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방짜유기의 큰 맥을 잇는 두부자공방

   

▲ 사용할수록 빛이 나고 문질러 닦을수록 그 진가를 발휘하는 방짜유기는 땀 흘려 열심히 사는 우리 서민의 빛깔을 닮아있다.

유기, 민족의 삶과 그 맥을 같이하다
유기의 역사는 청동기시대, 철기시대의 역사적인 자료로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또한 통일신라시대 이래 청동재 미술품이 많은 것은 우리민족이 놋쇠에 대한 기호가 많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기원전 6~7세기경에는 유기 제작기술이 중국으로부터 도입되어 국가에서 직접 관리하기도 하였으며 고려시대부터 방짜유기제품이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그 원인은 아연이 들어가지 않은 방짜식기의 장점과 금속타악기의 보급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유기제작기법과 이미지도 아주 발달되어 선과 미를 중시하였으며 왕실이나 귀족층에서 주로 사용하였다. 조선시대에 접어들어 유기가 일상생활에 폭넓게 쓰이면서 전통적인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특히 식기를 비롯한 촛대, 향로, 소반, 대야, 제기, 불기 등 다양한 유기제품 사용이 일반화 된 시기가 이때이다. 이때는 유기의 비중이 너무 커 국가에서 중앙과 지방에 유기 기술자를 공방에 배치하여 질 좋은 유기를 제작하도록 하였으며, 민간에도 유기제작기법 터득으로 전국적으로 북청, 개성, 안성, 함양 등에서 수공업 형태로 번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일제식민지 때는 일본군의 유기제춤 찬탈로 많은 유기가 전쟁물자로 전환되기도 하였으며 근대화에 접어들어 난방용 연료가 연탄으로 사용하면서 각 가정에서는 알루미늄 그릇을 사용하게 되었고, 유기제품 쇠퇴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그러나 요즈음 건강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방짜유기가 음식물에 유해한 독성과 일산화탄소 농약성분 등에 쉽게 반응하는 ‘생명의 그릇’으로 부각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으며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두들겨서 아름다운, 생명의 그릇 방짜유기

   
▲ 경남 무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된 징장 이용구 선생은 전통을 잇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알고 이를 실천하고자 한다.

방짜쇠란 일정량의 구리와 주석이 합금된 물질 상태의 이름으로 구리 16냥과 주석 4냥을 정확히 합금하여 용해한 후 만들어진 쇠로 인체에 유해한 성분 검출이 전혀 없는 무독의 무공해 금속이다. 농약성분 등 오염된 물질이나 일산화탄소 등 유해한 성분과 접촉할 경우 즉시 반응을 보이게 되며 이때 내용물이 오염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강력한 병원대장균 O-157균을 전통그릇인 방짜유기에 넣었더니 24시간 후 방짜그릇에서 뿌연 침전물이 발견되고 그릇 표면의 색이 변했다는 실험 결과가 있기도 하다. 이때부터 방짜유기는 ‘생명의 그릇’이라 불리게 되었으니, ‘놋수저로 밥을 먹으면 입병이 낫는다.’는 말이 전해올 만큼 건강에 크게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보온, 보냉이 뛰어나고 유기자체 특유의 미량 미네랄 내포하고 있어 혼수용, 아기 이유식 그릇, 부모님의 효도 선물, 등 웰빙그릇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부자공방에서 상호를 변경한 두부자공방은 이렇듯 건강에 효능이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유기를 현대감각에 맞추어 미와 예술로 승화시켜 생산하는, 장인정신이 깃든 공방이다.
두부자공방에서 생산되는 유기는 방짜쇠를 1,200℃ 이상의 고온에서 구리 78%, 주석 22%를 정확하게 합금하여 두꺼운 바대기를 불에 달구어 얇게 늘리는 공정을 거치는 동안 놋쇠 자체 물성이 균일하게 되어 기포가 없는 최고의 방짜쇠로 만들어지는데, 이는 아주 정밀하여 휘거나 잘 깨지지 않으며 얇고 가벼워 사용하기가 편리하다.
또한 두부자공방에서 생산되는 징과 꽹과리의 소리울림과 퍼짐이 유난히 뛰어나다고 알려진 것은 금속을 주무르는 이용구옹의 숙련된 감각과 음색조절이 탁월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엄선한 원재료 구리와 주석만을 사용하며, 공정이 까다로운 방짜(열단조)기법으로 제작하는 뛰어난 기술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두부자공방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제품들은 우리 민족의 얼과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뛰어난 기술력과 정성으로 명품 방짜유기를 생산하여 옛것의 계승과 전통문화 창달에 기여하고 있는 두부자공방의 노력어린 땀방울이 앞으로도 꾸준히 빛을 발하길 기대한다.
www.dubooja.com

