기관과 은행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일종의 암호화된 OTP(일회용 비밀번호) 정보를 등록·조회함으로써, 고객이 소속 기관의 자격 인증과 기타 증명 사실을 모바일이나 PC를 통해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기존 2~3일 걸리던 검증기간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졌다. 대출자는 서류 발급과 영업점 방문 시간을, 은행과 소속 기관은 검증에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을 경감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록체인 자격 검증시스템은 적용상품의 제한이 없고 도입 비용이 저렴해 소속 기관의 규모에 상관없이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블록체인 자격 검증시스템의 도입이 비대면 상품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BC카드도 제휴사 정산 프로세스에 블록체인을 적용했다. 정산 데이터 표준화는 물론 제휴사와 동일한 원장을 공유함으로써 보다 투명하고 안정적인 정산 처리가 가능해졌다. 또한 각종 자료 대사 등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업무를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자동화함으로써 업무 효율성 또한 높일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금융권의 블록체인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블록체인을 적용했을 때 효용가치가 있는지 여부와 활용성이 블록체인 대중화의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앞서 오픈한 은행권 및 금융투자업권의 블록체인 기반 공동인증 시스템의 경우 활용도면에서 아직은 이렇다 할 좋은 점수를 얻고 있지 못하기도 한 상황이다. 

(사진_뉴시스)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해외 글로벌 은행들
국내 보다 발 빠르게 블록체인 기술을 습득했던 해외 글로벌 은행들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결제 인프라 구축 나섰다. 금융회사들은 주요 국가의 통화와 일정하게 교환되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된 ‘가치 안정화 코인’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암호화폐 생태계가 안정코인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UBS, 크레디트 스위스, 산탄데르, BNY 멜론, MUFG, KBC, 도이치뱅크, HSBC, ING, CIBC 등 13개 글로벌 대형 은행들은 결제 업무의 경제성 및 안정성 제고를 목적으로 주요 국가 기축통화와 일정 비율로 교환되는 안정코인 성격의 범용결제코인(USC)이 사용되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청산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은행들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결제 인프라가 가동하는 경우 거래 체결과 집행 완료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결제, 신용, 상대방 등 여러 위험을 혁신적으로 축소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비용 절감과 함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해외 글로벌 은행들은 블록체인 기반 금융상품 발행이나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JP모건 체이스는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 쿼럼을 활용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개발하고 있다. JP모건 체이스가 발행하는 JPM코인은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달러와 1대 1 교환이 가능한 코인으로 법인고객 계좌 간의 즉시 이체 및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일본의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역시 내년 상반기 스테이블코인 발행 플랫폼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어 일본 대형은행인 미즈호 FG와 유초은행은 QR코드를 통한 대금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J코인’이라는 코인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스페인 산탄데르(Santander) 은행은 지난달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화된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보수적인 전통 금융권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수용하는 것은 신규 사업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의 일환으로 블록체인 기반 '테크핀(기술이 선도하는 금융)'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은행권에서는 적극적으로 블록체인을 받아들이고 개발해, 새로운 블록체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상용화 하고자 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 금융산업과 블록체인의 결합이 앞으로 어떠한 결과를 보여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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