INTERVIEW  I  두부자공방 김순영 본부장    

■ 방짜유기를 잘 모르는 이에게
방짜유기는 오랜 세월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해왔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유기를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다. 유기를 소중히 다룬다고 해서 조심스레 닦아 아껴 사용하거나 장식용으로 진열해두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은 우리 유기의 참 모습을 잘 알지 못하는 행위일 뿐이다. 유기는 사용할수록 빛이 나고 문질러 닦을수록 그 진가를 발휘한다. 그저 식초 한 방울 떨어뜨려 수세미로 닦아가며 편하게 사용하면 되고, 또 그래야 오래도록 좋은 빛깔을 유지하며 제 몫을 해 낼 수 있으니, 지금 흔치 않다고 하여 아껴둘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방짜유기가 무엇이며 어떻게 쓰는 게 잘 쓰는 것인지 기본적인 정보를 알고 유기에 접근해 주기를 바란다.

■ 앞으로의 계획은
아버님의 사업을 이어받고자 마음을 먹었고 그래서 앞으로도 아버님의 뜻에 어긋나지 않아야 할 것임을 가슴 깊이 담아두고 있다. 지금 두부자공방에서 제작하는 많은 유기들이 단순히 전통을 내세워 영리 추구를 목적에 두고 제작된 것이라는 생각은 말아주기를 바란다. 영리를 추구한다면 그는 장사꾼이 될 뿐 결코 인간문화재일 수 없는 법 아니겠는가. 두드려 만든다고 해서 다 좋은 징이 아니듯 전통을 잇고자 한다고 해서 그 또한 다 옳다고 여기지 않겠다. 좋은 마음으로 살며, 언젠가는 집집마다 유기 수저 한 벌 쯤이라도 갖고 있을 수 있도록 방짜유기를 더 알리고 보급하는 데에 힘쓰고 싶다.


■ 징장 이용구(경남무형문화재 제14호) 약력
1988년 제13회 전승공예대전 장려상 수상 / 1989년 제14회 전승공예대전 장려상 수상 / 1990년 제15회 전승공예대전 입선 / 1993년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14호 지정 / 1995년 경상남도 추천상품지정 (징, 꽹과리) / 1995년 경상남도 공예품 지정업체 선정 / 1998년 경상남도 추천상품지정 (장고) / 2000년 경상남도 추천상품지정 (사물북)

■ 이수자 이경동 약력
1990년 9월 오부자공방 입문 / 2006년 경남무형문화제 제14호 징장 이수자 지정 / 2008년 오부자공방 두부자공방으로 상호 변경

2000년 경상남도 공예품 경진대회 동상수상 / 2002년 경상남도 공예품 경진대회 동상수상 / 2004년 경상남도 공예품 경진대회 동상수상 /  2005년 경상남도 공예품 경진대회 특선, 전국 공예품대회 입선, 중소기업협도조합중앙회 회장상 수상, 경상남도 추천상품 지정 (방짜유기/생활반상기) / 2006년 경남지방중소기업청장 표창상 수상 / 2008년 제3회 경향미술대전 입선 / 2008년 경상남도 공예품 개발업체 지정 / 2008년 프랑스 파리 국제 박람회 참가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